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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파 자꾸 아파 아무 약도 듣지가 않아
정든 손 잡아보면 조금 나을 것도 같은데

왜 그랬어 왜 나한테 나 없인 죽고 못 산다던 니가
최소한 달래는 척 뭐 그런 것 좀 하고 가야지"
백지영 노래 -<천일의 약속>OST 중

 분홍신 그 남자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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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딜 가나 인기드라마 <천일의 약속> 얘기다. 이 드라마가 이토록 인기가 높은 것은 왜일까. 어쩌면 갓 서른을 넘긴 아가씨가 죽음과 같은 알츠하이머(치매)병에 걸렸기 때문은 아닐까. 이 여주인공 서연(수애 분)이 앓은 알츠하이머(치매)병은 정말 무서운 병이다.  

그렇다. 이제는 젊은이들도 방심할 수 없는 알츠하이머 병. 이 병을 앓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영화나 TV드라마는 많다. 그러나 고상한 춤(발레)의 무대 위에 알츠하이머를 앓은 주인공의 얘기를 소재로 만든 발레 창작 작품은 아마도 <분홍신 그 남자(2008년도 초연)>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원국 발레리노와 발레리나 김옥련의 <분홍신 그 남자(극본: 송유미(宋宥眉)> 발레 창작극은 초연 당시 <천일의 약속>못지 않게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발레리나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사랑의 회향을 다룬, <분홍신 그 남자>의 발레극이 많은 대중에게 사랑 받아 매년 '김옥련 발레단'의 기획공연으로 막이 올려지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분홍신 그 남자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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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분홍신 그 남자>의 주역을 맡은 이원국 발레리노의 너무나 멋진 발레 때문이리라. 이원국 발레리노는 '한국 발레리노의 교과서', 혹은 '한국이 낳은 발레니노', '한국 발레의 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이 낳은 발레리노 이원국의 고향은 부산이다. 그는 고향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예술인. 그래서 그의 고향(부산)에서의 <분홍신 그 남자>의 무대는 부산관객들에게 그의 '금의환향'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작품이 됐다.

김옥련 발레단 기획공연의 <분홍신 그 남자>의 주인공 이원국 발레리노는 20살에 발레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올해로 발레를 시작한지 꼭 24년이 된다. 그의 나이 불혹을 넘겼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의 발레는 원숙미를 더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원국 발레리노는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 '루마니아 국립발레단', '러시아 키로프발레단' 등 세계적인 발레단에서 활동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에서는 수석무용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해외 발레단에서는 객원무용수 중에서 주역과 수석을 맡기도 했다. 그는 11년 연속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의 주인공 역할을 해왔다. <분홍신 그 남자>의 이번 부산공연은 오는 20일(일) 늦은 오후 4시, 7시에 걸쳐 2회 공연을  부산의 해운대 문화회관 해운홀에서 열 예정이다.

<분홍신 그 남자>의 작품에서 함께 열연할 파트너는 발레리나 김옥련이다. 이 무대를 함께 꾸밀 음악가들은 박현정, 이은민, 송용창, 박미은, 박광식, 고충진 등이다.

 분홍신 그 남자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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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창작극 <분홍신 그 남자>는 발레와 다양한 음악 예술이 어울리는 혼합 장르 무대.
주역 발레리노 이원국과 발레리나 김옥련, 최연순, 최예원의 '그린왈츠'의 선율에 실린 춤 외 가을색 짙은 아코디언 송용창, 기타 고충진의 음악이 아름답게 무대 위를 수 놓을 예정이다.

김옥련 발레단의 기획공연 <분홍신 그 남자>의 줄거리는 이렇다. <분홍신 그 남자>의 그 여자는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여자가 입원하고 있는 요양병원에는 과거의 화려한 음악가들은 거의 매일 만나 연주회를 연다.

화려한 과거의 기억을 모두 상실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발레리나는 그러나 신기하게 자신이 오래 익혀 온 발레만큼은 기억하고 있어, 요양병원에 모인 이들의 음악 연주에 맞추어 동화 '분홍신'의 벗겨지지 않는 분홍신을 신은 소녀처럼 정신없이 춤을 춘다.

이런 그녀의 파트너 발레리노 이원국은, 기억을 잃은 그녀의 남편이자 첫사랑 등 과거 속의 인물로 등장한다.  

 분홍신 그 남자
 분홍신 그 남자
ⓒ 김옥련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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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를 앓는 발레리나. 그녀는 어느 하루는 10대의 소녀가 되고, 또 어느날은 20대의 숙녀가 되고 또 어느날은 정숙한 여인이 되어, '분홍신 그 남자'와의 잃어버린 기억을 춤으로 찾아간다. 그래서 분홍신을 신은 여자의 발레를 추는 시간은 가장 여자다운 시간이된다. 

평생 예술의 길을 걷다가 어느날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어 요양병원에 갇흰 발레리나. 그녀는 모든 세상의 기억은 다 잃어버려도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 몸과 같은 춤이다. 이런 그녀의 혼몽 속에 자주 나타나는 '분홍신의 그 남자'와의 춤(사랑)은, '머릿 속의 지우개'로 모든 기억을 비워버린 그녀에게 사랑의 묘약 같은 구실을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음악과 함께 하는 황혼의 몸짓 같은 아름다운 춤은, 요양병원에서 살아가는 외롭고 고독한 황혼의 인생들에게 마음의 위안 같은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로 하여금 훈훈하고 따뜻한 감동을 물결치게 한다.

<분홍신 그 남자>의 주역 발레리노 이원국은 현재 이원국 발레단 단장 및 예술 감독이다. 02년도 올해의 예술인상 수상, 00년도 평론가가 뽑은 무용예술상 무용가상 등을 수상했다.

<분홍신 그 남자>의 여주역을 맡은 김옥련 발레리나는 현재 김옥련 발레단 단장 및 예술 감독이다. 제 2회 부산무용 콩쿨 금상 수상 등 다수의 상을 받은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분홍신 그 남자> 부산 공연은 오는 11, 20(일) 해운대 문화회관 해운홀 늦은 4시와 7시 2회 공연이 있다.



#이원국 발레리노#김옥련 발레리나#분홍신 그 남자#해운대 문화회관#예술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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