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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병대아카데미 인기 짱! 지난 15일 해병대아카데미에 참가한 합덕제철고 학생들이 IBS훈련을 받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태안 해병대캠프에는 학생을 비롯해 직장인 단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병대캠프는 지난해까지 매년 1만명 신화를 써 가고 있다.
태안 해병대아카데미 인기 짱!지난 15일 해병대아카데미에 참가한 합덕제철고 학생들이 IBS훈련을 받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태안 해병대캠프에는 학생을 비롯해 직장인 단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병대캠프는 지난해까지 매년 1만명 신화를 써 가고 있다. ⓒ 김동이

"몸속에 있던 노폐물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고요. 하나도 춥지 않아요."

영화 <실미도>를 방불케 하는 상륙작전이 태안군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상륙작전의 주인공은 군인들이 아닌 학생들이었다. 추위를 이긴 학생들의 얼굴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보다는 뭔가를 이루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지난 15일, 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해병대 아카데미(이하 '캠프')가 위치한 태안군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캠프는 아침부터 바닷가 작은마을을 쩌렁쩌렁 울리는 젊은 목소리로 가득 찼다. 3박 4일 일정으로 캠프를 찾은 80여 명의 젊은이는 올해 중학교 졸업을 하고, 합덕제철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새내기들. 합덕제철고라는 학연으로 맺어진 이들은 서로가 몸으로 부딪치며 어느덧 어색함은 사라지고 한마음이 되어 있었다.

해병대캠프 985번째 손님으로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이들은 현역 군인들의 유격훈련을 방불케 할 정도의 강한 훈련을 통해 나약했던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날 훈련은 해병대에서도 힘들기로 잘 알려진 해병대 상륙작전의 트레이드마크인 IBS 훈련. 고무보트를 들고 바다로 진출해 본격적인 상륙작전을 펼치는 IBS 훈련은 해병대캠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큼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한 단결력이 필요한 훈련이다.

추위 이 까짓거 뭐... 친구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바닷물에 온몸을 적신 합덕제철고 학생들이 함성을 지르며 해변가로 나오고 있다.
추위 이 까짓거 뭐...친구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바닷물에 온몸을 적신 합덕제철고 학생들이 함성을 지르며 해변가로 나오고 있다. ⓒ 김동이

특히, 혹한의 거센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를 넘어섰고, 게다가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느껴질 정도다. 이 극한의 조건을 이겨내야 하므로 본격적인 IBS 훈련이 시작되기 전 교관은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또 다른 육상 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일명 PT 체조와 집단축구 등을 통해 충분한 워밍업을 가진 뒤 실시한 본격 IBS 훈련. 교관의 구령에 따라 훈련생들은 일사불란하게 고무보트를 중심으로 정렬했고, 10명이 한 조를 이룬 훈련생들은 긴장한 채로 교관의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떨어진 교관의 명령 "침투". 훈련생들은 일제히 고무보트를 들고 힘차게 바다로 달려가 보트를 내려놓은 뒤 노를 저었다. "하나 둘! 하나 둘!" 누구랄 것도 없이 일제히 노를 저으며 침투 훈련이 시작되었다.

해상에서의 일사불란한 훈련에 이어 마치 리프팅에서나 볼 수 있는 보트끼리의 물싸움 등 해상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은 다시 육지로 상륙했고, 선착순으로 도착하는 순서에 따라 출발지로 집결했다. 물 밖에 있어도 살을 에는 듯한 바닷바람에 옷깃이 자연스레 움츠러들었지만, 흠뻑 젖은 군복을 입은 훈련생들의 얼굴에는 추위보다 성취감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또한, 단체 어깨동무를 하고 다시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하나가 된 훈련생들의 군가 소리는 바다 위에 유유히 떠 있는 유조선까지 들릴 정도로 해수욕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다며 인터뷰에 응한 합덕제철고 장정욱 학생. 이번 캠프를 계기로 부쩍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신감이 생겼어요!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다며 인터뷰에 응한 합덕제철고 장정욱 학생. 이번 캠프를 계기로 부쩍 자신감이 생겼다고. ⓒ 김동이

IBS 훈련을 마치고 만난 합덕제철고 1학년으로 입학하는 장정욱(17) 학생은 "이번 해병대캠프 입소를 통해 그동안 나약했던 자신이 부끄러웠고, 온갖 잡념들이 한번에 씻겨 내려간 것 같아 기분 좋다"며 "앞으로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마치 군에 갓 입소한 군인처럼 씩씩하게 소감을 밝혔다.

매년 1만 명 돌파 신화 계속 이어지나... 벌써 800명 돌파

젊음의 함성 입소 당시에는 어색했지만 몸을 부딪치며 어느덧 친구들과 하나가 됐다.
젊음의 함성입소 당시에는 어색했지만 몸을 부딪치며 어느덧 친구들과 하나가 됐다. ⓒ 김동이

한편, 태안군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일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해병대 아카데미는 인기를 더해가며 올 2월 중순까지 입소자가 관세청, 부여중학교, 합덕제철고등학교 등 벌써 8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여름까지 이미 6천여 명의 예약이 완료된 상황으로 올해도 1만여 명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2005년 이후 계속돼 온 1만 명 돌파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까지 총 16만 5천여 명의 입소자를 배출한 아카데미는 무엇보다 극한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나태해진 마음가짐을 추스르려는 입소자들의 발길이 계속되는 게 인기비결로 꼽았다.

ⓒ 김동이

입시 전쟁으로 힘겨워하는 학생들과 직장에 갓 들어온 새내기 직원들의 일상에 캠프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박 당일부터 4박 5일까지 다양한 코스로 짜인 아카데미는 해병대 출신 베테랑 교관의 지도로 정신력 무장을 위한 극기훈련, 규율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내무생활, 봉사와 희생의 미덕을 배울 수 있는 단체활동을 체험한다.

임은수 해병대 아카데미 관계자는 "아름다운 태안반도의 절경을 배경으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입소자들의 인기 비결인 것 같다"며 "아카데미를 찾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캠프는 베테랑 해병대 부사관 출신 교관들로 구성되어 있어 단체생활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해병대 캠프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해병대아카데미#꾸지나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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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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