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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 씀 | 청림출판 | 2008.4 | 1만원)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 씀 | 청림출판 | 2008.4 | 1만원) ⓒ 이명화

"꿈을 꾸기 시작하면 도중에 그만두지 마라. 다시 사거리로 되돌아오지 마라. 끝까지 가라. 끝에서 길들은 서로 만나게 되고, 그 길은 우리를 우리가 바라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 길이 우리를 부를 때 힘을 내어 끝까지 가자."(본문 중에서)

 

글쓴이인 구본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딛는 딸을 위해, 그 딸의 친구들, 친구들의 친구들,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들을 <세월이 젊음에게>란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20년간 바닥부터 시작한 직장생활, 42세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했고 결국 작가가 된 구본형. 이 책은 진정한 자기혁명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세월이 젊음에게>는 삽화와 함께 따뜻하게 파고드는 글이 담겨져 있으며 앞으로 먼 길을 가야할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을 하나씩 풀어 놓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숨은 재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일생동안 자신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모른채 살아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들을 하나씩 계발해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기도 한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은 앞선 세대들보다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글쓴이의 말대로 '사람들은 누구나 계발되지 않아 마비된 것들을 자기 내면에 많이 가지고' 있다. '그 흉하고 초라한 것 속에 구겨져 있는 나비를 구출해 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혁명'이다. 우리는 발돋움하던 꿈들과 자기 안에 아직 계발되지 않아 화석화되기 직전인 그것을 살려내야 한다.

 

<세월이 젊음에게>는 표지와 책장 하나하나가 파스텔 톤의 이미지와 색깔 조합으로 잘 디자인 돼있어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 넣고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예쁜 색깔과 은은한 그림이 가미돼 있어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책 속의 글자 배열과 글자 크기도 여백이 있고 글 크기도 적당해 부담이 없다. 책 이미지에도 많이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세월이 젊음에게>는 참신하게 이야기 위주로 꾸며졌다. 글쓴이가 책에서 말했듯이 시대는 급속도로 변했고 또 변해간다. 체스 챔피언은 컴퓨터에 밀려났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지식사회에서 컴퓨터가 여러 영역을 지배하는 사회가 됐다. 글쓴이는 이런 사회를 두고 "이젠 우리의 스토리가 삶이고 자산"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스토리의 힘으로 설득력있고 따뜻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글쓴이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디딘 딸을 보면서 우리가 해야야 할 일과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글쓴이 자신의 시선으로 조언 해주고 싶은데 막상 말을 하자면 딱딱할 것 같아 이야기가 있는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을 대변해서 말이다.

 

"나는 글쟁이다. 글쟁이가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 나는 그 아이를 위한 책을 하나 써주기로 했다. 아버지가 첫 출근한 아이에게 주는 모든 잔소리를 담아둔 책 한권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본문 중에서)

 

'일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일을 빛내는 기술과 원칙', '인생최고의 혁명', '나를 혁명하자' 등 총 3부 7장으로 구성됐다. 예화가 많아 따뜻하게 읽혀진다. 적절한 예화사용의 효용성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는 마음에 와 닿는 예화들이 참 많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가라'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바다가 보고 싶어 길 떠난 여자가 길을 가다가 사거리를 만난다. 사거리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서성이다가 결국 자신이 가고자 했던 바다, 그 바다를 보기위해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았고 긴 세월이 흐르고 나서 보니 아무 길이라도 갔더라면 어떻게든 닿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는 모습…. 이것은 보통사람들의 인생이 아닌가 싶어 서글펐다. 사거리에서 난 네 갈래의 길은 그 끝에서 결국 하나로 만나고 바다로 길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망설이다가, 주저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길에서 멈추면 결국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와 닿았다.

 

글쓴이는 '마음 속에 무지개를 그릴 때는 반드시 무지개에 오르는 다리도 함께 그려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곳에 이르는 다리가 없다면 한낱 망상일 뿐이라는 것. 또 한 가지, 지금은 느끼는 시대, 이제는 이야기가 관건이라고 한다. 나의 삶을 이야기로 써보고,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화 하라는 글쓴이의 말이 마음에 닻을 내린다.

 

이야기를 만드는 핵심은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게', '버릴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것'이며 '높은 차원의 예술은 단순한 것이며 결국 그것이 고급 예술의 핵심'이라고 한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라고 말했다. 글을 쓰든지 그림을 그리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말이다. 아래 피카소의 말을 상기해보자.

 

"당신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들의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아라."(본문 중에서)

 

이 책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꼭 젊은이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간과해왔고, 간과해버리기 쉬운 것들을 다시 상기시켜 준다. 글쓴이는 두려움·떨림·기대로 출발선 앞에 선 젊음이들이 부디 계발되지 않아 마비되는 것들, 흉하고 초라한 것들 속에 구겨져 있는 나비를 구출해 꿈을 향해 걸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세월이 젊음에게 하는 말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 씀 | 청림출판 | 2008.4 | 1만원)


세월이 젊음에게 - 우리가 가져야 할 일과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

구본형 지음, 청림출판(2008)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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