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거품찌꺼기들이 이스트를 넣은 것처럼점점 배가 부풀어 오르는잿빛 낙동강 허리쯤에서 나는 보았다.밤도둑고양이 같이어젯밤 함부로 몰래 내다버린 폐가구 쓰레기더미 위로검은 비닐 떼들푸득푸득 모래먼지 날리며누런 광목 같은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것...퀴퀴한 냄새 나는 강바닥에 고개 꺾고쳐박힌 갈대들 사이로썩은 수초들 거름냄새 풍기고,물기름 때 날개에 흠뻑묻힌 몇몇 아기 고니떼들쓰레기더미 수풀 사이로 허기져서 먹이 찾으러 분주히갈귀 닳도록 헤집고 다니는 것 보았다.바람 따라 물따라 흘러 흘러 예까지 밀려 밀려 내려온하얀 스치로폴 떼들…비닐 봉지 떼들…을숙도 하구언 폐부 깊이 들어와쿨쿨쿨 기침 소리 뱉으며어린 아이 오줌 줄기처럼가늘어진 오후 그림자 이끌고 힘겹게 주름 깊은 강물 위로 정처없이 흘러갔다.한때 낙동강변에서 나온우유빛 재첩국 아침을정수리에 이고 골목길마다 (재첩 사이소 낙동강 재첩 사이소)외치던 낙동강 그 푸른 물빛의 새벽은 다 어디 갔을까.을숙도에 하구언 들어서고 부터점점 주름이 깊은 늙어가는 낙동강이여, 늙은 창녀의 자궁 같이기형어들이 잉태되고 죽은 물고기들이 심심잖게 부유하며쓰레기더미 뒤섞인갈대 숲 사이로 떠다닌다…내 어릴적, 오리걸음 할머니나무 함지 이고안짱 걸음 할아버지등지게지고 앞서거니뒤서거니 사이좋게구포장 가는 날이면,우리 집 흰둥이랑 어디까지 꼬리치며 쫄래 쫄래 따라가던내 아버지 옥빛 대님 같이길게 길게 풀려 노을 바다에 닿던 낙동강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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