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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가 4대강정비사업 중단을 내걸고 '생명평화미사'를 올렸다. 신부와 수녀, 신자 등 1000여 명은 5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미사를 열고 5km 가량 떨어진 경남도청까지 거리행진했으며, 김두관 경남 도지사한테 '건의서'를 전달했다.

 천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5일 창원 사파성당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천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5일 창원 사파성당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 윤성효

 4개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5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미사'를 올렸는데, 천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주례를 맡았다.
4개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5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미사'를 올렸는데, 천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주례를 맡았다. ⓒ 윤성효

이날 미사는 천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주례를 맡았다. 천주교 주교가 4대강정비사업 반대 미사에서 주례를 맡기는 다섯 번째다. 천주교 주교는 31명(은퇴 주교 11명 포함)인데, 전주교구장인 이병호 주교가 지난 4월 28일 미사를 주례하고 최덕기 주교(은퇴)도 주례를 맡은 적이 있다.

안명옥 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생명평화를 강조했다. 미사는 1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안 주교는 거리행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미사에는 창원 등 경남지역은 물론, 서울과 경기, 광주, 원주 등지에서도 참석했다.

다른 종교인들도 미사에 참석했다. 설곡(기장 나무정사 주지)·자흥(창원 금강사 주지) 스님과 방영식 목사(기독교․부산) 등이 참석했다. 미사 참가자들은 "4대강사업 중단하라"는 손피켓을 들고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연 '생명평화 미사'에 다른 종교인들도 참석해 앉아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연 '생명평화 미사'에 다른 종교인들도 참석해 앉아 있다. ⓒ 윤성효

안명옥 주교 "자연 파괴되면 인간도 파괴된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안명옥 주교는 강론을 통해 "자연이 파괴되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도 파괴된다고 인식해야 한다"면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4대강사업은 이 나라 자연에 치명적 파괴다. 우리 산하가 회복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규모 공사는 국민적 합의없이 법과 절차를 무시해서 진행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토를 개발해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국책 사업이라고 하지만, 생명의 죽음까지 내놓으시고 생명을 선택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주교는 "생명파괴가 심각하다. 오염되고 파괴되는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목격한다. 그것으로 인한 고통 역시 심각한 지경이다"며 "탐욕과 이기심으로 모든 생명체가 공존해야 하는 진리를 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서와 균형마저 상실되어 걱정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자연과 생명, 환경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된 소중한 선물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탐욕과 이기심으로 채워 나간다면 그 결과는 나도 죽고 너까지 죽이며, 생명평화의 죽음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안 주교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상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연과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환경운동도 쓰레기를 줍는 사회운동 차원을 넘지 못하는데, 이제부터라도 창조와 생명, 영성 차원에서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느님도 생명이다. 늘 죽이는 대신에 살림을 본질로 한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가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가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 ⓒ 윤성효

거리행진 뒤 경남도청 현관 앞 도착

미사 참가자들은 펼침막과 종이피켓을 들고 2차선을 따라 거리행진에 나섰다. 거리행진은 사파시장 앞과 대동백화점 앞을 지나 창원시청 광장을 돌아 경남도청 현관까지 이어졌다. 중간에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을 지나며 잠시 서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마침예식'을 벌였다. 경남도청 정문 앞을 지나가자 경찰관 한 명이 다가와 "이렇게 하면 안된다"며 제지하려다가 "지사와 약속이 돼 있다"는 말을 듣고 물러서기도 했다.

서상진 신부는 천주교연대가 작성한 "이제 우리가 강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천주교연대는 '신앙인들의 실천'을 통해 "무기는 기도다. 4대강사업 중단을 위해 기도하자"거나 "4대강사업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은 신앙인들의 의무다. 4대강사업은 뭇생명을 죽이는 탐욕과 죽임의 사업임을 주변에 알리자"고 다짐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창원시청 광장을 지나 거리행진하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창원시청 광장을 지나 거리행진하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했는데, 창원시청 광장을 지나 경남도청으로 향하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했는데, 창원시청 광장을 지나 경남도청으로 향하고 있다. ⓒ 윤성효

또 이들은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 생명의 강을 살리기 위해 생활 속에서 '즐거운 불편'을 실천해야 한다"거나 "이제 우리가 강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이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남해 신부는 발언을 통해 "하느님 뜻이다. 경남도청 현관까지 걸어왔다. 이전에는 이러지 못했다"면서 "4대강사업은 공익에 부합하지 않고 토건재벌의 배만 부르게 해주는 사업이다. 교회는 약자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4대강사업에 22조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장애인 등 복지예산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자흥 스님은 4대강사업 반대를 위해 소신공양하신 문수 스님의 유언을 거론하면서 "낙동강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해,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가 나서야 한다. 자연을 지키는 종교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하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을 지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창원 사파성당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연 뒤 거리행진하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을 지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 광장에 집결해 '마침예식'을 올리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 광장에 집결해 '마침예식'을 올리고 있다. ⓒ 윤성효

김두관 지사 "국민 뜻 관철되도록 힘 보태 달라"

김두관 경상남도 지사는 허성학 신부의 안내를 받으며 현관에 나왔다. 김 지사가 현관 앞에 나오자 신부 등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마이크를 잡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 지사는 "더운 날씨에 걸어오신다고 고생하셨다. 시장·군수 등 단체장들이 잘했으면 이러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엊그제 서울시청 앞 야간집회에 참석해 정부 측에 촉구했다. 6·2 지방선거의 민심을 받아들여 국민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남도에서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경상남도지사직 인수위원회 내 4대강환경특별위원회에서 많은 자료를 받았다"면서 "경남도가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하겠다. 국민의 뜻대로 관철될 수 있도록 종교계에서 힘을 보태주시길 빈다"고 덧붙였다.

 5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백남해 신부가 4대강정비사업 저지의 내용을 담은 건의서는 김두관 경상남도지사한테 전달하고 있다.
5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백남해 신부가 4대강정비사업 저지의 내용을 담은 건의서는 김두관 경상남도지사한테 전달하고 있다. ⓒ 윤성효

 김두관 경남지사가 5일 경남도청 앞에 모인 천주교인들을 향해 4대강정비사업 저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5일 경남도청 앞에 모인 천주교인들을 향해 4대강정비사업 저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윤성효

김 지사는 "4대강사업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낙동강에 보 설치공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수질개선이나 홍수예방, 소하천·지방하천 정비하고 생태복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운하를 하기 위한 보 건설을 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는 끝장토론도 할 예정이다. 준비하고 대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백남해 신부는 천주교의 바람을 담은 건의서를 김 지사한데 전달했다. 이어 김 지사는 현관 앞 마당까지 내려와 몇몇 신부와 수녀, 신자들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곧바로 해산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여 '마침예식'을 올리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여 '마침예식'을 올리고 있다. ⓒ 윤성효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5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인 천주교인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5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인 천주교인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윤성효

 불교 자흥 스님이 5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인 천주교인 앞에서 4대강정비사업 저지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불교 자흥 스님이 5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 앞에 모인 천주교인 앞에서 4대강정비사업 저지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 윤성효

 서상진 신부가 5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이제 우리가 강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서상진 신부가 5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이제 우리가 강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정비사업#천주교연대#안명옥 주교#김두관 경상남도지사#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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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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