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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생이 한 사람이어서 현수막에 이름까지 올라가 있다
졸업생이 한 사람이어서 현수막에 이름까지 올라가 있다 ⓒ 이종득

강원도에 나홀로 졸업하는 학교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해마다 2월은 졸업 시즌이다. 그런데 강원도 여기저기에서 나홀로 졸업을 하는 학교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중학교 2개 학교를 포함하여 7개 학교가 나홀로 졸업을 하고, 홍천에서만 두 곳의 학교에서 나홀로 졸업을 했다.

지난해까지 133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강릉의 왕산중학교는 지난 9일 제42회 졸업식에서 김경래군이 유일하게 졸업장을 받았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나홀로 졸업식을 한 것이다. 그리고 영월 신천중학교도 제34회 졸업식을 처음으로 나홀로 졸업식 행사를 벌였다.

초등학교의 경우 양양 오색초등학교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정희주양이, 춘천 추곡초등학교는 2010년에 이어 박준혁군이 나홀로 졸업생이 되었다. 양양 현북초등학교는 학생이 없어서 졸업식을 치르지 못할 뻔 했으나 지난해 3월 강기강군이 전학을 오면서 10일 졸업식을 갖게 됐다.

그리고 홍천반곡초등학교는 9일 광판중학교로 진학하는 노현진양의 졸업식을 했고, 홍천 주봉초등학교는 본교의 졸업생은 없었으나 와동분교장에 다니는 박기란양이 졸업식을 갖고 홍천여중에 진학을 할 예정이다.

 신동천 홍천읍장에게 군수 표창장을 받고 있는 박기란양
신동천 홍천읍장에게 군수 표창장을 받고 있는 박기란양 ⓒ 이종득

 표창장은 다 주고 혼자 다 받는 장학증서만 남아 있다
표창장은 다 주고 혼자 다 받는 장학증서만 남아 있다 ⓒ 이종득

홍천 주봉초등학교 와동분교에서 혼자 졸업하는 박기란양

10일 홍천읍에 있는 주봉초등학교 와동분교에서 열린 졸업식에는 12명의 재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하여 신동천 홍천읍장이 참여하여 읍장표창장과 군수표창장을 수여했고, 조성녀군의원이 참여하여 의회의장표창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홍천군장학사가 참여하여 교육장상을 수여하는 등 졸업생 박기란양은 8개의 상을 혼자 받느라 일어났다 앉았다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전 국회의원인 민주통합당 조일현 예비후보가 찾아와 졸업을 축하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격려를 해주자 얼굴에 환환 웃음꽃이 피었다.

주봉초등학교 이종천교장선생은 졸업하는 학생에게 항상 밝게 웃는 미소를 잃지 말고, 건강하게 성장하라는 말과 큰 희망을 가슴에 안고 키우라고 격려의 말을 해주면서 졸업생이 한 사람이어서 외롭다는 생각보다 선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라고 덧붙여주었다.

재학생들은 방과후교실에서 익힌 바이올린 연주와 합창으로 졸업하는 선배의 눈시울을 적셨고, 졸업하는 박기란양은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한 6년 동안 참 행복했다"는 말로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혼자 졸업하는 외로움을 많은 학부모와 지역유지들이 참여하여 격려해주는 마음이 따듯했던지 박기란양은 행복한 얼굴로 졸업식을 마쳤다.

 재학생 후배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익힌 바이올린 연주로 졸업하는 선배를 축하해주고 있다
재학생 후배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익힌 바이올린 연주로 졸업하는 선배를 축하해주고 있다 ⓒ 이종득

 재학생과 졸업생 박기란양이 함께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있다
재학생과 졸업생 박기란양이 함께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이종득

주봉초등학교 이종천 교장선생은 "지난해 9월 부임하여 처음 보내는 졸업생이 한 사람뿐이어서 많이 아쉽지만 앞으로는 작은 학교만의 좋은 점을 살려 차별화된 교육을 지향하는 한편 바른 학생, 명랑한 학생, 능동적인 학생이 되도록 학교 수업을 이끌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천읍에 있는 "주봉초등학교는 1953년 개교하여 현재까지 246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종천교장선생은 "주봉초등학교와 와동분교를 적은 수의 학생이 공부하는 학교답게 아주 특별하고도 차별화된 교육을 꼭 실천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정말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여 많은 학부모가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학교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하면서 특유의 뚝심 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종천교장이 졸업생 박기란양에게 축하의말을 전해주고 있다
이종천교장이 졸업생 박기란양에게 축하의말을 전해주고 있다 ⓒ 이종득

 주봉초등학교 와동분교 2011년 주요 교육 활동 내역 및 학교 연혁
주봉초등학교 와동분교 2011년 주요 교육 활동 내역 및 학교 연혁 ⓒ 이종득

실제로 2011년 주봉초등학교에서 시행한 주요교육 활동을 살펴보아도 매월 2회 이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장학습 및 체험 교육도 그렇지만 특히 방과후 교실에서 진행하는 사물놀이를 비롯하여 바이올린과 피아노, 원어민과 함께 하는 영어교실과 글쓰기 수업은 홍천읍내의 다른 학교 교육프로그램과 비교해도 분명 차별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면 노천의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조일현 전 국회의원이 나홀로 졸업식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격려하러 찾아와 기념촬영을 했다. 좌측 조일현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중간 졸업생 박기란양, 우측 이종천 교장선생
동면 노천의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조일현 전 국회의원이 나홀로 졸업식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격려하러 찾아와 기념촬영을 했다. 좌측 조일현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중간 졸업생 박기란양, 우측 이종천 교장선생 ⓒ 이종득

그리고 지역의 국회의원(14, 17대)을 지냈고,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조일현 예비후보는 나홀로 졸업 현장을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졸업생에게 동창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아프다"라고 먼저 말했다. 그러고는 "젊은 사람들이 살기 힘든 농촌의 현실을 빠르게 회복시켜야 한다"는 말과 "농촌에서 살아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각 면에 있는 학교마다 열정이 넘치는 교사, 능력이 뛰어난 교사를 배치하여 농촌 학생들이 수준 높은 수업을 받게 하면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 교육 때문에 농촌을 떠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말했다. 그리고 "홍천에서 나홀로 졸업식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 그 외 강원도에 졸업생이 2명뿐인 학교는 삼척신동초. 인제하남초. 정성남평초. 철원강포초. 평창주진초. 화천다목초. 횡성수백초. 횡성정금초 등 8개교로 확인됐다.



#주봉초등학교#나홀로졸업#와동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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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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