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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이 지역 MBC 통폐합을 강행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MBC는 지난 10일 임시주총을 열어 창원-진주 MBC의 합병안건을 날치기 처리한 데 이어 조만간 방통위에 변경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역 MBC 구성원과 지역주민들의 반대의견을 묵살한 채 강제통폐합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MBC는 지역사 강제통폐합의 이유로 통합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경영효율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MBC는 이런 효과를 입증할만한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창원과 진주 MBC의 경영상황은 어떤지, 양사 합병을 통한 경영개선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미래 방송환경 변화를 고려한 지역 MBC의 전략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검증된 적이 없다. 강제 통폐합을 밀어붙이기 위해 2013년까지 진주MBC의 현금흐름을 의도적으로 축소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방적인 강제합병은 MBC의 공공성을 훼손할 게 분명하다. 우선 지역방송의 생명인 지역성 구현이 위축될 것이다. 현재의 방송권역에서조차 지역성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하는 방송기반에서 광역화가 이뤄지면 지역성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지역MBC 통폐합으로 남는 광고재원이 신규 종편 채널에 흘러들어 가게 될 것이란 우려도 터져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공영방송의 재원기반이 상업방송으로 이전되어 방송 사유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방송의 황폐화를 가져올 것이 명백하다.

더군다나 MBC의 지역 MBC 강제합병은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조차 밟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통폐합 추진에 앞서 해당 구성원들에게 합병추진의 이유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MBC 사측은 지역 MBC 구성원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귀를 막고, 도리어 탄압으로 맞서고 있다. 창원-진주 MBC의 합병계약 체결을 위한 주주총회 역시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날치기로 얼룩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주민과 시청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지역방송은 지역 주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해 온 지역사회의 공공재이다. 공영방송을 자임해 온 MBC가 지역 방송국을 해산하고, 방송권역을 변경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지역의 주민과 시청자들을 배제한 것은 방송의 존립근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공영방송의 지역방송 정책이 고작 사장 개인의 연임을 위해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MBC의 변경허가 심사에 착수할 것도 없이 졸속적인 창원-진주 MBC 합병안에 대해 불허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업자의 일방적인 횡포로부터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방통위의 역할이고 존재이유이다.

특히 고사 직전의 지역 언론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절차는 더욱 충분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역주민과 시청자를 배제한 일방적인 통폐합은 있을 수 없다. 방통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진주 MBC#김재철#김종국#강제통폐합#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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