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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경북본부, 공공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경북본부, 공공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 조정훈

경산삼성병원이 법원과 체결한 고용보장 합의 이행을 놓고 옛 경상병원 노조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상병원 정상화와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1박2일간 공동실천투쟁에 돌입해 병원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와 경상병원 공투본은 16일 오후 조합원 등 250여 명이 모여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임금저하 없이 전원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수석부위원장은 "자본이 모든 것을 다 가지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자본이 노동자 없이 자본일 수 없고 경산삼성병원도 경산시민 없이 운영될 수 없다"며 "경산시민의 염원인 경상병원 노동자들을 전부 고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산지부 최기석 조직부장은 "병원이 채용한 62명 가운데 단 한 명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1년 계약한 비정규직"이라며 경산삼성병원이 고용보장합의서 내용을 무시하고 경상병원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조직부장은 경산삼성병원이 지역을 위한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며 "그 예로 돈이 안되는 재활의학과와 산부인과는 없는 무늬만 종합병원"이라며 "심지어 환자식당도 외주화로 돌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병원노조 신은정 분회장도 "계약직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1, 2년만 일하고 쫒겨난다면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연속성이 떨어져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불보듯 뻔한다"고 말하고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해야 하는 응급의료센타 대신 응급실만 운영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기능을 포기한 돈벌이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산시청에서 경산오거리를 지나 경산시장을 돌아 경산삼성병원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거리선전전을 벌였다.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산시청에서 경산오거리를 지나 경산시장을 돌아 경산삼성병원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거리선전전을 벌였다. ⓒ 조정훈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친 노동자와 시민들은 경산오거리를 지나 경산시장을 거쳐 경산삼성병원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선전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경상병원이 문닫기 전까지 남아있던 직원 전원을 모두 고용하는 조건으로 병원을 인수한 근원의료재단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병원도 고용승계를 바라는 직원들을 고소고발로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리선전전을 마친 시민들은 경산삼성병원 앞에 천막 20여 개를 치고 1박2일의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저녁식사를 마친 후 촛불집회를 갖고 병원이 전원 고용에 합의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노숙농성에는 200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산삼성병원 앞에 천막을 치고 1박2일간의 결의대회를 가졌다.
경상병원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산삼성병원 앞에 천막을 치고 1박2일간의 결의대회를 가졌다. ⓒ 조정훈

 

한편, 경상병원 노조에 따르면 경상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가 지난 2월 8일 경산시민 5천여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경산시청과 경산삼성병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산삼성병원은 받을 이유가 없다며 거절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책상위에 놓고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기자가 병원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구하자 "노코멘트"라며 대답을 거절했다.

 

경상병원 사태에 대해 경산시청도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이태암 부시장은 "서로 양극단으로 가고 있어 시가 비집고 들어가 조정할 틈이 없다"면서도 팀을 꾸려서라도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의 일자리 창출과 병원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거부하고 리모델링을 방해한 자에 대한 고용의무가 없다는 병원과 어떤게 리모델링 방해인지에 대한 원칙이 없고 전원 고용을 보장한 만큼 고용보장에 합의해야 한다는 노조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해결이 쉬워보이지 않는다.


#경산삼성병원#경상병원#고용보장합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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