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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병 형님들 떠나는 날은/거리마다 국기가 펄럭거리고/소리 높이 군가가 울렸습니다/…/'반자이' 소리는 하늘에 찼네/나라를 위하여 목숨 내놓고/ 전장으로 가시려는 형님들이여/부디부디 큰공을 세워주시오/우리도 자라서, 어서 자라서/소원의 군인이 되겠습니다/굳센 일본 병정이 되겠습니다."

 

이는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년)가 1942년 8월 조선금융조합연합 기관지인 <반도의 빛>에 발표한 "지원병을 보내며"라는 작품이다. 경남 창원시가 이원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에 예산을 지원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기념사업 지원 중단' 등을 촉구했다.

 

 민생미주창원회의, 마산진보연합,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마창진환경연합, 창원여성회, 경남고용복지센터, 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시민모임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생미주창원회의, 마산진보연합,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마창진환경연합, 창원여성회, 경남고용복지센터, 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시민모임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승오

 

민생민주창원회의, 마산진보연합,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마창진환경연합, 창원여성회, 경남고용복지센터, 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시민모임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원수선생기념사업회는 올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에 대해,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지난 1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에 대한 창원시의 재정지원 즉각 중단과 도시브랜드 사업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아직 창원시는 예산 지원 중단을 밝히지 않고 있는 속에,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한 것.

 

대책위 "박완수 시장은 꿀 먹은 벙어리마냥"

 

대책위는 "박완수 시장은 지금까지 꿀 먹은 벙어리마냥 묵묵부답이다"며 "박 시장의 이런 태도는 이원수 기념사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담대한 사업 계획을 발표하던 당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박완수 시장의 대답을 꼭 들어야 하는 이유는 이 기념사업에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고, 시민들의 상식적이 가치관에 반하는 이원수를 기념하는 여러 사업을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보고 들어야 하는 데서 오는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가 엄청 클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대책위는 "이원수의 친일 논란은 10여 년 전 이미 한차례 있었고, 지난해에 발행된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이 올라있다. 물론 우리도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것만으로 모든 것을 단순하게 흑백으로 가를 생각은 없다"라며 "그러나 이런 인물들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기념사업을 하게 되면 말썽이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대책위는 "시장이 개인적으로 이원수의 친일문제를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전혀 몰랐는지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다"며 "만일 박 시장이 이원수의 친일문제를 잘 알면서도 이런 일을 했다면 박 시장의 역사관, 국가관, 가치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고 혹시라도 잘 모르고 했다면 시정책임자로서 무지함과 기초적 확인조차 하지 않은 업무태만과 예산낭비 등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원수를 창원시의 대표브랜드로 삼겠다는 것은 자유, 정의, 인권, 평화와 같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진 전 세계인들의 비웃음을 살 일이며 나아가 박완수 시장뿐만 아니라 죄 없는 창원시민 모두를 망신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친일문인 이원수#창원시#열린사회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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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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