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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포해수욕장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 위치한 봉포해수욕장, 8월 17일 아침
봉포해수욕장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 위치한 봉포해수욕장, 8월 17일 아침 ⓒ 김민수

봉포해수욕장 어제까지만 해도 해변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아닌 파도와 바람과 그들만의 것으로 충만한 바다가 되기 시작했다.
봉포해수욕장어제까지만 해도 해변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아닌 파도와 바람과 그들만의 것으로 충만한 바다가 되기 시작했다. ⓒ 김민수

봉포방파제 봉포항 방파제에서 바라본 바다, 거센 파도에 누런 거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아름다웠다.
봉포방파제봉포항 방파제에서 바라본 바다, 거센 파도에 누런 거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아름다웠다. ⓒ 김민수

봉포방파제 봉포방파제에 서자 방파제와 빈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휘파람소리를 낸다. 봉포항에 머무는 내내 휘파라마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맨 처음엔 그 거센 바람에도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곳이 어딘가 찾았다. 바람이 만든 음악은 참으로 위대했다.
봉포방파제봉포방파제에 서자 방파제와 빈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휘파람소리를 낸다. 봉포항에 머무는 내내 휘파라마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맨 처음엔 그 거센 바람에도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곳이 어딘가 찾았다. 바람이 만든 음악은 참으로 위대했다. ⓒ 김민수

봉포항 언젠가는 분주했을 항도 거센 바람에 오히려 잔잔하다. 분주하거나 한가하거나 늘 그렇게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봉포항언젠가는 분주했을 항도 거센 바람에 오히려 잔잔하다. 분주하거나 한가하거나 늘 그렇게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 김민수

낚시 정말 오랜만에 낚시를 했다. 하필이면 생명을 죽이는 취미일까 싶어 낚시를 접은지 8년 만이었다. 취미는 고상(?)해졌는지 몰라도 늘 그렇게 남의 죽음을 먹고살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낚시정말 오랜만에 낚시를 했다. 하필이면 생명을 죽이는 취미일까 싶어 낚시를 접은지 8년 만이었다. 취미는 고상(?)해졌는지 몰라도 늘 그렇게 남의 죽음을 먹고살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김민수

포구 저 거센 바다의 안쪽은 잔잔하다. 배들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곳, 안전한 포구하는 것이 실감난다. 우리 삶의 포구에 원하지 않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지 않길, 혹은 잠시 왔다가 이내 잔잔해 지길 바랄뿐이다.
포구저 거센 바다의 안쪽은 잔잔하다. 배들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곳, 안전한 포구하는 것이 실감난다. 우리 삶의 포구에 원하지 않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지 않길, 혹은 잠시 왔다가 이내 잔잔해 지길 바랄뿐이다. ⓒ 김민수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누가 연약하다고 했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풀이요, 우리 인생도 풀과 같지 않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나도 흔들리며 살아가기에 그럴 것이다.
바람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누가 연약하다고 했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풀이요, 우리 인생도 풀과 같지 않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나도 흔들리며 살아가기에 그럴 것이다. ⓒ 김민수

봉포바다 바람과 비와 파도로 채워지는 바다, 왜 사람들은 자기들만 없으면 텅 빈 바다라고 할까? 사람이 없어 더욱 충만해지는 바다, 사람도 그들의 충만함을 채우는 더불어 삶의 존재이면 얼마나 좋을까?
봉포바다바람과 비와 파도로 채워지는 바다, 왜 사람들은 자기들만 없으면 텅 빈 바다라고 할까? 사람이 없어 더욱 충만해지는 바다, 사람도 그들의 충만함을 채우는 더불어 삶의 존재이면 얼마나 좋을까? ⓒ 김민수

봉포항 언젠가는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물든 날 이곳에 오는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도 좋았지만, 올해는 너무 흐린 날씨가 많아 맑은 날이 기다려진다. 그냥, 푸른 하늘만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질 것 같다.
봉포항언젠가는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물든 날 이곳에 오는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도 좋았지만, 올해는 너무 흐린 날씨가 많아 맑은 날이 기다려진다. 그냥, 푸른 하늘만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질 것 같다. ⓒ 김민수

단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바다에는 인적이 끊겼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는 텅 비어 있었고, 지난 여름의 흔적들은 모래사장 한 구석에 놓인 반쯤 남은 소주병에 담겨 있었다.

'텅 빈 바다', 그러나 바다는 결코 '텅 빈 충만'이었다.
바람과 빗방울과 파도와 그들이 작은 틈새를 파고들면 내는 휘파람 소리와 파도의 철썩 거리는 소리와 밀물과 썰물이 만드는 그림들은 하나의 완전한 창조의 순간이었다.

인적이 끊긴 바다에서 유난히 펄럭이는 깃발이 보였다.
그 깃발이 잔잔한 날, 그곳의 풍경들이 하나둘 그려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도 들려오는 듯하고, 젊은 청춘들의 낭낭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듯도 하다. 늦은 밤, 술 취한 이들의 노랫가락도 흐느적거리며 들려온다. 이젠, 모두가 지나간 여름밤의 추억이다.

추억으로 남았으니, 아름답다.
왜냐고 묻는다면 '추억은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므로, 지나간 것은 아픈 것도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영영 상처로 남을 것 같았던 아픔도 더 오랜 시간 지나니까 추억이더라.

바다와 항과 방파제를 오가며 바람을 몸으로 맞았다.
바람은 그것만으로는 성이 안 차는지 틈새마다 파고들며 휘파람을 불어댔다.
빗방울은 사정없이 내 얼굴이 표적인 양 때렸다. 긴장감이 가득 감도는 봉포에서의 아침은 행복했다.

덧붙이는 글 | 위의 사진은 8월 17일(수) 봉포해수욕장과 봉포항에서 담은 것입니다. 날씨가 흐려 장노출로 담아보았습니다.



#봉포#포구#해수욕장#사진노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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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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