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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KBS 새 노조 파업 6일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6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KBS 새 노조 파업 6일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 최인성

6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 앞에서 KBS 새 노조의 결의대회는 계속 됐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과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참석해 재치있는 지지 발언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근행 위원장 "밥벌이로 KBS, MBC에서 일하는 것 아니다"

MBC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5일 기각된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등장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한번 더 일어나게 차라리 구속이 돼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안 돼서 이 자리에 왔다"며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연대하고 노력 하겠다"고 환호에 호응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그냥 밥벌이 하자고 KBS, MBC에서 일하는 게 아니다. 노동운동하자고 온 것도 아니지만 이 시대에 운동의 주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평범하게 살아온 언론 노동자들이 '왜 심장과 붉은 피를 가진 인간인가'라는 고민 때문에 조합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S 새 노조 파업에 대해 "주어진 몫을 누군가는 끝까지 해야 한다. 거부할 수 없다"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개인의 각성과 선택이 파업을 있게 했다"고 파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리고 "힘내서 같이 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오태훈 조합원(24기 아나운서)은 결의대회 시작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파업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이 위원장은 "염려말라"며 "처음 시작의 두려움이 있겠지만 저는 5-6주 지나서 파업을 더 하자는 조합원들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해 분위기를 풀었다.

"김인규 사장 감정가는 최저 2500원 많아도 6500원"

재치있는 멘트로 인기가 높은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저도 KBS에서 방송 많이 하던 사람인데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로 다 짤렸다"며 "윤도현, 정관용씨와 같은 라인"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면서 "방송을 하러 다녀야 하는데 방송은 못하고 파업 지지하러 다니다 보니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없는, 거룩한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KBS에 'TV쇼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에서 김인규 사장을 감정하면 최저 2500원, 많아도 6500원이 될 것"이라며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저는 지금 KBS 출연을 반납하고 거래처 사장을 비방하고 있다"며 자조적인 멘트도 뱉었다.

하지만 "언제 또 이런 시대가 오겠느냐"며 "2년 반 동안만 '빡세게' 고생하고 할 말은 하는 언론인이 되자"고 북돋았다. 마지막으로 김용민씨는 "사실 마케팅을 하러왔다, 나는 여기계신 PD분들이 오라고 하면 시간 맞춰오고 하라는 대로 하는 'OEM형 시사평론가'다"라며 "그래도 김인규한테는 돈 안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섯 번 시험보고 입사한 불굴의 의지로 KBS 바꾸겠다"

 6일 오후 신촌 전철역 내에서 KBS 새 노조 조합원들이 시민들에게 KBS의 파업을 알리는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6일 오후 신촌 전철역 내에서 KBS 새 노조 조합원들이 시민들에게 KBS의 파업을 알리는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 최인성

KBS 조합원도 한마디 거들었다. 파업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꽃분홍 옷을 차려입은 조혜은 조합원(34기 라디오PD)은 "제 복장을 보고 어디 휴가 가느냐고 하시는데 파업한다고 해서 어두컴컴한 복장을 할 필요는 없다"고 재기발랄하게 말했다. 하지만 "제가 불굴의 의지로 KBS 다섯 번 시험보고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왔더니 생각했던 것과 회사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다"며 "불굴의 의지로 다시 회사를 바꾸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지난 1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KBS 새 노조 파업에 예능·드라마 PD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방송에 차질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KBS 사측은 지난 4일 <해피선데이> 하이라이트 방송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불법 파업으로 인해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방송하고 있다"고 자막을 내보내는 등 강경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

이에 <1박2일> 신효정 PD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총성없는 전쟁터라 불리는 방송판, 그곳에서 총을 내려놓고 있는 심정, 그러나 더는 짖지도 않는 개가 되기 싫었다"고 파업에 임하는 자신의 심경을 밝히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의대회 이후 거리 선전전에 나선 KBS 새 노조 조합원들은 서울역, 신촌, 종로 등 서울 시내로 퍼져 시민들에게 KBS 파업을 알렸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신촌거리에서 홍보물을 나눠준 KBS 기자들은 무관심한 시민들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어떤 시민은 손까지 저으며 "됐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일 오후 7시 KBS 새 노조는 여의도 KBS 본관 앞 계단에서 '시민 문화제-시민과 함께하는 KBS 개념탑재의 밤'을 연다.


#KBS파업#이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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