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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딸의 결혼을 앞두고 혼수용 장롱과 침대 등을 계약했던 이아무개(50)씨는 구매계약 취소를 위해 1달여 마음고생을 해야 만했다.

이씨는 A가구점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딸에게 보내주고 상의한 끝에 구입할 장롱과 침대 등을 결정하고, 내일 딸이 와서 최종 결정할 것이니 '계약금으로 10만 원만 치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금은 물품총액의 10%이상 받아야 한다는 판매원의 말에 신용카드로 40만 원을 결제했다.

다음날, 가구점을 방문한 이씨의 딸은 "사진과 달리 가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인접한 다른 브랜드의 가구점에서 장롱과 침대 등을 구입했다. 이후 이씨는 전일 신용카드로 결제한 계약금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A가구점은 '민법상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오히려 '본사에 이미 주문이 들어가 계약취소는 안된다'고 했다.

이에 이씨는 신용카드사에 서면으로 결제취소를 요청했으나 △가구 구입시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에는 취소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계약서 신용카드로 계약금을 지불한 경우에도 배달 3일전까지는 총액의 5%를 공제한 계약금의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계약서신용카드로 계약금을 지불한 경우에도 배달 3일전까지는 총액의 5%를 공제한 계약금의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 이장호

배달 3일전까지는 5% 공제후 해약 가능

꼼짝없이 40만 원을 손해보게 된 이씨가 답답한 마음에 이곳저곳에 알아본 결과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 귀책사유로 가구(주문제작 가구 이외) 구매계약을 해약할 경우에도 배달 3일전까지는 물품대금의 5%를 공제, 배달 1일전까지는 물품대금의 10%를 공제한 후 환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결국 이씨는 이 기준을 가지고 A가구점에서 처음 계약했던 총액 340만 원의 5%인 17만 원을 공제한 23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이씨는 "장롱과 같은 가구는 평생 몇 번이나 구입하냐"며 "평소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하는데 딸 혼수다 보니 마음이 급해 참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13일 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는 가구 구입과 관련된 소비자분쟁이 올 들어 222건 접수돼 전년 같은 기간 152건에 비해 46.2%(70건)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보호센터에 따르면 장롱이나 침대와 같은 가구는 소비자가 선택한 후 나중에 받아봐야 하고,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고, 부피와 무게로 인해 배송비가 드는 점 등으로 인해 해결이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최근 인터넷을 통해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 소비자분쟁이 많이 발생한다며, 소비자들의 꼼꼼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상표남용 등 유사제품을 판매한 경우'에는 '구입가 환급'이며, '품질보증기간 내에 동일하자에 대해 2회 수리 받았으나 재발(3회째)한 경우에는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환급'으로 규정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한강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구#혼수#장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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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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