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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27일 대법원 판결로 민주당 소속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의원(전남 순천시)의 지사직과 의원직 상실이 확정됨에 따라 이번 4·27 재보선은 전국을 아우르는 선거로 정치적 비중이 격상됐다. 이에 따라 여야의 선거 채비도 본격화 하고 있다.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선거는 모두 6곳이다. 강원도지사 재선거와 경기 성남 분당을·경남 김해을·전남 순천 국회의원 재보선, 울산 중구와 동구의 기초단체장 재선거 등이다.

강원지사 재선거는 민주당이 수성에 나서고 한나라당은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지사에게 패했던 이계진 전 의원과 엄기영 전 MBC 사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직 MBC 사장의 대결, 엄기영-최문순 빅매치 이뤄질까

 엄기영 전 MBC 사장(왼쪽)과 최문순 전 MBC 사장
 엄기영 전 MBC 사장(왼쪽)과 최문순 전 MBC 사장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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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민간단체지원협의회장을 맡은 엄 전 사장은 춘천고 동문회 등 지역 내 행사를 부지런히 챙기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에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사전 선거운동 논란도 불거졌다.

민주당은 마땅한 후보군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최문순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엄 전 사장과 같은 강원도 춘천 출신에 역시 MBC 사장을 지냈다. 한나라당에서 엄 전 사장이 공천 받고 최 의원이 민주당 간판으로 나설 경우 춘천고 선후배와 MBC 선후배의 대결이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최 의원 측은 고개를 저었다. 최 의원 측은 "본인이 언론방송 전문성 차원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는 점에서 국회를 떠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MBC와 춘천고 선후배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은 예비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 판사 출신 김기홍 변호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비례대표인 조윤선 의원이나 정운찬 전 총리 등 새 인물을 내보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병욱 분당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여기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신경민 전 MBC 앵커 등도 거론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고향 김해을, 청문회 낙마 김태호 출마하나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사진은 지난해 8월 29일 오전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울 광화문 한 오피스텔 현관에서 준비된 총리 후보 사퇴문을 발표한 뒤 떠나고 있는 모습.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사진은 지난해 8월 29일 오전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울 광화문 한 오피스텔 현관에서 준비된 총리 후보 사퇴문을 발표한 뒤 떠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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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의 가장 큰 변수는 총리로 지명됐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 여부다. 김 전 지사쪽에서는 출마 뜻이 없다고는 하지만 민주당 등 야권 후보 결정 여하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후보군으로는 곽진업 전 국세청장,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 등이 꼽힌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하고 야권 연대를 무리없이 이끌어낼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해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민참여당은 노 전 대통령의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경남도당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김근태 김해 진보정치연구소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전남 순천은 허상만 전 농림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부 장관, 정순균 전 국정홍보처장, 조재환 전 의원, 허 선 전 공정위 사무처장, 박상철 경기대 교수,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0여명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재보선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강남을의 공성진 의원과 노원갑의 현경병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 받은 상태다. 대법원이 재보선 한 달 전인 3월 27일 이전에 원심을 확정할 경우 재보선 지역은 최대 1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니총선 된 재보선... 손학규 vs. 안상수, 지면 치명상

 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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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전국 선거로 치러지는 4·27 재보선 결과는 여야 정치권의 역학관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게 될 이번 재보선에서 '보온병', '자연산' 발언으로 당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패배할 경우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2012년 총선을 안 대표 체제로 치를 수 없다는 기류가 당내에 확산될 경우 조기 전당대화에 대한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 취임 후 첫 선거를 치르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이번 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도 그가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무난한 당선이 예상되는 전남 순천을 제외하더라도 김해을과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거센 한나라당의 도전을 뿌리치고 '수성'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참여당도 새 당대표로 유력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이번 선거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여 민주당과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국민참여당은 3월 12일 전당대회를 이곳에서 여는 등 첫 국회의원 당선자를 내 '원외 정당'의 설움을 씻겠다고 벼르고 있다. 참여당은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합의를 거론하면서 민주당에 김해을 양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손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 국면에서 당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였던 김진표 의원과 유 원장의 후보단일화를 막후에서 이끌어낸 바 있어 두 사람의 인연이 이번 야권 연대 협상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통합을 추진 중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지지기반이 강한 울산 중구와 동구 기초단체장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손학규-유시민, 야권 연대 시험대

이번 재보선에서 '친노'의 역할도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이광재 지사와 비서관 출신인 서갑원 의원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직을 잃었다는 점, 또 '박연차 게이트' 관련 수사를 받다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김해을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친노'가 다시 한번 선거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면서 다시 한번 '노풍'의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출신 모임인 청정회(회장 이용섭 의원)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이명박 정권이 정의롭지 못한 사법부의 판단을 앞세워 아무리 진실을 덮고 국민을 속이려 해도 국민들은 1월 27일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광재 도지사, 서갑원 의원과 함께 당당하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며 참여정부를 세운 일등공신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 꼭 이깁시다. 넘어지고 자빠져도. 다시 일어나! 당당하게 살아남자!"며 의지를 다졌다.


#이광재#손학규 #노무현#유시민#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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