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전시가 시작됐다. 국내 최대 도서 전시회인 서울국제도서전이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15번째 열린 이번 행사에는 23개국 572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원가 만 원 책이 2000원... 다양한 책 할인 눈길
무더운 15일 오후에 찾은 전시장. 최대 도서 전시회 답게 다양한 책들이 전시됐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도서 할인이다. 책값이 보통 만 원대가 넘는 요즘, 이곳 도서전에서는 고액 책값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많은 출판사 중 찾은 '열린책들' 출판사 부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중점적으로 판매했다. 독자에게 기증받은 '헌책'들이 반겼다. 헌 책임에도 새책 만큼 깔끔했다. 놀라운 것은 2000원대에 책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르베르의 신작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의 신간인 <상상력 사전>과 <인간>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베르베르의 열렬한 팬인 나로선 반가운 소식. 9800원 짜리 책을 6000원대에 구입하는 행운을 누렸다.
책 못 읽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나서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유난히 카메라 셔터 소리가 많은 곳이 있었다. 바로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 운영부스였다. 이 회사는 국내 유명 성우들이 동화나 소설을 재미있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이들이 말하는 내용은 전파를 통해 스마트 기기로 전송된다. 책을 눈으로 못 읽고 점자에만 의존하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차원의 서비스다. 이곳이 주목받은 이유는, 책만 전시한 출판사들에 비해 첨단 기기와 현장 스튜디오를 마련해 차별화를 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책을 읽을 수 있는 체험과, 어린이들을 위한 유명 일러스트레이션 전시는 19일까지 코엑스 1층에서 열린다.
국내최대 도서전시회인 서울국제도서전은 개막식부터 경계가 삼엄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마치 G20 행사장 처럼 검색대가 설치됐다. 그리고 경호원들의 바쁜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이유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참석했기 때문. 김씨는 도서전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왔다. 하지만 사전에 사진 기자 등을 위한 포토라인이 적절하게 마련되지 않아 기자들과 경호원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관람객 일부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성이 오갈 뻔한 개막식 현장,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개막식 시작 이후 발생했다. 정부관계자 등 초청 인사들만 무대 앞쪽으로 자리 배정을 받았다. 취재진은 물론이고 외국인 및 국내 관람객은 뒤로 물러서야 했다. 게다가, 좌석이 없는 개막식이어서 뒤쪽에 선 사람들과 취재진을 앞쪽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결국 국제도서전 개막식은 관람객과 책 만드는 사람이 아닌 고위 인사들의 '집안잔치'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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