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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중학생 이상의 나이를 먹은 사람들 중 '이·명·박'이라는 석 자가 대통령의 이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명·박'이라는 석 자로는 모자라 'X박'이니 뭐니 하며 달리 불리는 명칭도 숱하게 많은 게 우리나라 대통령입니다.

백성들이 임금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요순시대'는 중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평화롭고 이상적인 시대였다. 해 뜨면 밭에 나가 일하고, 배고프면 밥 먹고 물 마시며, 해 지면 집에 들어가 잠을 자니, 임금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고 격양가를 불렀다는 시대.

정말 그렇다. 말이 많은 시대,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통치자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게 된다. 공포나 저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득인자는 없는 듯 옆에 있지만 마음이 따사로워지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이 말은 잘 나타내고 있다. - <논어의 발견> 95쪽

'이·명·박'이라는 이름 석 자, 공포나 저주의 대상?

 <논어의 발견> 표지
<논어의 발견> 표지 ⓒ 자음과 모음
요즘 세상에도 대통령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것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통령 이름 석 자를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름 석 자로는 모자란다는 듯이 이렇게 저렇게 부르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공포나 저주의 대상이라는 해석이 될 것입니다.

장주식이 쓰고 자음과모음이 펴낸 <논어의 발견>은 불신의 늪, 절망의 미로에 빠진 정치, 경제, 사회가 나아갈 바를 지향해주는 등댓불 같은 근본적인 답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공자 왈, 맹자 왈'로 회자되는, 고전으로만 머무는 <논어>가 아니라 '기러기아빠' '왕따', '반값 등록금'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시리즈처럼 이어지고, '747'로 내세우던 경제까지 무너지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시대를 탓하고, 자신의 지도력(?)에 순응해주지 않는 국민들을 야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 대한 출발점이나 근원 역시 무능력한 정치력에서 기인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애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올곧은 사람을 뽑아서 굽은 사람들 위에 두십시오. 그럼 모든 백성이 만족할 것입니다. 반대로 굽은 사람을 뽑아서 올곧은 사람 위에 두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습니다." - <논어의 발견> 152쪽

줄기에 딸려 나오는 고구마처럼 줄줄 이어지는 친인척 비리, 굴비두름처럼 줄줄이 묶여 들어가는 최측근이라는 사람들의 전횡을 보고 있노라면 현 정부에서는 굽은 사람을 뽑아서 올곧은 사람 위에 두는 어리석은 정치를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읽으면서도 무슨 뜻인지 모르고, 읽고 나서도 그 내용이 어떻게 소용되는지를 알 수 없다면 그 내용이 너무 적절하지 않거나, 책을 읽는 시기가 적당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학 반값등록금, 대답은 참 쉽다

<논어의 발견>에서 읽는 논어는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와 사회를 이해하고 진단하는 데 딱 맞는 '안성맞춤'입니다.    

요즘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에서는 초중고생의 전면 무상급식의 가부를 놓고 주민투표를 하여 수십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이 문제들의 해결은 공자의 말을 들어보면 의외로 쉽다. 과연 우리의 부는 편중되어 있는가? 고른가? 대답은 참 쉽다. - <논어의 발견> 71쪽

여기서 우리는 <논어>라는 고전의 해석에 주의할 점을 하나 찾을 수 있다. <논어>가 공자의 말을 여러 제자들이 자기들이 들은 대로 기록한 것을 모은 서물(書物)이므로, 각 제자들에 따라 다르게 기억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을 모두 공자의 참뜻으로 읽고, 그것을 금과옥조처럼 여겨서 하나의 종교처럼 신봉한 '유교'의 모습은 안타깝다고 봐야겠다. - <논어의 발견> 140쪽

저자가 <논어>가 여러 제자들이 자기들이 들은 대로 기록한 것을 모은 서물(書物)임을 밝힌 것은 <논어의 발견>에서 취할 수 있는 '길' 역시 독자의 가치와 입장, 기억과 환경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밝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개인의 삶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에서 지향해야 할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지표를 <논어의 발견>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현실정치에서 분출되고 있는 이런저런 오류를 부화뇌동이나 감정으로 비판하지 않고 이성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지혜, 불변의 진리와 같은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모든 위정자가 <논어의 발견>을 읽어 이해하고,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대통령 이름을 알 필요가 없는 '요순시대' 같은 정치가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덧붙이는 글 | <논어의 발견> 장주식 씀, 자음과모음 펴냄, 2011년 12월, 1만5700원



논어의 발견 - 공자에게 길을 묻다

장주식 지음, 자음과모음(이룸)(2011)


#논어의 발견#장주식#자음과모음#공자#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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