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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2주째 '조중동방송'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뉴스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이념편향방송'이다. '기존 방송뉴스와는 격이 다른 뉴스'를 내보내겠다던 조중동의 호언장담은 사기였다. 조중동방송(TV조선, JTBC, 채널A)은 첫날(12월1일)부터 2주를 넘어선 지금까지 심층성은 고사하고 방송뉴스의 기본은 알고 있는지, 저널리즘 기준은 있는지 되묻게 한다. 

 

뉴스 어깨걸이 제목이 빠지고, 인터뷰이 이름이 잘못 나가거나 외국인 인터뷰이 발언에 자막이 빠지는 등의 방송 사고는 너무 빈번해 일일이 거론하기엔 입이 아플 지경이다. 뉴스 앞머리에 그날 주요 보도 내용을 요약하는 '헤드라인'이 중간에 잘린 일도 있었다.

 

보도 건수도 일정하지 않고 단신보도가 남발되는 등 부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JTBC(중앙종편)과 채널A(동아종편)는 주말뉴스 보도 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JTBC 주말뉴스는 날씨와 클로징을 제외하면 평균 10꼭지에 불과했고, 채널A 주말뉴스도 평균 13꼭지였다.  

 

선정주의, 간접광고, 친일...종편 3가지 키워드

 

 개국 첫날부터 강호동 죽이기에 나선 동아일보 계열 종합편성채널 '채널A' 방송
개국 첫날부터 강호동 죽이기에 나선 동아일보 계열 종합편성채널 '채널A' 방송 ⓒ 채널A

 

최소한의 '저널리즘 기준'을 갖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조중동방송은 황색저널이나 다름없는 선정주의와 간접광고, 친일적 행태 등으로 방송뉴스의 격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선정보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채널A다. 채널A는 방송 첫날 '방송인 강호동씨가 23년 전 일본의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4일에는 '도가니' 피해학생 증언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방송하기도 했고, 또 이른바 'A양 동영상' 문제(5~7일)를 지속적이고 선정적으로 보도해 비판을 받았다. 이외에 도박장 잠입 보도(2일),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관광호텔의 성매매 문제(5일), 발기부전치료제(9일), 호주 원정 윤락(9일) 등 노골적인 선정보도에 앞장서고 있다.

 

간접광고 문제도 불거졌다. 채널A는 7일 현대차 에쿠우스와 벤츠 S클래스의 유지비를 상세하게 비교하며 "수입차, 값이 싸다고 덜컥 구입하기보다는 유지비를 꼼꼼히 따져보셔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해 사실상 현대 에쿠우스를 사라는 광고처럼 비춰졌다. 

 

8일에는 킬힐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도하며 특정 콘텍트렌즈 CF를 과도하게 노출시켰다. TV조선(조선종편)은 2일 대기업들이 명품 아울렛매장을 열고 경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보도는 신세계와 롯데의 명품 아울렛 매장의 이름과 건물 외관, 위치, 부대시설, 두 업체에 어떤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지 등등을 상세하게 소개해 사실상 광고나 다름없었다.

 

JTBC의 계속되는 '일본 띄우기', 도 넘었다

 

JTBC(중앙종편)는 지속적으로 '친일방송'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JTBC에는 TV아사히가 3.08%(130억)을 투자하면서 일본이 한국의 방송뉴스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런 우려는 JTBC의 잇따른 '일본 띄우기' 보도로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2일 노다 일본 총리는 인터뷰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우리 입장은 변함 없다'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지만 JTBC는 이런 문제 발언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노다 총리에 대해 "서민 출신 총리"라며 "서민 총리답게 청렴하다는 점도 강조했다"는 등 띄우기성 내용들로 채웠다.

 

6일에는 조선왕실도서 귀환 소식을 전하며 "일본의 결단", "한일 간 협력을 말로만 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으로 보여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일본의 '공'을 적극 치하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조선왕실도서 반환에 큰 역할을 한 한국 민간단체들의 노력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박근혜는 띄우고, 박원순은 죽인 악의적 편집

 

 박근혜 띄우기에 나선 'TV조선'
박근혜 띄우기에 나선 'TV조선' ⓒ TV조선

 

조중동방송은 조중동신문과 마찬가지로 이념편향․정파적 보도행태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조중동방송이 개국 첫날부터 수구보수진영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 띄우기에 나선 것이 단적인 증거다. 조중동방송은 박 전 대표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인터뷰 내용을 자사 메인뉴스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박근혜 띄우기'에 가장 앞장 선 것은 'TV조선'이었는데, 개국 첫날 자사 대담프로그램에 박 전 대표를 불러 "박 전 대표를 보면 빛이 난다", "형광등 100개쯤 켜신 것 같다"는 낯 뜨거운 찬양을 진행자 멘트와 자막 등으로 쏟아냈다. 이 대담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이어진 메인뉴스에서도 뉴스 첫 꼭지와 두 번째 꼭지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박근혜 표 복지국가 모델' 등 박 전 대표의 정책을 소개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대선주자로 나설 박 전 대표를 위해 기획된 '홍보마당'이었다. JTBC와 채널A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큰 기조는 다르지 않았다. 

 

최근 한나라당 갈등사태 보도에서도 조중동방송은 박 전 대표의 역할을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조중동방송은 이구동성으로 박 전 대표가 '2004년 탄핵 역풍에서 당을 구했다'며 천막당사 시절을 거론하며 "쇄신의 아이콘"(채널A), "한나라당의 잔다르크"(JTBC)라며 띄웠다.

 

'박근혜 띄우기'에 앞장선 TV조선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원 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 대해서는 '흠집 내기' 보도행태를 보였다. TV조선은 1일 안 원장이 말하는 기부의 모습이 '모호하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부에서 정치 세력화의 전 단계로 의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의 이런 '모호한' 입장 때문에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요동쳤다고 전했다.

 

7일 '이면뉴스'라는 코너에서는 박 시장의 민생 탐방 모습과 서울시의회에서 의원들의 날선 질문과 호통에 쩔쩔매는 박 시장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여 줬다. 박 시장이 큰 소리만 쳤지 실제로는 제대로 일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악의적인 편집이었다. 더구나 영상에 사용된 시의원들의 시정질의 장면은 일주일도 더 지난 11월 25일과 28일 내용으로 시의성에도 맞지 않았고, 이 내용을 오전 0시 마감뉴스, 다음 날 오전 6시 모닝뉴스, 10시 오전 뉴스, 12시 정오뉴스를 통해 거듭 재방송해 의도를 의심케 했다.

 

본질 따지지 않고, 갈등만 부각시킨 '종편'

 

또 조중동방송은 야당을 향해서는 사안의 본질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고 '몸싸움' 등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부각하며 매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하자 야당이 이에 항의하면서 빚어진 국회 파행사태에 대해 TV조선과 채널A는 '야당의 몸싸움' '떼쓰기' 때문인 양 본질을 호도했다. 특히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항의하며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뿌린 것을 두고 "민주주의의 대공황"(채널A/1일)이라고 매도하거나 "남우주연상"(TV조선/2일)이라고 비아냥댔다.

 

조중동방송은 민주당의 야권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과 몸싸움 등 부정적인 면만 부각하는 데도 앞장섰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4년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야권통합을 통한 정권 교체가 절실하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당내 반발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통합에 나섰다. 하지만 조중동방송은 왜 민주당의 갈등이 벌어졌는지, 이렇게까지 절박하게 야권통합을 추진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않고 몸싸움과 충돌만 부각했다.

 

특히 채널A는 8일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의 '미니 캐릭터'가 타고 있는 자동차가 정면충돌하는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만들어 뉴스 시간에 보여 주며 양측의 갈등만 극대화하고 희화했다.

 

이외에 TV조선은 한미FTA 비준 무효 집회 소식도 집회 내용보다는 '교통체증'을 부각하며 악의적으로 보도(3일)했고, 'A양 동영상 확산'을 두고 SNS의 부작용인 것처럼 몰아가거나(7일), 방송인 김제동씨 검찰 수사에 대해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담당검사가 직접 해명 댓글을 달았다(10일)'며 검찰마저 '누리꾼 눈치를 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2주간 방송은 조중동방송 개국이 '괴물의 탄생'이고 한국사회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줬다. 조중동방송은 부실뉴스, 질 낮은 선정주의는 물론이고 방송뉴스에서 이런 내용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간접광고와 친일보도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조중동신문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수구이념편향은 말할 것도 없다. 조중동방송의 해악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퇴출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다.

덧붙이는 글 | 이지혜 기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입니다.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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