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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울 김용옥, 천안함 이용 이명박 정권 신랄하게 비판

천안함사태가 6월 2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안개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군 당국의 천안함 침몰결과 발표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전시상태를 방불케 하는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일부의 비판대로 군 면제 대통령이 전쟁분위기를 조성해 무조건 선거에서 이겨보겠다는 심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 정권의 안면몰수에 가까운 여론몰이 속에 4대강문제나 무상급식같은 중요한 현안들이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경남 등에서 범야권이 모처럼 단일화를 통해 기세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여당이 수도권을 장악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세몰이에 야당조차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상황에서 몇몇 인사들이 용기 있는 발언과 행동을 통해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도올 김용옥과 명진 스님, 그리고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다. 

도올 김용옥 박사는 23일 천안함 사태로 지방선거 정국을 뒤덮으려는 이명박 정권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코뿔소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 동서회통의 깨달음'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0.0001%도 설득이 안 된다"며 "정말 웃기는 개그"라는 등의 직접화법을 써가며 반박했다.

조사 내용 발표와 관련해 군 장성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발표할 때 우선 구역질이 났던 게 군 장성들이 무슨 개선장군처럼 앉아서 당당하게 국민에게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이 견디기가 힘들었다"면서 군을 매섭게 질타했다. 또한 "국민 세금 몇 십조를 강바닥에 퍼붓는 이런 미친 짓이 어디 있냐"며 "21세기 개방화 시대에 죽음의 정치를 맛보고 있다"면서 4대강사업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김 박사는 현 상황에 대해 "이건 뭔가 사기다. 세상이 허위로 돌아가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가 세계 권력자들이 하는 짓에 속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의 드라마대로 세계가 움직인다 할지라도, 결국 남는 것은 뭔가. 바로 우리 자신들의 타락 밖에는 남은 게 없다"면서 "국민이 더 이상 위정자들의 기만에 속지 말고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야할 시기"라고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 박사의 발언은 천안함사태를 통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면서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매우 시의적절한 행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용옥 박사가 오랜 침묵을 깨고 대규모 시국강연 장소로 봉은사를 선택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봉은사는 최근 조계종 총무원이 직영사찰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현 정권의 외압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이날 김 박사의 강연장은 입추에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청중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대중적 영향력이 상당한 그의 강연이 호응을 얻으면서 명진 스님과 봉은사는 한껏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회는 총무원의 직영사찰지정 움직임과 관련해 안상수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의 좌파주지 발언과 총무원 집행부의 청와대 밀약설을 폭로하면서 맞서왔다. 현재 총무원과 별개로 조계종내 종회(조계종의 최고의결기관)와 원로회의, 종책모임(정치계파) 등은 명진 스님이 종단 질서를 무너뜨리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직영사찰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명진스님, 봉은사 직영외압 폭로하며 현정권과 대결

이에 대해 명진 스님과 봉은사측은 정치적 외압에 의한 결정이므로 직영사찰지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종단의 주류세력은 외압은 없었으며 종회의 공식결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므로 지정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불교재가연대, 실천승가회 등 종단 내 개혁단체들은 양측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간의 갈등은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조계종측이 강남권 포교를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는 주장은 현재 봉은사가 명진 스님과 신도회의 노력으로 포교활동은 물론 불교계의 취약점이었던 대사회적 실천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 옹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만큼 외압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명진 스님은 총무원측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한 이후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차에 걸친 법회를 통해 이명박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이번 6.2 지방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특히 3월 28일 법회에서는 봉은사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여러분들이 뽑은 공정택 교육감, 알지 않나. '리틀 MB'라고 하고, '교육계의 MB'라고 일컬어지는 공정택 교육감을 누가 당선 시켰나? 강북에서는 공정택 교육감 표가 모두 적게 나왔다. 강남·서초·송파에 있는 대형 교회에서 집단적으로 찍어서 당선됐다. (공 전 교육감은) 교육계의 마피아, 교육계의 부패, 해방 이후에 교육계에 이런 부패를 저지른 사람이 없다.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 공정택 교육감, 여러분이 당선 시켰다. 선거 잘해라. 정말 선거 잘해야 된다."

명진 스님이 이날 법회에서 말한 것처럼 지난 2008년 교육감 선거당시 봉은사가 속한 강남권 주부들의 몰표로 이명박 정권이 지원한 공정택 후보는 진보진영의 주경복 후보를 이기고 교육감에 당선됐다. 공 전교육감은 당선이후 MB식 특권교육과 무한경쟁을 강요하면서 일제고사를 실시했고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은 거리로 내몰면서 서울교육을 황폐화시켰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했음에도 공 전교육감은 비리와 부패로 결국 구속되고 그의 측근들 역시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았다.

곽노현 후보, 이명박 정권의 특권교육 철폐나서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권은 어떤 반성도 없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교육감을 당선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부(교과부)는 23일 '일요일의 학살'이라는 비난에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가입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된 현직 공립학교 교사 134명에 대해 파면 또는 해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전교조는 "6.2 지방선거, 교육감선거를 앞둔 정치적 보복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사들이 민주노동당에 낸 돈은 후원금이며,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없다"며 "구속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뒤를 잇는 보수 세력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반전교조'를 내세워 자신의 무능과 정책 부재를 감추려고 발버둥치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나서서 전교조 교사에 대한 징계방침을 밝힌 것은 교과부가 교육감 선거를 지원하는 정치활동을 거듭하는 것이며, 스스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과부의 이번 징계는 과거의 전례에서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이 확인된 경우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과, 한나라당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 등의 사례가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는 전혀 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전교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교조가 지적대로 이명박 정권은 전교조를 희생양으로 반전교조 바람을 통해 다수의 보수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서울 교육감선거를 역전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현 정권은 서울에서 진보교육감이 탄생할 경우 현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일으킨 교육혁명이 서울로 불어 닥치면서 자신들의 교육정책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곽노현 후보의 당선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에게 일방적으로 밀린 진보진영은 몰론 범야권에게도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곽후보는 대담하게 '대통령은 바꿀 수 없어도 서울교육은 당장 바꿀 수 있다'는 슬로건과 MB식 특권교육과 공정택 전 교육감으로 대표되는 교육계 부패비리 척결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천안함사태로 전개된 공안정국에서 현 정권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세력과 인물은 민주당 같은 정치권이 아닌 4대강 반대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는 천주교 같은 종교 세력과 도올 김용옥, 명진 스님, 민주진보를 명확하게 내세우고 출사표를 던진 곽노현 후보 같은 결기 있는 인물들뿐이다. 이들의 분투와 노력으로 6.2 지방선거 결과가 민주주의 세력에게 좀 더 희망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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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김용옥#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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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모.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씨알재단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씨알정신을 선양하고 시민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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