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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0일 오후 9시 20분]

새누리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11번으로 배치한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은 20일 "얼마나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와 직능별 역할 및 그동안의 공적을 인선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후보는 벌써부터 도덕성 및 적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선안정권 내 유일한 현직 언론인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까지 맡는다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5일 쓴 칼럼 '김무성의 진가', 이 논설위원은 5일 뒤인 20일 새누리당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8번에 배치됐다.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5일 쓴 칼럼 '김무성의 진가', 이 논설위원은 5일 뒤인 20일 새누리당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8번에 배치됐다. ⓒ 이경태

비례대표 8번에 배치된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당선안정권 순번 안에 든 유일한 현직 언론인이다. 그는 조윤선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총선 선거대책위의 공동대변인으로 내정됐다. 현직 언론인의 정치 진출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비례대표 상위순번 배치는 물론, 선대위 대변인에 내정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총선 지역구에 출마할 공직자나 언론인은 선거일 90일 전에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다만, 비례대표 후보자는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논설위원은 불과 5일 전까지도 <중앙일보> 지면에 자신의 기명칼럼을 주 1회 꼴로 연재했다. 그는 지난 1월 "친박이 먼저 희생하라"는 칼럼에서는 "친박은 성찰해야 한다, 박근혜의 성공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친이의 과거 모습과는 달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월 "박근혜, 눈물 흘리지 않으려면"이란 칼럼에선 박 위원장의 불출마 결단을 높게 평가하고 "쇄신다운 쇄신을 하려면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한데 쇄신을 하자니 보복으로 비칠 수 있어 쇄신이 쉽지 않은 구조다, 친박이 먼저 희생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특히 지난 7일에는 박 위원장을 초청한 관훈클럽 토론회의 패널로 나서기도 했다. 박 위원장을 검증하는 자리에 선 언론인이 고작 13일 만에 '박근혜의 입'이 된 꼴이다. 언론인 윤리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논설위원이 현직 언론인 출신으로 비례대표 상위순번은 물론, 당 선대위 대변인까지 꿰차게 된 것은 박 위원장과의 돈독한 친분 덕분이란 말도 나온다.

<중앙일보> 사내에선 "설마 했지만 비례대표 8번에 배치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아는 사람들은 이 논설위원이 일주일 전 제안을 받았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상위순번에 갈 지 몰랐다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라며 "사내에서도 이 논설위원이 박근혜 위원장과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도 "이 논설위원은 출입기자 때 박 위원장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는 몇 안 되는 언론인 중 한 명"이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이 논설위원의 부친이 이진연 전 의원(3선)"이라며 "이 논설위원은 정치적으로도 단련이 많이 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선대위 대변인을 언론인 출신 인사에게 맡기려고 또 다른 언론인을 접촉했지만 일이 틀어지면서 이 논설위원이 대변인으로 낙점됐다"고 전했다.

'쌀 직불금' 논란 이봉화, 판공비 부당집행 논란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자료 사진)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자료 사진) ⓒ 권우성
당선안정권인 비례대표 15번에 배치된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에겐 '도덕성 논란'이 따라 붙었다.

<프레시안>은 이날 "이 전 차관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학회 행사에 개발원 직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학회장으로 있는 케어매니지먼트학회 정책토론회에 개발원 직원들이 참석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 당시 케어매니지먼트 학회와 새누리당 이춘식 의원이 공동주최한 '맞춤형 복지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오후 2시에 열렸다. 근무시간에 직원들을 동원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1년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는 이 전 차관이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초대 원장 부임 이래 1년여 동안 쓴 판공비의 용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이 원장이 부임 후 1년 동안 사용한 6700만 원의 판공비 상당수를 사적 친분이 있는 경조사비나 후원금으로 사용했다"며 이 전 차관을 질타했다. 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의 '낙하산 인사'를 지적하며 "의원으로 돌아와 국감을 하니 지난 10년 동안 야당생활을 하며 지난 정부의 잘못을 따진 것이 부끄럽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이 전 차관은 지난 2008년 '쌀 직불금 부당수령' 논란으로 7개월 만에 낙마한 인사다. 또 당시 쌀 직불금을 신청했던 경기도 안성 땅에 위장전입한 사실까지 드러나 땅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이와 관련, "토지 및 직불신청은 2008년 초 남편이 직접 농사를 지을 것을 고려해 신청한 것"이라며 "올해 8월 토지를 이미 매각했기 때문에 신청 자체는 이미 무효"라고 해명한 바 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도 이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자진반납에 불응한 사람과 부당수령액이 300만 원 이상인 1302명 전원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 이들 가운데 390명을 기소 처리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이봉화, 비례 15번 부적격"
새누리당 배심원단, 비대위에 재의 요청
'쌀 직불금 부당수령' 논란에 직원 사적동원 의혹까지 제기됐던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낙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국민공천배심원단(배심원단)은 20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이 전 차관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비상대책위에 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목적으로 지난 12일 구성된 배심원단은 20~60대 남녀 32명으로 구성됐고, 공천위의 전략공천 및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적격 여부를 심사, 재의 여부를 비대위에 요구할 수 있다.

배심원단은 이날 오후 비례대표 후보 46명에 대한 적격 여부를 따지는 회의에서 이 전 차관을 비롯, 총 3명의 후보의 적격 여부를 놓고 표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차관의 경우, 표결 결과 재석 2/3가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다른 두 후보는 표결 결과 부적격 판정을 내린 이가 2/3에 달하지 않아 재의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가 배심원단의 재의를 수용, 이 전 차관에 대한 공천을 취소한다면 이는 새누리당 공천의 다섯 번째 낙마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 강남을·갑에 공천됐던 이영조·박상일 후보가 역사인식 논란으로 공천이 철회된 바 있고,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공천됐던 석호익 후보는 여성 비하 발언 논란으로, 경북 경주에 공천됐던 손동진 후보는 금품 살포 논란으로 공천을 자진 반납했다.

"비례대표 1번 민병주, MB정부 핵발전 확대 정책 지속 의지"

비례대표 1번에 배치된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을 놓고는 이명박 정부의 원자력 발전소 확대 정책을 잇겠다는 공천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 은폐 등으로 원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민 연구위원의 1번 배치가 바람직한 선택이냐는 지적이다.

민 연구위원은 한국여성원자력 전문인 협회 초대 부회장을 지내고 "여성 원자력전문 인력 양성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세계원자력협회로부터 공로상도 받은 인물. 정홍원 공천위원장도 "원자력 분야에서 20년간 헌신해온 여성 과학자"라며 "여성이 전무한 전문 분야에 뛰어들어 편견과 역경을 극복한 점을 높게 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탈핵운동본부는 이날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탈핵'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핵발전 홍보대사를 1번으로 공천하는 새누리당의 배포에 진보신당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며 "민병주씨 개인의 자질과 별개로, 이 공천이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병주씨의 화려한 이력은 핵산업계 내부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회전문 인사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이는 곧 새누리당이 한국의 핵카르텔의 옹호자이며, 새누리당 자체가 핵마피아의 일원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탈핵운동본부는 이어, "민병주 후보는 이 세상에 안전하고 경제적인 핵발전이 존재하는지에 대하여, 후쿠시마와는 달리 한국의 핵발전소들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군사적 이용과 완전히 무관한 평화적 핵 이용이라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경주 방폐장이 과연 준공 가능한 것인지에 대하여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비례대표#이상일#이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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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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