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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의 'TK역차별, 홀대론'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그것보다, 업무 능력이나 도덕성이 아니라 출신 지역별로 자리를 배분하는 이 시스템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합니까?

이명박 정부의 8·8개각으로 장관급 9명, 차관급 2명이 교체되었습니다. 언론은 대부분 40대 국무총리 내정자인 김태호씨에게 주목하며 향후 대권구도 등을 전망하고 있고, 일부는 출신 지역에 따른 인사편중 또는 지역차별 운운하고 있는데요.

<매일신문>, <영남일보>는 지난 7월 23일 청와대 비서관 인선이 7월초부터 문제가 된 영포회와 맞물리면서 끊임없이 'TK홀대, 역차별' 등을 주장했습니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 7월 26일 <'TK죽이기' 여론몰이, <매일>,<영남> 근거 있는가?>를 통해 <영남일보>, <매일신문>보도가 '타당한 근거가 부족하고, 지역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고 개선책을 요구했는데요.

이번 8·8 개혁에 대한 <매일신문>, <영남일보>보도는 많이 달랐습니다. <매일신문>은 국세청장에 20년 만에 입성한 TK인사를 주목하고, 이 지역 출신 장관의 퇴진에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영남일보>는 또다시 TK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남일보> 주장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은 7월과 동일합니다.

<매일신문> 'TK출신 입각인물' 주목, <영남일보> 'TK출신 역차별' 거듭

매일신문 2010년 8월 9일 1면, 5면 매일신문 2010년 8월 9일 1면, 5면
매일신문 2010년 8월 9일 1면, 5면매일신문 2010년 8월 9일 1면, 5면 ⓒ 매일신문

<매일신문>은 8월 9일 1면 <김태호,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나>, <이재오 특임…장관급 9명 교체/대구출신 이주오 입각, 차관급 3명 인사>, 5면 <국세청장 이현동 … 20년 만에 TK출신 입성> 등을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보면, 이번 개각을 통해 입각한 대구경북권 인사를 도드라지게 편집하고 있는데요. 

한편 <영남일보>는 같은날 1면 <대구경북 출신 '人事 역차별' 거듭 / 당․국회 이어 행정부 요직도 PK장악, MB후반기 지역 예산확보 등 빨간불>과 함께 사설 <TK 배제 度 넘은 것 아니냐> 등을 통해 "현 정권의 발원지인 대구경북 출신은 거듭된 인사 역차별로 중앙무대에 거의 진출하지 못해 이명박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맞아 중앙예산 확보 등 지역발전 정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남일보 2010년 8월 9일 1면, 사설  영남일보 2010년 8월 9일 1면, 사설
영남일보 2010년 8월 9일 1면, 사설 영남일보 2010년 8월 9일 1면, 사설 ⓒ 영남일보

사회주요 현안에 언론의 보도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양함의 전제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와 타당성 있는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영남일보>는 주장은 강한데, 뒷심이 부족한 형국입니다.

일단 <영남일보> 8월 9일 1면 <대구경북 출신 '人事 역차별' 거듭 / 당․국회 이어 행정부 요직도 PK장악, MB후반기 지역 예산확보 등 빨간불>을 분석해보겠습니다.

해당 기사에서는 당․국회에 이어 행정부 요직- 행정부 요직은 8․8개각을 이야기하겠죠-까지 PK가 장악했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모든 것이 인사 역차별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영역 즉 한나라당, 국회와, 행정부 인사는 따로 떼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책임이 어디냐에 따라 '인사 역차별'인지, '해당 국회의원 또는 인물의 반성'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한나라당 내 TK의원 위치, 스스로 자멸한 탓

한나라당과 국회의 인사여부는 특정인물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조율과 합의, 나눠먹기'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요, 현재 대구경북권 국회의원이 주요보직을 맡지 못한 데는 지역 국회의원의 책임이 꽤 큰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매일신문> 김병구 기자가 8월 3일 <칼럼 : 스포츠보다 시원한 정치를>에서 제시하고 있는데요. "18대 후반기 국회 부의장 자리를 두고 박종근 의원과 이해봉 의원이 서로 밀고 당기다 다른 곳에 넘겨주었고, 주성영 의원은 한나라당 최고의원을 뽑은 7월 전당대회에서 김태환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놓고 '능력'이 모자라서인지, 친박계를 위한 대승적 '양보'인지 갑자기 불출마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부 대표와 최고의원 경선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이 '지리멸렬'한 행위로 인해 자리를 차지 못한 것이지, 지역차별과는 상관없어 보이는데요.

뿐만 아니라 6·2지방선거때 공천문제로 지역 국회의원들간에 불협화음이 강했고, 국회에서 조자 제대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무능력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 갑)이 고작 1석(기획재정위)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게 한 것이죠.

냉혹하게 이야기한다면, 한나라당 내부와 국회에서 TK의원이 변방으로 빠진 것은 '지역 역차별'이라기 보다, 'TK의원의 무능력'에 가깝습니다.

행정부 TK차별, 정말 그럴까?

7,9 법무부 인선 발표, 7.23 청와대 인선, 8.8개각 등 분석  - 참고자료:한겨레,,내일,한국일보,조선일보 등 자료 재구성
7,9 법무부 인선 발표, 7.23 청와대 인선, 8.8개각 등 분석 - 참고자료:한겨레,,내일,한국일보,조선일보 등 자료 재구성 ⓒ 허미옥

한편 <영남일보>는 8·8 개각에 대해서도 TK출신 역차별, PK가 핵심요직을 장악했다고 제시했다.

"경남 거창 출신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8일 국무총리로 지명됨에 따라 부산경남(PK)인맥이 이명박 정부의 핵심 요직을 장악하게 됐다"며 "8·8개각을 통해 모두 17명의 각료 가운데 PK출신은 총리와 기획재정부장관(윤증현), 고용노동부 장관(박재완) 등 주요포스트 3곳에 포진하게 됐다. TK출신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이재오 특임장관 두명이다"고 보도했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행정부 인사는 대통령 최측근 'Big5'가 실세중의 실세입니다. 똑같은 장관이지만, 그 영향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죠. 즉 특임장관 이재오씨에 대해 대부분 언론이 '대통령의 남자', '실세중의 실세'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남일보가 'TK홀대'라며 분석한 내용은 모든 장관의 힘과 영향력이 균등하다는 전제하에 출신지역을 분석한 것입니다. 입체적인 분석이 부족한 것입니다.

다른 언론에서 제시한 권력계 Big 5, 검찰 Big5, 대통령 직속위원회 중 파워기관, 청와대 비서관 등의 주요인사의 출신지역을 분석해보면 아직까지도 TK의 역향력은 막대합니다.

권력계 Big5 중에 국정원장, 국세청장, 민정수석 등은 TK출신입니다. 특히 국세청장은 20년만에 이 지역인물에게 배당되었다는 <매일신문> 기사의 도입부는 "20여년 만에 TK 국세청장 시대가 열렸다"고 제시하고 있고, "국세청장은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과 더불어 4대 핵심권력 기관'"의 하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 직속위원회 중 파워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사령탑이 대부분 이 지역 출신이고, 검찰계 Big4 중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경찰국장, 청와대 비서관의 33%이 TK출신입니다. 

핵심권력 요소요소에 TK출신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남일보>가 이야기하는 당, 국회, 행정부의 PK 장악, TK 인사 역차별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겉모양 '균형'…권력 핵심에 특정지역 '집중'

정작 '지역 역차별, 소외'를 주장하는 곳은 강원, 호남쪽입니다. 권력의 핵심은 영남, 수도권으로 집중되며, 강원과 호남쪽 소외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점이죠.

<내일신문>이 8월 9일 <'지역 양극화' 갈수록 심각/권력 핵심은 영남․수도권…강원․호남 소외>에 따르면 "권력 핵심부에 이 대통령과 특수 관계인 수도권과 영남권 출신이 대거 지입하는 반면 강원과 호남 출신은 점점 소외된다는 지적"이라며 "8일 구성된 이명박 정부 3기 내각은 수도권 5명, 영남 5명, 충청 3명, 호남 3명, 제주 1명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일신문 2010년 8월 9일 2면 내일신문 2010년 8월 9일 2면
내일신문 2010년 8월 9일 2면내일신문 2010년 8월 9일 2면 ⓒ 내일신문

하지만 겉모양을 보면 일정정도 균형잡힌 듯 하지만, 권력핵심부에선 특정 지역 출신의 약진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내각의 핵심이거나 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국무총리(김태호), 기획재정부 장관(윤증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주호), 특임장관(이재오)는 영남출신, 권력기관 5자리 중 4곳(국정원, 경찰청장, 국세청장, 민정수석)도 영남출신을 차지하고 있다"며 "호남출신은 법무장관과 지식경제부장곤, 환경부장관이지만 권력핵심부와 별다른 인연이 없고, 강원 출신은 3기 내각에 한명도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강원지역 無장관 시대는 1년을 넘기고 있다네요.

지역언론은 지역언론법을 요구하며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국토균형발전을 주장하며 '수도권과 지역의 상생',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을 외치고 있습니다. '상생, 균형발전'의 화두는 정부인사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 관계에 따라 '균형발전, 상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화두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사회적으로  미칠 수 있도록 '독점, 치우침' 사례를 발굴하고, 폐해를 여론화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언제까지 '지역출신'을 기준으로 정부 인사를 평가해야 합니까? 업무 수행 능력, 도덕성 및 가치관 등이 인물 선택의 주요화두가 되고, 언론은 이를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8.8개각#권력핵심#지역양극화#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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