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보강: 22일 오후 5시]
"박원순 아들 MRI, 본인 것 맞다"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제기한 'MRI 바꿔치기' 의혹은 허위로 밝혀졌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은 22일 오후 2시부터 40여 분간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에 대한 MRI 촬영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척추 디스크 관련 전문가인 윤도흠 신경외과 교수, 이환모 정형외과 교수, 이승구 신경영상의학과 교수는 오후 3시 40분께 세브란스 병원 종합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주신씨가 지난해 12월 자생 한방병원에서 촬영한 MRI와 오늘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 MRI를 판독한 결과,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세브란스 병원 부원장인 윤도흠 교수는 대한척추신경학회 회장을 지내고 있다.
"4~5번 디스크 튀어나온 정도와 방향 동일"
세브란스 의료진은 이러한 결론을 낸 의학적인 근거로 ▲ 4~5번 디스크의 튀어나온 정도와 방향 동일 ▲ 하요추부의 피하지방의 두께가 약 3cm 정도로 동일 ▲ 척추와 하지를 연결하는 장요근의 모양이 동일 ▲ 척추후관절의 각도와 퇴행정도가 동일하다는 것을 들었다.
이날 검사결과 박주신씨의 키는 176cm, 체중은 80.1kg. '체격에 비해 피하지방이 많은 특이체질인가'라는 질문에 의료진은 "개별 편차가 있기 때문에 그것은 이야기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일부 의사들이 MRI상 환자는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소견을 낸 것과 관련해 이들 의료진은 "영상소견과 환자의 증상은 다를 수 있다"면서 "영상소견 결과 증상이 심하다고 해도 움직이는 데 이상이 없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통증상태에 대해서는 "직접 진찰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21일 전국의사총연합은 "MRI의 주인공은 비만체형인 30, 40대일 것으로 보이며 통증과 각종 증상으로 정상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 '박주신씨가 4급 판정받은 것이 문제가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세브란스 의료진은 "그것은 병무청에서 판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바꿔치기 확실하다'던 한석주 교수 "신체정보 잘못 알았다"
재검 결과 발표에 이어 박주신씨의 변호인인 엄상익 변호사와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각각 브리핑을 열고 강용석 의원을 비롯해 그동안 박 시장 아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온 이들에게 법적·도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엄상익 변호사는 "옛날 로마 시대에는 상대방 마음에 안 들면 암살시켰는데 현대사회에는 정치적 허구를 가지고 상대방을 파멸시키는 게 암살"이라면서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상대방은 암살의 실패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민형사상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최종적인 의견은 박원순 시장의 품성이나 인격에 매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류경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시장 아들에 관한 병역비리 의혹이) 완전히 허구이며 무책임한 정치적 공세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면서 "이제 강용석 의원은 본인이 약속한 대로 국회의원직에서 당연히 사퇴하고 정계를 영원히 떠나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어떠한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사적인 의료기록을 입수하게 되었는지 밝히고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주신씨 측 변호인단은 강용석 의원을 비롯한 병역 의혹 제기자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감사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박원순 시장 아들의 MRI가 바꿔치기된 것이 확실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던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감사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릴 당시 박 시장 아드님이 173cm에 63kg인 줄 알았는데, 오늘 측정한 결과 176cm에 80kg의 건장한 체격으로 밝혀졌다"면서 "당시에 제가 가지고 있던 정보에 의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번 일로 인하여 박 시장님과 가족, 아드님 되신 분이 고통 받으셨다. 그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을 남긴 채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강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세브란스 재검과정과 의학적 판단에 대해 모두 받아들인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구절절한 말을 모두 배제하고 짧게 말한다. 약속 드린대로 의원직 사퇴한다. 병역의혹 제기 과정에서 인신공격, 명예훼손 성격 당사자들과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