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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김백일(金白一, 1917~1951) 장군 동상 철거 여부를 가릴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이일주 부장판사)가 현장검증을 벌인다. 재판부는 소송 양측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5일 오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현장검증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5월 동상을 세웠던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거제시를 상대로 '행정대집행정지신청'을 냈고, 재판부는 지난 1일 예정되었던 3차 심리를 연기하면서 이날 현장검증을 벌이기로 했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있는 김백일장군 동상.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있는 김백일장군 동상. ⓒ 윤성효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 안에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형상변경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거제시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 것. 이에 경남도가 동상 철거 명령을 내렸고, 거제시가 지난 8월 행정대집행에 들어가려고 하자 기념사업회가 소송을 냈다. 거제시 변론은 권영준 변호사가 맡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8월 말 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청인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동상 철거를 연기한다고 해서 공공 복리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며 "본안 사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동상 철거를 중단하라"고 결정하고 심리를 벌여왔다.

한기수 거제시의원은 "재판부가 현장검증을 온다는 연락을 거제시로부터 받았다. 그날 시의원과 시민단체가 현장에 나가서 지켜볼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시민들의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대책위, 동상 가림막 설치하려다 시설공단 저지로 무산

한편 '거제 역사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가 동상을 가리기 위해 천막으로 덮으려고 재차 시도했지만, 거제시설관리공단의 저지로 무산됐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11월 22일에 이어 2일 오전 동상 가림막 설치작업을 시도했다.

한기수․옥영문․이행규․유영문 거제시의원과 문철봉 거제YMCA 사무총장, 류금렬 거제개혁시민연대 대표, '청초당' 노재하 사무국장 등 시민대책위는 이날 천막을 들고 동상 앞에 모여들었다. 동상 주변에는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시설공단 직원들이 달려와 시민대책위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거제 역사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일 '친일' 김백일 동상을 가리기 천막으로 덮으려고 시도했다가 거제시설관리공단의 저지로 무산됐다.
'거제 역사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일 '친일' 김백일 동상을 가리기 천막으로 덮으려고 시도했다가 거제시설관리공단의 저지로 무산됐다. ⓒ 노재하

한기수 의원은 "지난 번 시설공단측에서 가림막 시설물을 설치하였으나 동상 설치를 주장하는 측에 의해 불법적으로 훼손된 사례가 있었다"면서 "오늘 이렇듯 거제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을 상대로 격렬하게 막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행규 의원은 "불법적인 동상 시설물 관리를 위임한 적이 없다. 거제시민의 자존심에 심각하게 상처를 주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김백일 동상에  대하여 소송 만료 시점까지 가림막으로 가리고자 하는 것에 대해 방해를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밝혔다.

거제시설관리공단측은 "포로수용소 내 시설물 관리를 책임지는 공단 입장에서 소송 중인 동상 시설물에 대한 가림막 설치는 규정에 어긋나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가림막 설치를 다음으로 미루었다. 시민대책위는 사회단체와 연대해 '동상 철거 1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1인시위와 천막농성, 촛불집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동상 수난은 계속되고 있는데, 시민대책위는 지난 7월 20일 검정색 차양막으로 동상을 덮고 쇠사슬로 묶어버렸고, 그 뒤 거제시설관리공단은 차양막과 쇠사슬을 거둬내고 나무통을 만들어 가려 놓았다가 벗겨냈다.

시민대책위는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김백일에 대해,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군복을 입고 독립군 토벌과 민간인 탄압에 종사하는 등 일제의 침략 전쟁에 적극 협력하여 훈장까지 받은 악질적인 친일반민족 행위자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지난 5월 27일 김백일 장군이 '흥남철수 작전의 주역'이라며 이곳에 동상을 세웠운 바 있다.


#'친일' 김백일#김백일 동상#거제포로수용소#거제시#창원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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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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