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관사로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판화 그림 구경 오세요!"5월 28일 오후 2시 충북 도지사 관사 앞뜰에서 소박하고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다. 여성문화 운동단체인 문화세상 이프토피아가 이주여성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시작한 박재동 화백 순회 전시 4번째 자리가 마련된 것.
작품을 구입한 사람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자리에 이지선 충청북도 도지사의 모습이 보인다. 이지선 충북도지사에게 어떤 작품을 구입했느냐고 물으니 한 소녀가 '선생님 너무 웃겨요'라며 목젖이 보이도록 웃는 그림을 골랐다고 답했다. 이유를 묻자 진짜 "너무 웃기잖아요"라고 대답해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사실은 그 그림이 대표 그림처럼 보여서 골랐다고 한다.
잠시 후 부모와 손에 손을 잡고 온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이 박 화백과 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다. 사진을 찍은 후, 박재동 화백은 가족이 모두 함께 온 다문화 가정부터 가족 사진을 찍듯 가족 그림을 그려 주기 시작한다.
"한국 사람들과 똑같네. 똑같아! " 감탄을 거듭하던 박재동 화백이 막내를 품에 안은 한 엄마에게 묻는다.
"고향이 어디예요?" "우즈베키스탄 옆이요.""그래요? 거기 양꼬치가 참 맛있더군요.""네. 과일도 많고요, 와인도 맛있어요."박재동 화백은 그림을 그려주는 동안 엄마인 이주여성들에게 이런저런 담화로 긴장감을 풀어주며 편안한 대화를 끌어낸다.
2010년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8%를 넘어섰다. 농촌의 경우 5가정 중 1가정은 다문화 가정일 만큼 다문화 가정이 해마다 늘어나지만, 그들의 안전과 정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미하기만 하다. 그런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정의 현실을 알리는 사진전과 영화를 만들기 위해 문화 세상 이프토피아는 박재동 화백의 작품을 기증받아 12군데 순회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기꺼운 마음으로 이주여성들을 위해 작품을 내놓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캐리커처를 그려주며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박재동 화백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외가와 친가 문화가 다르잖아요.두 개의 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다른 문화적 경험을 통해 더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외가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외가의 문화를 부끄러워하거나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사회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이 알리고 접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해요. 그런 일을 하는데 내가 가진 능력이 도움이 된다면 내가 오히려 고마워 해야지요."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이지현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며칠 전 벌어진 베트남 여성의 죽음 앞에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 이제라도 우리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구분의 차가운 시선을 거두고 진정한 다문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시를 위해 애쓰는 것은 주최 측과 박재동 화백만이 아니다. 동국대 유지나 교수도 기꺼이 시간을 할애해 함께하고 있고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와 노화욱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도 하룻밤을 머물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전시를 소개하고 작품 판매를 위해 마음을 쏟았다. 이제 이주여성 문제나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정부 부처 모두가 관심을 지녀야 하는 중요한 쟁점이 된 것이다.
충북 전시는 오는 6월 2일(목)까지 충청북도 도지사 관사에서 계속되며 작품 판매수익금은 이주여성 사진 전시 기획과 영화작업 기금으로 사용하게 된다. 전시는 다른 지방 순회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주여성을 위한 박재동 화백 순회전시는... |
문화세샹 이프토피아가 이주여성의 행복한 삶을 주제로 기획했고 자인제노 갤러리와 혐력해 지방 순회전으로 열리고 있다.
4번째 순회전
아시아의 행복한 동행 이주여성을 위한 박재동 화백 순회 전시 장소: 충청북도 도지사 관사(청주시 대성동) 날짜: 5.28(토) - 6. 2(목) 주최: 청주이주여성인권센터. (사)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주관 : 자인제노 갤러리 후원; 충청북도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한국여성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