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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 표지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 표지 ⓒ 스마트비즈니스
존재하는 사물에는 뿌리가 있는 법이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자기계발서 <시크릿>에도 뿌리는 있다. 바로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이다.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 성공 철학의 거장인 나폴레온 힐, 영혼을 울리는 이야기의 달인 로버트 슐러 및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은 월러스 워틀스의 저서가 제시하는 원칙을 배워 성공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사례다.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은 저자 워틀스가 생전에 집필한 <성공의 과학>과 <부의 과학>, 그리고 <마음의 과학> 세 권의 책을 하나로 묶어 발행한 책이다. 자기계발서의 효시 격인 책이라고 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너무 기대해선 안 된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를 제시하는 책이기에 그렇다.

수학을 비유로 들어보자.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풀기 위해서는 근의 공식과 같은 기본 원리를 먼저 알아야만 한다. 그래야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접근할 수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되기 위한 실천 방안이 우선시되기 전에 먼저 부자의 마음가짐, 자세를 가지라고 저자는 조언하고 격려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마음가짐'이 먼저다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은 철학적으로 조망하면 아리스토텔레스 방식의 형상과 질료의 구분을 피하라고 말한다. 형상과 질료는 따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배제하지 말고 이를 인정하라고 주문한다. 아울러 생각의 통로를 긍정적인 방향에 맞추라는, 무형의 실체에서 유형의 재화를 산출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생각'임을 강조한다.

이를 조금 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과 질료의 관계로 살펴보자. 아까도 강조했다시피 형상과 질료는 따로 구분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전제로 하여 생각하는 대로 생각의 내용이 만들어진다고 설파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그러고는 이를 의심하지 말고 부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완벽하게 자신에게 투입하라고 주문한다. 만일 자신에게 투입하는 과정이 없다면 부자가 되고자 하는 염원은 한낱 주문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잡았다면 부정적인 생각은 배제하라고 말한다. 가령 심령술처럼, 부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는 반대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은 마음 속에서 볼록렌즈의 초점을 흐리는 역할 밖에 되지 않기에 이러한 생각 따위는 일체 접어두라고 조언한다. 진화론으로 비유하면 워틀스가 강조하는 부자 마인드는 '부자로 접어드는 생각의 진화'라는 표현이 가능하다.

"경쟁하지 않는 성공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비밀을 배우라"

 2월 29일 오후 11시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열린 대형마트 규탄 기자회견 현장
2월 29일 오후 11시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서 열린 대형마트 규탄 기자회견 현장 ⓒ 김경훈

그런데 부자가 되는 생각에만 초점을 맞추라면 내가 부자로 올라서고 난 이후엔 내가 올라온 성공의 사닥다리를, 마치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배제해야 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양심의 소리를 배제할 수 없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갈 기회를 나만이 독점하고 공유하지 않아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마음가짐으로 부자가 된다고 한들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하고 말이다.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이 단지 그런 류의 마인드 제시밖에 안 되는 책이었다면 필자는 중반까지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이 책을 덮어버리고 치웠을 것이다. 한데 필자는 중간에 읽는 걸 중도하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 왜냐고?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에서 제시하는 부의 철학이 사다리를 걷어차는 식의 비열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님을 명시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경쟁'과 '유한 공급'을 떠올리기 쉽다. 누군가와 경쟁해서 이겨야 부자가 되고, 유한한 재화를 경쟁을 통해 공급받아야, 즉 공급의 한계를 넘어서야만 부자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으리라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워틀스는 '부자가 되기 위한 경쟁' 마인드를 배격하는 사람이다. 가령 광대한 바닷물을 재화라고 비유하면 바닷물을 양동이로 들이킨다고 해서, 혹은 컵으로 퍼간다고 해서 바닷물이 동이 나겠는가?

공급에는 한계가 없지만 우리는 이를 착각하고 경쟁 구도를 야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을 위해 간절히 바라는 모든 걸 이웃의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절하게 바랄 때, 우리는 부분을 차지하려는 경쟁을 그만 두고 위대한 전체의 풍요로움에 기댈 수 있다(p.68)"고 말이다.

자영업자의 눈물까지 빨아먹으려는 대기업 경영자에게...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은 작금의 대기업 경영자들이 맨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왜냐고? 부자가 되기 위한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라는 점 때문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경쟁적 사고관을 버리라고 일갈한다. 하지만 작금의 대기업들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방편이 '경쟁'에만 있는 줄로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경쟁의 대상자가 외국계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이 주가 아니라 국내 자영업자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기에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제과점만 해도 그렇다. 대기업 딸들의 베이커리 체인점 경쟁은 개인 제과업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SSM(슈퍼슈퍼마켓) 내지 대형 할인점은 재래상권을 붕괴시킨 지 이미 오래되었다. 최근에는 대형 라면업체들이 자체 브랜드화를 내세워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옛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 가운데 하나인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는 가훈과는 정반대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의 부제는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부와 성공의 비밀을 깨달은"이라는 부제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먼저, 중소상공인의 침해뿐만 아니라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대기업이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을 읽어야 될 듯싶다. 100년 전에 "경쟁하지 않는 성공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비밀을 배우라"고 말하는 워틀스의 교훈을 대기업이 귀담아 들어야 싶을 듯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경쟁해야 할 대상이 있고 경쟁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있건만, 요즘의 대기업은 서민과 자영업자의 눈물까지 빨아먹을 기세다. 영화 <친구> 중 동수의 마지막 대사를 언급하며 글을 마치겠다.

"고만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덧붙이는 글 |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 월러스 워틀스 씀, 김정우 옮김,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2012년 1월, 240쪽, 1만2000원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 - 부와 성공의 비밀을 깨달은

월레스 워틀스 지음, 김정우 옮김, 스마트비즈니스(2012)


#월러스 워틀스의 가르침#스마트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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