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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헬스클럽동호회의 성인봉 등반 방어회 입니다. 맛있어 보이죠?
울릉헬스클럽동호회의 성인봉 등반방어회 입니다. 맛있어 보이죠? ⓒ 배상용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뱃살에 미칠 지경이다.

"자기야... 이래선 정말 안 되겠다."
"또 와?"
"자기 뱃살 말이다."

집사람의 뱃살 얘기에 나도 가만히 듣고만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봐도 이 정도면 위험신호가 오지 않나 싶을 정도다. 바지 허리 치수가 36인치, 그냥 배둘레만 잰다면 38인치 정도는 너끈할 것 같다.

"자기야. 다른 건 몰라도 우리 토요일에 한 번씩은 등산을 하자. 전번 주에도 정화매골 가니깐 안 좋더나? 아침에 출근한답시고 나가서 저녁에 12시나 되서야 술 먹고 들어오니 안주에 술에 그 칼로리가 다 어디 가겠노?"

마침, 내일이 집사람이 나름대로 열심히 다니고 있는 울릉헬스클럽 동호인들이 성인봉 등반을 한다고 한다. 내친김에 실행에 옮기자. 앗싸.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PT병으로 만든 소주잔, 맛도 죽입니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PT병으로 만든 소주잔, 맛도 죽입니다 ⓒ 배상용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등반코스의 위험구간마다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등반에는 큰 위험성이 없습니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등반코스의 위험구간마다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등반에는 큰 위험성이 없습니다 ⓒ 배상용

다음날 오전 10시 버스에 단체로 무작정 올라탔다. 예전 같았으면 휴일의 이 시간이면 꿈나라일 게다. KBS방송국 코스에서 출발했다. 출발한 지 20분 정도? 벌써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헉헉. 남들은 1시간 30분 정도면 성인봉까지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하는데 필자의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 2시간 30분이다.

"좀 쉬었가 가시더. 헉헉... 이대로 가면 아예 못 일어 나니더."

필자의 외침은 아랑곳없이 벌써 선두는 까마득히 보이지도 않는다. 울릉산악회의 여성회원인 형수가 깔깔대고 웃으며 "오늘 동생은 내가 책임질게" 천천히 가자며 먼저 앉는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래도 집사람은 같이 있을 줄 알았두만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젠장, 세상에 믿을 인간 하나도 없네.

정상에 가까워올수록 더욱 가파르다. 보다 못한 형수님이 이젠 아예 필자를 등 뒤에서 손으로 밀어준다. 우와~한결 낫다. 좋긴 하다만 나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여자가 성인봉에 올라가는데 밀어서까지 데리고 올라가는 내 모습이 어째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성인봉 등반중에 만난 관광객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성인봉 등반중에 만난 관광객들 ⓒ 배상용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성인봉등반중에 이런 저런 얘기들도 나눕니다. 별 얘기들이 다 나오죠..^^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성인봉등반중에 이런 저런 얘기들도 나눕니다. 별 얘기들이 다 나오죠..^^ ⓒ 배상용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성인봉 정상을 50m정도 남겨놓고 방어회와 한잔 합니다. 다 올랐다는 성취감과 함께.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성인봉 정상을 50m정도 남겨놓고 방어회와 한잔 합니다. 다 올랐다는 성취감과 함께. ⓒ 배상용

이렇게 쉬었다가 다시 오르고 10번은 족히 쉬며 오른 것 같다. 드디어 정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회원들이 저마다 싸들고 온 음식을 죄다 내놓는다. 돼지고기 수육에 김밥, 찐밤, 과일에 양주, 소주까지. 그런데 방어회까지 있다. 봉지에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부어 봉지에서 버무린다.

눈치 빠르게 자리 차지하고 소주 한 잔을 먼저 들이킨다. 그리고선 방어회를 한 입. 우와~ 머 이런 맛이 있노? 정말 죽인다. 1년 365일에 거의 320일을 술을 마시는데 살다 살다 이런 회 맛은 처음이다. 정신없이 먹었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멀리 보이는 말잔등. 멀리 동그랗게 보이는 구조물이 있죠? 하산길에는 저곳으로 코스를 계획 했답니다. 갈길이 머네요.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멀리 보이는 말잔등. 멀리 동그랗게 보이는 구조물이 있죠? 하산길에는 저곳으로 코스를 계획 했답니다. 갈길이 머네요. ⓒ 배상용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드디어 정상 입니다. 밝은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드디어 정상 입니다. 밝은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 배상용

"산에 올라와서 땀흘리고 정상에 올라 먹는 소주 한 잔에 싱싱한 회 맛. 죽이재? 이런 맛에 등산하는 거 아이가?"

산악회 회원인 선배님이 한 소리 거든다. 정말 그런 모양이다.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욕에 땀은 흘러 나른하고 거기에 소주 한 잔을 하니 온 몸이 풀리는 기분이다. 거기에 두 다리는 묵직한 게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한 것 같다. 집사람한테 슬며시 앉아 한 마디 건넨다.

"나영이 엄마. 우리 다음주에 또 오자. 정말 기분 최고다, 그쟈?"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등산길에서 뜯은 엉겅퀴, 돼지수육에 싸서 먹으니 향이 죽입디다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등산길에서 뜯은 엉겅퀴, 돼지수육에 싸서 먹으니 향이 죽입디다 ⓒ 배상용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 하산길에 말잔등 헬기장에서 한컷
울릉헬스클럽 동호회의 성인봉등반하산길에 말잔등 헬기장에서 한컷 ⓒ 배상용

전국의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육지에서도 산에 올라 이렇게 먹는지는 모르지만 기회되서 울릉도 오시면 부둣가에 가서 회 사들고 성인봉 한번 올라보세요. 정말 죽입니다. 하하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울릉도닷컴>현지 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성인봉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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