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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홍영표 민주당 의원실은 '일하는 자부심을 살리는 최저임금 개선'이라는 주제로 8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홍영표 민주당 의원실은 '일하는 자부심을 살리는 최저임금 개선'이라는 주제로 8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 이호영

요즘 우리는 불확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안한 일자리가 대표적인 예다. 고용이 보장되지 않은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정규직마저도 정년이 보장되지 않아 힘들다. 각 노동자의 불안은 가정의, 사회의 불안이 된다.

법정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게 여론의 흐름이다.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홍영표 민주당 의원실은 '일하는 자부심을 살리는 최저임금 개선'이라는 주제로 8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에 앞서 참여정책연구원과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는 지난 1월 27일 '비정규직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연 적이 있다.

[현상] 각종 지표,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 불명예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 ⓒ 이호영
토론회의 사회자로 나선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는 최저임금 제도를 '분배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최저임금은 국민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누리려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이제 국가가 노동자 개인이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어느 정도까지 예우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운을 띄웠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큰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건 구체적인 수치로도 드러난다.

발제자로 나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 노동소득 분배율이 2006년 61.3%에서 시작해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이면서 2010년 59.2%까지 떨어져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커졌고 ▲ 저임금계층이 2008년 25.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이며 ▲ 시간당 최저임금 또한 2008년 당시 3770원으로 체코·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과 함께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많은 문제를 보이는 최저임금이지만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 소장은 "법정 최저임금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최저임금 미달자가 2010년 8월 기준으로 196만 명"이라며 "정부가 책임져야 할 공공 행정 부문에서 5.4%인 11만 명이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노항래 참여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때 최저임금 인상률은 8~13% 수준이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2~6%에 그치고 있다"며 "세계적 경제 위기가 있긴 했지만 최저임금을 3년째 매우 낮게 책정한 건 눈에 띌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를 대표한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의 최저임금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별로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본부장은 "2000년부터 최저임금은 연평균 9% 이상의 고율 인상을 거듭했다"며 "최저임금으로 수혜를 받는 근로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최저임금 영향률은 2000년 1.1%인 5만 4000여명에서 2010년 15.9%인 250만 여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10년 프랑스의 최저임금 영향률은 12.9%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은 2~3%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재계의 최저임금이 높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견이 나왔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실질최저임금인상률은 6.4%로 같은 기간 평균 물적노동생산성상승률인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2010년은 물가상승률인 2.9%에도 미치지 못하는 2.75% 오르는데 그쳐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인상률을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원인] 제대로 된 노동 정책의 실종과 소홀한 관리 감독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 이호영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저임금을 비롯한 노동 문제가 커지는 추세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이후 계속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노동 정책이 실종됐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느슨한 자세도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이 최저임금과 엮여 있어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제도를 보완하는 법안을 냈으나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근본적으로 제도가 허술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제자인 김유선 소장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너무 높은 금액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어서"라며 "적발돼도 차액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규제가 있으나 마나"라고 말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당국의 감시 소홀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김 원장은 "중소 산업체가 많아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근로 감독관이 많아져 보다 철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비춰보면 고용노동부가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일침을 놨다.

[대책]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올려야





토론자들은 최저임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데 대체로 뜻을 같이했다.

김유선 소장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2010년 28.7%에 그쳐 OECD 평균인 3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재계를 대표한 김동욱 경총 경제조사본부장만이 50% 수준을 법제화하는 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노항래 참여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당장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면서도 "최저임금 전체노동자 정액급여 대비 50% 실현을 위한 5개년 계획 등 구체적인 중기 계획이 수립된다면 최저임금 현실화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
홍영표 민주당 의원 ⓒ 이호영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개선이 '고용친화적인 복지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도 과거와 달리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5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적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성과를 내는 게 목표지만 내년 총선·대선을 통해 획기적인 인상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며 "진보개혁진영이 힘을 모으면 최저임금을 화두로 만들어 단숨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최저임금 결정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 측 인사와 사용자 측 인사, 공익위원이 각각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동계는 공익위원 자리에 사실상 노동부 관계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재계는 노사 측 위원이 너무 많아 공익위원으로만 표결해도 충분하다는 자세다.

이에 대해 김유선 소장은 "노동부에서 일방적으로 공익위원을 선임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독립된 행정기구로 나서거나, 미국처럼 국회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방법도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와 법 조항 정비도 필요하지만 대기업 등 특정 기업을 지목해 집중 단속하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8일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토론자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8일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토론자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 이호영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고용 창출에 문제만 생기는 건 아니라는 흥미로운 주장도 나왔다. 김 소장은 발제문에서 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이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지 않으면 고용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50% 수준까지 올라가면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올라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소득양극화, 분배구조 악화, 빈곤 심화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았던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는 토론회를 정리하면서 "노동시장의 변화가 심하지만 불합리한 최저임금 제도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야당이 정책 연대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국민참여당#민주당#민주노동당#참여정책연구원#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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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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