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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현대차의 폭력진압 소식이 알려진 후 오후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진보정당 등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5일 현대차의 폭력진압 소식이 알려진 후 오후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진보정당 등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민주노총 울산본부

 

법원의 잇따른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하청업체 동성기업의 폐업을 강행하자, 15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16일에도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주·야간 맞교대인 현대차 울산공장의 전체 근무자는 5만여명으로 이중 파업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원은 1600여명. 야간조 800여명은 15일 저녁부터 파업을 벌였고 주간조 800여명이 16일 아침 파업에 동참하면서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 내 1공장이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15일 현대차가 동성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 해제 과정에서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 관리자들, 쇠붙이 던지며 온몸에 소화기 뿌려"

 

농성하다 부상당한 동성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30분, 30여명의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던 시트공장에 농성인원의 10배가 넘는 300여명의 관리자 등이 소화기를 터뜨리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며 비정규직들을 제압했다. 특히 쇠로된 볼트와 너트, 용접 프레임을 비정규직들을 향해 던지며 진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관리자는 쇠로 된 용접프레임을 모서리가 향하게 던져 비정규직 J씨가 머리에 맞아 9바늘을, L씨는 7바늘을 꿰맨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노조는 "오전 6시 30분쯤 사측 관리자 300여명이 들이닥쳐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더니 급기야 소화기를 던지기까지 했다"며 "소화기에 맞아 쓰러진 비정규직 얼굴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 온 몸에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발로 밟았다"고 전했다.

 

15일 모두 1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현재 6명이 울산의 각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있다.

 

현대차 파업 왜 발생했나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은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이 낸 소송에서 "2년 이상 일한 현대차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어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이 낸 소송에서도 11월 12일 서울고등법원은 정규직 인정 판결과 함께 사측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잇따른 법원 판결에도 현대차는 비정규직노조과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심지어 15일 여러 하청업체 중 하나인 시트공장 내 동성기업 폐업을 단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폭행 당하고 경찰에 연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정규직노조는 당초 15일 잔업 거부만 한다는 방침을 바꿔 오후 1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그렇다면 왜 동성기업 한 곳을 폐업했을까. 보수언론을 비롯한 대부분 언론들은 "내부 사정 때문에 폐업하는 동성기업"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관련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정이 다르다.

 

현대차 정규직노조 복수의 조합원은 "지난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이후 비정규직의 집단행동을 우려한 회사 측이 하청업체에 단속령을 내렸고, 그중 노조가입율이 높거나 비협조적인 한 곳을 시범케이스로 골라 폐업토록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기업은 전체 60여명의 직원 중 30여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특히 이들이 동성기업이 폐업하고 들어서는 새로운 기업과의 근로계약서 작성 요구를 거부하자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것. 또한 시트공장이 완성차 공장과 떨여져 있어 노조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편 15일 저녁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는 민주노총,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가 현대차의 정규직화 실천을 요구하고 폭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소식을 듣고 긴급 집회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대법원과 고등법원이 정당함을 판결해 이길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구비됐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시민들과 정부의 장관들을 만나고 토론해 불견파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이 있는 울산 북구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약 4조원을 내 걸었다"며 "현대차의 유보금이 8조원에 이르는데, 이 돈은 비정규직에게 제대로 임금 주지 않고 착취해서 모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 돈이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고도 남는다"며 "현대차 사내하청 정규직화 투쟁은 이 사회 신종 노예제도인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투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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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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