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야권단일정당을 부르짖으며 거리에 선 지 96일만에 7만3000여명을 끌어 모은 '백만송이 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가 "왜 이 일에 나섰는지"를 털어놓았다. 문 대표는 23일 저녁 경남 함안에서 강연하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2009년 5월 23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있었기에 그렇기도 했다. 지난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면서 인간 노무현에 대해 말했다. 그때 글을 쓰기 위해 정말 긴 시간을 고민했다. 그 양반은 자식보다 어린 전경한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주저앉아 풀은 왜 뽑았는지. 3주 동안 공연했다. 대구에서 콩이면 대전과 광주도 콩이어야 한다."

 함안무지개연대는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를 초청해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이상익 전 한국도로공사 감사와 문성근 대표,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
함안무지개연대는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를 초청해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이상익 전 한국도로공사 감사와 문성근 대표,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 ⓒ 윤성효

지난해 추모공연 마지막 무대는 6·2 지방선거 전 창원에서 열렸다. 당시 추모 공연은 비가 억수로 내리는 속에 진행되었는데, 그는 당시 후보였던 김두관 경남지사와 나누었던 짧은 대화를 소개했다.

"수천명이 우비를 쓰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당시 김두관 후보가 왔는데, 그는 '이번에 떨어지면 정말 정치를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몇 번째냐고 물었더니 7번째라고 하더라. 노 대통령은 3번 떨어졌다. 그 추모공연에서는 선거 때였기 때문에 공연하면서 김두관 후보를 거명하지 못했다."

지방선거 하루 전날인 6월 1일 문 대표는 진주와 창원 일대를 돌며 유세를 벌였다. 경남과학기술대(진주) 앞에서 가졌던 유세를 언급했다.

"경남에 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울부짖었다. 정치인 노무현이 지역대결구도와 싸우다가 돌아가셨는데, 노무현 한 사람으로 부족하냐. 그렇다면 김두관도 죽이라고 했다. 울부짖으면서 금방 사죄했다. 그제야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유서가 달리 보였다."

문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뵌 게 2008년 가을 봉하마을에서 였다"면서 "당시 노 대통령은 맥주를 드시면서 '내가 왜 여기 왔겠나, 열린우리당을 전국 정당으로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 주려고 왔다, 그런데 공중분해 되어 허망하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유서에 보면 집 가까운데 작은 비석 하나 세우라며, 오래된 생각이라고 해놓았다. 처음에는 대통령이 이 나라가 얼마나 싫었으면 국립묘지를 거부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김두관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나니 눈물이 났다. 또 떨어질 텐데 하는 생각에서다. 그때 유서가 달리 보인 것이다. 그 말은 당신은 죽어서도 지역구도를 넘어가는데 기여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오랜 생각이라는 말은, 봉하로 내려가면서 거기에 묻혀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문성근 대표는 "유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니 제가 그렇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가 뭔데, 배우 해서 뭐할 건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저 양반은 저렇게 해서 세상을 떠났는데…"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야권단일정당 기치를 내걸고 길거리에 나선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야권단일정당은 가능하다"

문성근 대표는 야권단일정당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변화가 나타났다, 여․야 불문하고 삽질이 사라지고 복지가 대두한 것"이라며 "경남을 비롯한 곳곳에서 지역대결 구도가 완화되었다,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정당의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는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했다.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는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그는 "'3당합당' 하면서 호남은 고립됐다, 고립되는 사람들은 똘똘 뭉치는 길 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 민주당 구조는 역사의 산물로, 인정해야 한다"며 "지금 역사를 3당합당 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민주당 구조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깨어 있는 시민이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정당 스스로 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만 합치는 것은 그다지 파괴력이 없다, 국민참여당이 포함하는 통합은 파괴력이 있다, 대선 후보가 하나 있어서 그렇다"면서 "현재 구도로 보면, 야당 안에서 출마자가 겹칠 경우 연대를 하더라도 탈당해서 출마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는 정치 신인과 작은 정당은 불리하고, 최선의 후보가 뽑히지 않을 수 있으며, 탈락된 후보의 정당이나 당원, 지지자들은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정치에서 '지분 협상'을 죄악시 하면 안된다. 일정 정도 지분 협상을 한다고 할 경우 전략공천으로 감당할 수 있고, 비례대표제도로 감당할 수 있다. 가령 민주당과 진보정당 간에 민주적 경선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어느 정도 비율로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을 경우, 지역에서 경선을 거쳤는데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의 후보가 적다고 할 경우 비례에서 일정 정도 보증해 줄 수 있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친박'과 '친이'가 결투를 벌이고 있다. 개헌 논의 '의원총회'에 몇 명이 왔느니,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정책에 서명이 몇 명 했느니 하면서 따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장 받을 때는 대통령한테 잘 하겠다고 하겠지만, 선거전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겠느냐. 정권심판론이 나올 건데, 그러면 바로 날아간다. 그러면 박근혜씨한테 붙어 '정권심판론'이 아니라 '미래비전선택'으로 돌려놓으려고 할 것이다. 2012년 총선은 박근혜씨가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

문성근 대표는 "선거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의 삶은 감동이 있었다, 이익이 없을 게 뻔한 데도 희생한 것이다"라며 "지금 감동 있는, 드라마가 있는 사람이 있나, 김두관 지사는 드라마가 있다, 그런데 김 지사는 다음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휘할 건데, 우리 쪽은 지지고 복고 싸울 것이다, 끔찍하다, 그래서 열심히 제안하고 토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명령 운동은 모든 정당을 돕는 운동이며, 정당을 민주화하고 정상화 하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를 한 단계 높이는 운동"이라며 "민주진보정당들이 4당, 5당으로 존립하기 위해 발버둥 칠 것이냐, 모이면 '진보 블록'이 반은 된다, 선거 몇 번 하면 진보세력은 더 확장되는 것이다, 진보세력 집권하면 남북관계도 완화되고, 지역구도도 완화되며, 조선일보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 미국 민주당도 연합정당이다"라고 강조했다.

 함안무지개연대는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를 초청해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함안무지개연대는 백만송이국민의명령 문성근 대표를 초청해 23일 저녁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 윤성효

그는 "백만송이국민의명령에 10만명이 모이면 공격적으로 움직여 볼 것"이라며 "그러면 동의하는 정치인과 '비정당적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깨어있는 시민이 조직에 들어가서 힘을 발휘하는 게 답인데, 들어갈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당은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솔직해 지자는 것이다. 거리에 선지 오늘로 96일째다. 시민들이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못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방법이 없는 것이기에 나선 것이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고백만 하면 된다. 작은 정당이 5개인데, 백성들이 광야에 모여 소리치는 거다. 따로 있지 말고 다 나와서 크게 해야 한다고 소리 쳐야 한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12월인데 올해 가을까지 이 운동이 결판나야 한다, 4․27 재보선이 끝나면 비민주대통합이냐 야권연대냐를 두고 대대적인 토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승산이 높다, 정당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백성이 나선 것이기에 '민란'이고, 그것은 '시민혁명 정신'이다, 오늘은 민란이라 부르지만 나중에는 '성공한 시민혁명'이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는 함안무지개연대(대표 정금효)가 마련했는데,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과 이상익 전 한국도로공사 고문, 김주석 함안군의원 등도 참석했다. 함안문화원 강당에서 열렸는데 일부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함안 출신인 장영달 전 의원은 "영화배우인데,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도록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국민의명령#문성근 대표#함안무지개연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