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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녀 한 사람이 잡아 올린 량 해녀가 잡아온 앙장구 가족들이 받아 옮긴다. |
ⓒ 허정희 | 관련사진보기 |
고산 윤선도 선생이 7년간 유배 생활을 할 때 황학대에서 시름을 달래던, 기암괴석과 푸른 동해를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두호 어촌계, 죽성리 방파제는 모처럼 바쁘게 움직인다.
14일 오전 10시 해녀들에게 6시간 작업을 허락한 날,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며, 봄날처럼 따뜻하다. 죽성리 두호 어촌계에 등록된 해녀는 27명, 몸이 불편한 분을 제외하고 모두 투입되어 물질하는 모습을 보느라 시민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을 어촌계에서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죽성리 바닷가, 어업자원 보호법에 의한 제1종 공동어장인 전복 양식장으로 평소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앙장구 ('성게'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의 알이 꽉 차고 맛이 좋아 최고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시기에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허가했다고 한다.
성게는 전 세계에 900여 종이 분포하며 한국에서는 30여 종이 서식한다. 극피동물 군(몸이 딱딱한 껍데기로 둘러싸여 알을 낳아 번식)의 일종 보라성게는 가시가 길지만, 앙장구(말똥성게)는 외관상 다르고 가시 부분은 짧고 회색빛을 낸다. 앙장구를 잡기 위해서 온 가족이 동원되어 해녀가 입수(入水)하여 1시간30여 분이 지나 약 40~50kg의 앙장구를 잡아 올린다. 가족은 재빨리 받아서 알을 까는 작업을 한다. 12월(크리스마스)이 지나면 맛이 없어지고 가격이 내려간다. 지금은 높은 가격으로 일본에 전량 수출되어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 하고 있다.
성게 알은 자연산 전복과 더불어 최고급 식품으로 분류되며, 앙장구 노란색 알은 해삼보다 단백질과 엽산 함유량이 많아 소화흡수에 좋고 특히 강장제로 효능이 우수하다.
이곳 어민들은 삶아서 술안주로 먹기도 하는데 지금처럼 가격이 비쌀 때는 먹기가 어렵다. 해녀는 따온 앙장구를 가족에게 인계 한 후 우유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채취 작업에 들어 간다.
운이 좋은 해녀는 문어, 낙지, 해삼을 함께 잡아 올리기도 한다. 방류한 어린 전복이 불가사리 등 천적의 공격을 받아 빈 껍질만 남고10% 정도 수확을 할 수 있다. 가족이 많은 사람들은 쉽게 작업을 끝내지만 노부부가 사는 김아무개(72세) 할머니는 신선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까지까는 힘든 일이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신바람이 난다고 자랑을 하신다. 오랫 동안 건강하게 일할 수 있으면 하는 소망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