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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철폐 울산시민대책위가 컨테이너 박스로 막혀 있는 현대차 울산공자 정문앞에서 회사측의 조건없는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비정규직철폐 울산시민대책위가 컨테이너 박스로 막혀 있는 현대차 울산공자 정문앞에서 회사측의 조건없는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현대차가 시민사회단체·진보정당 등의 "조건없이 즉각 교섭에 임해야 한다"는 잇따른 요청에도 전혀 응하지 않는 가운데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울산1공장 점거파업을 벌인지 7일로 23일 째가 됐다.    

 

비정규직노조의 파업 기간 중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대의원을 중심으로 농성 조합원에게 어렵사리 먹거리를 제공하고 회사 측의 농성장 진입 등을 막아내며 연대해 왔다. 하지만 지난 6일 현대차정규직노조 지부장이 비정규직노조의 농성 해제를 언급해 비정규직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6일 확대운영위를 열고 '금속노조의 총 파업 동참여부를 묻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8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특히 8일 이전 교섭 창구가 개설되면 현대차지부 (찬반 투표를 위한) 총회 소집을 연기하고 비정규직노조는 1공장 농성장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의결, 7일 공지했다.

 

비정규직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비정규직노조의 입장과 다른 결과가 공지되고 보도되고 있다"며 "불법파견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없이 1공장 거점 농성을 해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에 대한 정확한 보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노조 이경훈 지부장이 비정규직노조 이상수 지회장에게 '확대운영위에서 결정됐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 자리서 이상수 지회장이 '농성해제와 관련된 것은 비정규직노조에서 결정할 부분인데, 정규직노조 확대운영위에서 결정한다면 지부에서 전부 책임지고 가겠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비정규직노조의 주장에 정규직노조 지부장이 '금속노조 총파업은 한다 하더라도 동력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 결국 그것은 현대차노조가 움직여야 하는데 총회가 부결되어서 욕을 먹는 거나, 지금 욕을 먹는 거나 현대차노조가 욕먹는 것은 똑 같다. 교섭과 관련된 것과 비정규직과 관련된 것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규직노조 지부장의 언급은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 여부를 묻는 정규직노조의 8일 찬반투표가 부결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것으로,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벌써 "부결 분위기가 높다"고 보도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노조 지부장이 제안해 확대운영위에서 통과된 농성중단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의지를 꺾고,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막는 등 불법파견 투쟁을 교란시켰다고 규정한다"며 "이는 860만 비정규직노동자의 희망을 송두리째 망쳐버리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노조는 또 "정규직노조 확대운영 위원에게 확인한 결과, 이경훈 지부장이 '비정규직노조 이상수 지회장의 면담 요청이 있어 면담을 한 후 확대운영위 결정을 확정하자고 얘기했다'고 했다"며 "비정규직노조 지회장은 면담을 요청한 적이 없고, 이 지부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공장 거점파업을 풀지 않으면 협의조차 진행하지 않겠다'는 현대차 사측과 일방적으로 거점파업을 풀 것을 협박하는 이경훈 지부장 사이에 차이가 없다"며 " 두 노조가 엄연히 다른 독자적 조직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운영위 결정내용이 '농성을 풀어라'는 것은 내용과 형식상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금속노조, 정규직노조, 비정규직노조 등 3주체가 논의를 해 왔고, 최종적인 회의를 하기로 한 바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정규직노조 확대운영위의 결정을 비정규직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점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규직노조 이경훈 지부장이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 모두에게 사과하고, 해명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현장 조직 관계자는 "정규직노조 지부장이 '비정규직노조가 농성을 풀어라'고 하는 것은 회사측에게는 큰 짐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있는 비정규직 철폐라는 사회적인 요구와 부딪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통상 금속노조가 긴급히 총 파업 결정을 하면 산하 지부는 찬반 투표 없이 동참한다"며 "현대차노조 집행부가 찬반투표를 한다는 것은 전체 조합원 의견을 묻고 동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면 긍정적이지만, 부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찬반 투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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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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