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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박영선 후보.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 도전한 박영선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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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돌아다녀 보면 선거인단이 꼭 묻는 게 있다. '너는 누구냐, 그동안 뭐했나, 앞으로 뭐 할 거냐'다.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다. 그동안 당 대표들은 의정 활동은 적당히 하고 정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음을 피부로 느낀다. 정책을 보고 평가하는 시대다."

민주통합당의 정책통으로 유명한 박영선 전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말이다. 민주통합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출사표를 낸 박 전 의장은 "정치가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정치력이 뛰어난 사람이 대표가 됐지만 이제는 정책이 뛰어난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본인이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MB정부 4년간 망가진 재벌특혜법안을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출자총액제한제도 중소기업 고유업종 보호법, 지주회사법 등"을 꼽았다. 또한 그는 절반의 미완품인 검찰개혁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보다 한 단계 높은 국가비리수사처를 신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 전 의장은 박근혜 비대위를 겨냥해 "무늬만 비대위로 사상누각이고 오합지졸"이라며 "민주통합당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려 하는데 한나라당은 경쟁 없이 위원장이 추대됐는데 과연 이게 젊은이들이 바라는 민주적 방법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의 당당한 변화, 새로운 리더십, 정의로운 나라"를 캐츠플레이즈로 걸고 "상상하라, 두려워 마라"며 젊은이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당 대표에 나온 이유... "당당한 변화, 새로운 리더십, 정의로운 나라"

-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예상했나.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2위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에 내가 한 일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해준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꼈다. 다녀보니 시민들이 세 가지를 꼭 짚더라. 이번 선거에 있어서 '너는 누구냐, 그동안 뭐했나, 앞으로 뭐 할 거냐'다.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다. 그동안 당 대표들은 의정 활동은 적당히 하고 정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했는데 그런 시대는 지났음을 피부로 느낀다."

- 오랜 고심 끝에 출마한 것으로 안다, 출마의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민주통합당의 당당한 변화, 새로운 리더십, 정의로운 나라다. 세 가지에 내가 왜 당 대표에 나왔는지가 함축돼 있다. '상상하라, 두려워 마라' 시리즈가 있는데, 상상하라는 민주당의 새로운 모습을 상상하라는 것이고 두려워 마라는 우리가 나가야 할 개혁의 방향을 두려워 말라는 것이다. 내가 정치를 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앵커와 기자를 하면서 박영선처럼 되고 싶다는 얘기 많이 들었고, 매우 보람 있었다. 정치인이 돼서도 박영선 의원처럼 되고 싶다는 워너비 중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그것이 내가 전당대회에 나온 이유 중 하나다."

- 현재의 민주통합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큰 변화는 한국노총으로 대표되는 노동계의 진입과 제도권화다. 노동계 사람들이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후 당내 회의에 가 봤다. 이전에는 노동계 쪽 얘기를 들어주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같이 논의하고 해결 방법까지 함께 얘기한다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더라. 정치권의 지형 변화가 클 것이라고 본다."

- 민주당의 현실 중 답답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도 혹시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당 대표에 당선될 사람 뒤에서 줄서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부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내가 국민공천 예비선거제도 법안을 제출했는데 공천권을 국민에게 완전히 돌려주자는 안이다.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들이 지도부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고, 계파 정치, 알박기 정치를 없앨 수 있다."

- 당 대표가 된다면 가장 먼저 착수할 정책 과제는 무엇인가.
"99% 서민과 중산층, 영세 상인들을 위해서 MB 정부 4년 동안 망가트린 재벌 특혜 법안을 되돌려 놔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중소기업 고유 업종제도, 지주회사법 등을 되돌려 놓지 않으면 99% 서민은 특권층의 하수인 역할밖에 못 한다. 다음은 절반의 미완성 작품인 검찰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다. 국가비리수사처 설치와 중수부 폐지 등을 관철할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는 무늬만 비대위로 사상누각이고 오합지졸"

- 민주당이 통합했지만, 혁신적 측면에서 한나라당이 더 잘한다는 평가가 있다.
"박근혜 비대위는 무늬만 비대위로 사상누각이고 오합지졸이다. 민주통합당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려 하는데 한나라당은 경쟁 없이 위원장이 추대됐다. 과연 이게 젊은이들이 바라는 민주적 방법인가? 비대위에 젊은 사람이 들어와서 돌출 발언을 하는 것은 일시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는 원칙과 철학이 기본이 돼서 오랜 기간 동안 내공이 쌓인 상태에서 나와야 한다. 버핏세 증설 문제만 해도 3억 원 이상을 구간으로 하는 건 하는 척만 하는 것이다. 서민을 위하는 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총선 국면에서 한나라당 대응 전략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박근혜 대표가 선거를 총 지휘할 것으로 보이는데, 박근혜 대표는 '넌 누구고, 뭘 했고, 뭘 할 거냐'에 답변하기가 모호하다. 누구냐는 특히 그렇고 그동안 뭘 했냐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답하지 못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그 '누구냐, 뭘 했느냐'에 대해 가장 대비된다는 면에서 내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우는 것 같다. 이유는?
"박근혜라는 상표에서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신비주의, 침묵이다. 수첩공주라는 별명도 2004년 나와 김현미 전 의원이 붙였다. 국가보안법 협상을 하는데 계속 주머니에서 수첩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같은 얘기만 반복하더라. 그래서 별명이 수첩공주가 됐다. 그분도 역사와 세월 속에 내공이 많고, 여성 정치인으로서 본받을 부분이 많다. 하지만 서민과 중산층과 호흡하면서 함께 뒹굴면서 체득해서 나온 정책과 남이 주입시키고 이해시켜서 밀실에서 만들어진 온실 정책에는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국민이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1960년대부터 2012년까지 언론에 꾸준히 노출됐다는 점을 봐야 한다. 광고비로 계산하면 수십조 원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는 원칙이 있다고 느껴져 국민에게 신뢰감 준다. 다만, 그분 주위의 장막 정치를 거둬내지 않으면 21세기형 리더십으로서는 부족함이 많다."

"당 튼튼해지면 안철수도 민주당 없이 승리할 수 없음을 절감할 것"

- 총선국면에서 진보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진보당이 진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진보당의 존재 가치를 살려줘야 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다만, 1:1 구도를 만드는 데 있어서 공천 나눠먹기식의 느낌을 주면 안 된다. 순천 무공천의 방식을 이번 총선까지 도입하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진보당은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민주당은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내년 총대선 국면에서 안철수 원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일단 튼튼한 당을 만드는 것이 대선 전략이다. 당이 튼튼해지면 안철수가 출마해도 우리와 손잡지 않고는 상대 후보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을 주게 된다.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도 지지율 등에서 흔들리면서 민주당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음을 함께 선거를 뛰던 내가 감지했다. 당이 튼튼해지면 안철수도 민주당 없이는 승리할 수 없음을 절감할 것이다."

- 9명의 당권 후보자 중 한명숙 총리가 유일한 여성 경쟁자다. 본인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국민들이 한 총리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졌다고 보고, 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실천하는 정치인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 차이가 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 총리는 우리의 상징 같은 느낌이고 나는 왠지 일을 열심히 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박영선#당권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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