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수락산과 불암산이 이어지는 서쪽산자락 아래 평지, 맞은편에는 도봉산이 마주보고 서있는 평야지대, 지금은 아파트가 빼곡하게 자리 잡은 삭막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은 옛날 벼농사를 많이 하는 곡창지대로 매년 봄이면 못자리용 벼 씨앗을 100섬씩이나 뿌렸다는 바로 그 넓은들 '마들평야'다.
이곳 중계동 근린공원 안에는 우리 전통 농요인 '마들농요' 연습장을 겸한 농사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200여 평쯤 되는 논에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익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근지역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농사체험장이어서 단 한 번도 농약을 하지 않았지만 병충해도 입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 벼들이 알알이 영글어가고 있는 것이다.
논 옆에는 메밀밭과 조밭도 있었는데 메밀밭은 아직 꽃이 한창이어서 날아든 벌과 나비들이 윙윙 날아드는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조이삭도 고개를 숙이고 영글어가는 옆에는 키가 큰 수수들도 해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싱그럽게 결실하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마들농요를 연습하는 마당가에는 작은 통나무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추녀 옆에 매달린 조롱박과 지붕위의 하얀 조롱박이 달덩이처럼 환하다. 이곳에서 영글어가는 벼와 조, 그리고 메밀, 수수 등은 모두 마들농요 보존회원들이 씨앗을 뿌리고 가꾼 것들이라고 한다. 회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 70대까지 연령의 노인들로 지방에서 농사경험이 있는 분들이었다.
삭막한 도심 한 귀퉁이에 가꾸어진 곡식들은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메밀밭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튼실한 모습이었다. 추석을 한 주 앞두고, 해맑은 가을 햇살을 받은 곡식들이 싱그럽게 익어가는 논 아래 마당에서는 구성진 우리가락과 함께 마들농요 연습이 한창이었다.
우후~야라~ 훨~ 훨~우야 소리~ 새 모여든다.아랫녁 새두 날아오고 웃녁 새두 날아오네 높이 떴구나 종달새며 낮이 떴구나 굴뚝새며 말 잘하는 앵무새야 춤 잘추는 학두루미 몸채 좋은 공작새야 우야~ 소리 새 모여든다. 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