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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화고속 소속 버스기사들이 부평 삼화고속 본사 앞에서 총파업 투쟁 기자회견 후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삼화고속 소속 버스기사들이 부평 삼화고속 본사 앞에서 총파업 투쟁 기자회견 후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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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고속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선 지 11일이 지난 가운데 노조측은 "사측이 엉터리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적자 폭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해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조는 현 시급 4727원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한 반면,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노조가 요구하는 시급 인상은 어렵다"고 밝혀왔다. 파업 후 처음으로 지난 18일 노사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삼화고속 사측은 "올해 영업적자가 커서 임금 인상 여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측은 "8월까지 영업적자가 46억 원 수준이며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손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20일 "사측이 파업 중인 광역노선의 적자폭을 부풀려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엉터리 손익계산서를 작성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확보한 손익계산서(올해 8월까지)에 따르면 영업적자가 46억 원임에도 각종 경비가 14% 증가했으며 광역노선 경비 증가는 38%에 달한다. 또한 손익계산서 상의 매출액은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판매와 관리비는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급 4727원을 주고 있는 기사들과 달리 사측은 지난해 사무직 임금으로 18억 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8월 현재까지 29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추정하면 사무직 임금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광역버스 부분에 대한 회사의 특별한 투자가 없는데도 경비를 늘려 임금 인상 여력이 없는 것으로 경영지표를 조작했고, 고무줄 회계를 할 수 있는 판매와 관리비 항목을 부풀려 영업 적자를 만들어 버스 기사들의 시급 인상 주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 관계자는 20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노조가 황당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영업소 직원등의 인건비와 관리비 등이 광역버스와 고속버스가 혼재된 경우가 있다, 자세한 사항은 경리팀과 검토해 21일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조 "회사가 회장 일가 현금인출기냐?"

 삼화고속의 운행 중단으로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시민들이 11일째 불편을 겪고 있다
 삼화고속의 운행 중단으로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시민들이 11일째 불편을 겪고 있다
ⓒ 부평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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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경영 적자 등으로 인해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자가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표이사 배아무개씨는 지난해 한남동에 시가 40~50억 원 상당의 고급 빌라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배씨의 작은 아버지 A씨와 사촌인 B씨는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삼화고속으로부터 9억 8000만 원을 빌렸다. 현재 대여금 중 4억 원 가량을 갚지 않았다. 노조는 "경영자 친척들이 회사 돈을 마치 자기 금고인 냥 필요하면 가져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노조는 "지난해 삼화고속이 대표이사와 그와 형제 관계인 C씨에게 주유상품권 1억 6000만 원가량을 판매했다"며 "주유소를 운영하는 C씨에게 저가로 기름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C씨는 최근 삼화고속 소유의 주유소를 임차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고속 관계자는 "대여금은 회사와 개인 간의 거래고, 주유소의 경우 법인 소유지만 영업 이익이 없어 계약을 통해 정식 임대한 것"이라며 "내가 주요소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상품권 판매 등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노동계·시민사회단체, 인천시의 책임 있는 개입 촉구

앞서 삼화고속노조,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인천지역연대 등은 지난 1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삼화고속 파업 사태에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삼화고속 사측은 성실하고 책임성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하고, 인천시도 시민의 입장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1일 21시간, 월 15일 315시간의 장시간 노동, 그리고 시급 4740원이 삼화고속 노동자들의 현실"이라며 "동종업계 최저수준으로 악명 높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회사의 '적자 주장'과는 달리 삼화고속은 2008년을 제외하고 지난 6년간 매년 경상이익을 냈다"며 "연평균 매출 증가율도 업계 평균보다 높지만 노무비 비중은 업계 평균 43%에 못 미치는 4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삼화고속이 민간 기업이지만 시민들의 이동을 책임지는 대중교통이라는 점에서 인천시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오후 사측과 노조가 2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측은 21일 노조측에 다음 교섭일정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삼화고속#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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