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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에 내려와 제일 좋은 건 공기가 좋다는 거. 그거 말고는, 없네."

올해 거의 같은 시기에 인천에서 영월로 내려와 성당에서 교리공부하면서 만난 최환(여)씨의 말에 신옥미씨(여행자의노래 도서관장)와 나는 동조의 웃음을 지었다.

다들 아기자기한 시골 생활을 꿈꾸며 내려 왔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없다'는 거다. 여기서 말하는 '없다'는 큰 건물, 큰 마트, 큰 공연장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공동체. 같이 모여서 말하고 행동하는 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고민해서 대안을 찾는 거. 같이 연대해서 행복하게 사는 거. 사회가 돌아가는 얘기, 정치 얘기 이런 거 같이 나누고 싶은 데, 그렇게 만날 수 없다는 것. 만날 남편 흉, 자식 이야기 하면서 살 수도 없는 거고 혼자 입 다물고 묵묵해지려니 점점 우울해진다는 거. 세 명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큰 고민들이었다.

 <동화읽는어른>모임 준비를 위해 자료를 살피고 있는 최환씨
<동화읽는어른>모임 준비를 위해 자료를 살피고 있는 최환씨 ⓒ 김광선

 벽보에 붙일 <동화읽는어른>모임 광고
벽보에 붙일 <동화읽는어른>모임 광고 ⓒ 김광선

다들 목말라 물을 찾던 중 만나게 되었고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들은 세 번째 만남에서 <동화읽는어른>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전국 80개 지역 시, 군, 동모임에서  활동하고 3000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이 모임이 영월에 없는 걸 몹시 안타까워한 옥미씨의 한 마디가 불씨가 되어 활활 타올랐다.

<동화읽는어른>모임은 단지 동화를 읽고 토론하는 차원이 아니라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1980년 창립하여 우리 작가의 좋은 동화를 알리고 독서 교육을 바르게 세우기 위한 노력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심포지엄, 세미나, 토론회를 통해 배우고 각 지부에 알려준다.

<동화읽는어른>모임은 다음 6가지를  실천하면서 서로 생각을 나누기로 했다.

1. 옛이야기 들려주기
2. 책 읽어주기
3. 창작동화를 통해 어린이의 삶을 살펴보기
4. 학교도서관에서 학부모의 활동과 역할 알기
5. 그림자극 제작과 상연
6. 옛 아이들 놀이와 노래 배우기

책을 통해 그 이상의 것, 즉 보람, 뿌듯함, 자신감, 예술혼, 소통, 연대의식, 공동체 생활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월신문에 박스 광고를 내고 모집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고 군청과 도서관 홈페이지에 모집을 알리는 글을 쓰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셋의 활동은 시작되었다. 다음 주 다시 만나서 책꽂이 정리(여행자의도서관 서가)를 하고 최환씨가 뽑아온 책 목록을 같이 살피기로 했다.

작은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라고 "아름다운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고 작가 김훈의 <흑산>을 읽고 말했던 시니(제 남편입니다)의 말을 격려와 지지로 알아듣고 끝까지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카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영월동화#동화읽는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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