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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아래 한국조직위, 위원장 도지사 김문수) 소속 11개 민간단체들이 "팔당유기농단지의 붕괴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기농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아래 한국조직위, 위원장 도지사 김문수) 소속 11개 민간단체들이 "팔당유기농단지의 붕괴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기농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이민우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아래 한국조직위, 위원장 도지사 김문수) 소속 11개 민간단체들이 1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팔당유기농단지의 붕괴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기농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농지보존치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원회(아래 팔당공대위)' 주최로 열렸으며 가톨릭농민회와 두레생협연합회, 생협전국연합회, 한살림,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등 11개 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진표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와 안동섭 민주노동당 도지사 예비후보, 유시민 국민참여당 도지사 예비후보도 함께 참여해 민간단체들의 "팔당유기농단지 보존" 요구에 힘을 실어줬다.

 

11개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팔당의 유기농업과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도농교류의 모델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 중) 한강살리기 사업이 바로 세계유기농대회의 개최 장소인 팔당 유기농지를 수용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11개 단체들은 "지난 10개월 동안 우리는 김문수 조직위원장과의 면담을 끈질기게 요청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한 채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막대한 도비와 시비 등 세금이 소요되는 국제대회를 유치해 놓고도 대회장소조차 지키지 못하는 조직위원장의 무책임한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팔당지역 유기농가들의 강요된 이동과 삶의 터전 상실은 경기도에서의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의 적정성에 의구심을 일으킬 것"이라던 캐서린 디마테오 세계유기농운동연맹(IFOAM) 회장의 우려에 대해 김문수 조직위원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청했다.

 

유영훈 팔당공대위 회장은 "경기도 팔당유기농지는 친환경 유기농업단지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이 단지가 없어질 위기인데도 유기농대회를 유치한 김문수 조직위원장은 대회를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회장은 "유기농지가 훼손되는 가운데 세계유기농대회가 개최된다는 것은 대회의 기본정신과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조직위의 핵심적인 11개 민간단체들은 4대강 사업이 즉각 중단되지 않으면 세계유기농대회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최근 팔당의 농민들과 유기농시범단지 이전 협약서를 체결했다며 대대적인 언론홍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놓은 질타가 이어졌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8일 일부 농민이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회유·협박해 대체부지 이전 동의서를 썼다"면서 "당시 '오늘 신청하지 않으면 다음에 기회가 없다'고 협박했는데 이걸 거부할 수 있는 농민은 많지 않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2개 농가가 대체부지 이전 신청을 했다고 해서 팔당대책위 활동 중단하는 건 아닙니다. 신청한 분이 한두 분 중단할 수 있겠지만 계속 투쟁하겠습니다."

 

민간단체의 대회 참여 거부 의미에 대해 양수일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사무국장은 "세계유기농대회를 실질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민간단체 대부분이 보이콧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11개 단체를 빼면 대부분이 남양주시내에 있는 농협 단체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연순 여성민우회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팔당유기농단지의 위기는 팔당 인근의 농민들만의 문제 아니"라고 전국의 수십 만 생협 조합원들도 함께 관심 갖는 사안임을 강조한 뒤, "10여년 전부터 유기농을 지원하기 위해 판매장도 내주고 지원해왔던 정부의 육성정책이 4대강 사업으로 갑자기 중단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팔당유기농단지 없어져도 대회 치르는데 아무 문제 없다"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 이민우

한편 한국조직위 소속 민간단체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오전 10시30분에 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 때문에 거기(팔당) 유기농단지가 없어지더라도 세계유기농대회를 치르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팔당유기농단지가 유기농대회 개최지라고 오해하고 있는 데, 그 행사(유기농 현장 방문)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면서 "세계유기농 대회는 컨퍼런스와 총회를 중심으로 하는 거지 농사현장 하고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국장은 "아이폼(IFOAM)에서 한국을 차기대회 개최지로 선정한 것은 한국전체의 유기농을 보고, 선정한 것이지 우리나라 전체 유기농의 0.2%에 불과한 팔당 유기농 단지를 보고 결정한 게 아니다"면서 "팔당 유기농 면적은 22.2ha(남양주 16.0ha, 양평 4.7ha, 광주 1.5ha)로 경기도 전체 유기농 면적 1.441ha의 1.5%에 불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팔당유기농단지를 애초 우리나라 유기농 현장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건 사실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방문대상지로 검토한 바는 있다"고 답했다.

 

배석한 최우영 경기도 대변인은 "(팔당유기농단지는 농민들의) 사유지가 아니기 때문에 대대손손 자기땅처럼 농사지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면서 "2년 단위로 하는 점용허가를 취소하면 나가야 한다, 그게 정의다"고 농정국장을 거들었다.

 

최 대변인은 또한 "팔당 상수원 바로 옆에서 비닐하우스를 쳐놓고 유기농사를 하면 수질에 해롭다"면서 "퇴비에는 인과 질소가 다량함유돼 있어 지하로 흘러들어 강물을 오염 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팔당유기농단지#세계유기농대회#경기도#김문수#친환경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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