손수조 후보의 선거자금 3000만 원이 애초 손 후보가 밝힌 '전세보증금'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부산시 선관위가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부산시 선관위 관계자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손 후보의 블로그와 인터뷰 내용을 모두 검토한 결과 '전세보증금 3000만 원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의지의 표명일 뿐, 사실 여부를 따질 수 있는 발언은 아니다"라면서 "계획이나 목표를 허위다, 아니다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는 것.

현행 공직선거법 250조는 후보자가 당선 목적으로 방송·신문·잡지 등에 출생지나 신분, 경력, 재산 등을 허위로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다.

손 후보 블로그 "서울 자취방 전세금, 그 돈 빼서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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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봉 3000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손 후보는 지난 2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제가 도전하는 2012년 4·11 총선에서 제가 모아두었던 대략 제 연봉 3000만 원으로 국회의원에 도전, 선거 뽀개기! 해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3000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 공약 파기를 선언하기 불과 열흘 전인 3월 12일자 블로그에도 손 후보는 "이 캠페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정확히 짚고 넘어갑시다"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Q. 3,000만원의 출처는?
A. 서울에서 자취할 때 살던 집 전세금이 3000만 원이었습니다. 제가 회사 다니며 번 돈이 반이고, 부모님께 받은 돈이 반입니다. 이 돈은 제 몫으로, '결혼 자금' 하자고 하던 돈 이지요. 즉, 제가 제 손에 쥘 수 있었던 전 재산. 이 돈으로 꿈에 도전함으로써, 저는 서울생활을 접고 결혼을 접고 안정적 직장에 취직하는 기회도 접었습니다. 그렇게 다 포기할 만큼. 도전하고 싶었어요. 안 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같은. 꿈에 대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우리 청년들의 초봉 연봉 정도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다는 것.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3000만 원의 출처가 '전세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손 후보는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손 후보 측은 2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전세로 임대한 원룸은 2009년 11월~2011년 11월까지 2년 간 계약기간"이라면서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관계로 전셋집은 지금도 후보자 전세권 명의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선거자금 3000만 원은 부모에게 빌린 돈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손 후보의 블로그나 인터뷰 어디에서도 '전세금 3000만 원을 빼서 지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은 없다"며 "뉘앙스나 느낌만으로 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후보는 2월 18일자 <조선일보> 보도(<월급 모은 3천만 원으로 정치실험 나선 27세 여성>)와 관련해 "이 부분은 기자님께 제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오해가 생겼다"면서 "서울에서 자취할 때 자취방 전세금이 3000만 원이었다. 그 돈 빼서 하는 건데, 그 안에 물론 제가 그간 모은 돈도 있고, 부모님께서 도움 주신 부분도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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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손 후보가 '3000만 원으로 선거 뽀개기' 공약을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공약을 파기한 후보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들 모두를 허위 사실 유포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 "기성과 다른 정치신인으로서 3000만 원이라는 상징으로 선거를 치러보겠다는 당찬 의지"를 밝혔던 손 후보는 자신의 선거자금 3000만 원에 후원금 8000여만 원을 더해 1억 원 이상을 선거비용으로 쓰게 됐다. 기탁금 1500만 원은 중앙당의 지원을 받았다.

한편, 손 후보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겠습니다. 각오하고 있으니 마음껏 때리세요"라며 심경을 밝혔다. 손 후보는 "진실과 거짓은, 제대로 말씀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은 저 혼자 다 치르는 듯하다"며 억울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