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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 증시가 1700을 돌파하며,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꽃샘추위가 잦아들며,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가장 큰 주체는 외국인들이다. 3월 31일자 서울경제 [외국인 "한국증시에 베팅하자"] 기사를 보자.

외국인이 '천안함' 리스크 등 여러 악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 주식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한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미 5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5조 9천억원)수준에 근접했다. 이 같은 '바이코리아'행진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한달 사이 100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1700선을 넘어섰다. …. 올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 가운데 90%는 이달에 몰려있다.

3월 한달 동안 외국인들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여 한달 동안 100포인트 가량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빚고 있는 이유는 크게 보아 두가지,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으로 인해, 풍부한 투자자원(이른바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비춰지는 한국시장의 투자 매력이다.

쉽게 말해, 자금조달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투자매력도가 높은 한국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는 말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시장이 투자 대상으로서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사가 있다. 중앙일보 3월 25일자 [요즘 홍콩선 '한국물'만 권한다는데…]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의 금융시장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은 180도 바뀌었다. 신흥시장 가운데 한국을 안정성과 수익성 양면에서 수위를 달리는 시장으로 본다는 것이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인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한국채권을 한국 금융사들이 돌아가며 사줬던 것에 비하면 천양지차다. 전문가들은 한국물의 투자 배경으로 원화강세, 거시경제 환경, 금리 등을 꼽았다. 빌 창 홍콩 도이치뱅크 투자자문 수석매니저는 "정보기술,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은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금융위기에서 가장 빠르게 빠져나오는 등 견조한 경제환경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홍콩의 외국계 IB관계자는 "투자매력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한국시장은 이미 미국, 일본, 영국, 유럽연합에 이어 빅 5급"이라고 말했다.

한편 PER(주가수익비율) 면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음을 지적한 기사도 눈에 띈다. (주가수익비율이란, 투자대상의 주가수준을 투자대상의 이익수준으로 나눈 것으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투자대상이 거두는 수익에 비해 고평가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경제 3월 25일자 <PER로 본 한국증시 20~30% 추가상승여력>이다.

…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 기준으로 1년 후 추정이익을 감안한 한국증시의 PER는 9.5배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국가중 최저 수준이다. … 국내증시의 PER는 일본(17.3배), 영국(11.24배)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인도(16.56배), 중국(13.19배), 대만(13.85배), 브라질(12.37배)등 주요 이머징 시장보다도 낮다. 현재 선진국시장 PER는 평균 13.5배, 이머징국가는 평균 11.9배에 이른다. 한국증시는 선진국에 비해 약 30%, 신흥시장국 평균에 비해선 20%가량 할인돼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한국경제 3월 30일자 <4월증시, 전고점 넘어 1700중반 올라설 것>, 매일경제 4월 1일자 <14일째 순매수 외국인 4월에는? –전기전자, 자동차주 집중매수,,, 당분간 지속전망>, 매일경제 3월 26일자 <지겨운 유럽악재 영향력 확 줄어 –코스피 상승세 마감>  등의 기사에서 국내 경제신문들은 지난 한 주, 증시 회복 기대감을 높이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1, 2월 연속 하락했던 증시가 3월 한달 동안 연이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을 반영한 장밋빛 전망들이다. 이러한 전망은 얼마만큼 신빙성이 있을까? 장밋빛 전망이 맞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증시 투자에 합류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아시아경제 4월 1일자, 다음의 기사를 보자.

<1700선 공방속 펀드환매 급증 –국내주식형 5일연속 1000억 이상 '썰물',,, 대기물량도 25조 달해>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급증하면서 주식형펀드의 환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주가가 꼭지일 때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회복을 위해 대량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 환매 대기 물량이 25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대규모 펀드 환매와 투신권의 매물 부담이 지수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랜 기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지켜봐 온 투자자들이 환매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물량이 상당하고 이것이 지수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더해, 4월에 지수가 고점을 찍고 하락반전할 가능성에 대한 기사도 있다. 매일경제 4월 2일자 ,전고점 가까워진 코스피 4월 고점설>이다.

…국내 증시와 궤적을 함께하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전망에 대한 시장 예상치 변화도 '4월 고점론'의 근거 중 하나다. … 삼성전자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4월에 주가도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 4월 고점론은 곧 4월 이후 주가조정론과 연결된다. 가장 큰 걱정은 한국 경기와 기업이익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2분기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리스 국채 만기가 주로 2분기에 몰려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 중국이 금리를 올리며 본격적으로 긴축에 나서고 경기회복에 자신감이 붙은 미국에서 출구전략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출구전략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나왔던 이슈이며, 중국의 경기회복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점 등은 출구전략의 실행 시기가 멀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한국경제 4월 2일자 <중국 제조업도 거침없는 확장>에서는 '중국의 제조업지수가 급등하며 13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으며 동시에, '투자광풍'이 불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했다. 출구전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3월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자금의 상당부분이 달러캐리 자금인 점 또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띄는 상황이 될 때, 달러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되며 급격한 지수 하락을 이끌수 있기 때문이다. 3월 한달 동안 100포인트를 끌어올린 만큼 외국인의 투자는 '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가 안고 있는 딜레마이며 한계점이다.

종합해 볼 때, 현재 국내 증시는 상당한 매력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으나, 곧, (혹 조금 늦춰진다 해도, 반드시) 불어닥칠 '글로벌 출구전략'이라는 악재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의해 조정을 받는 것이 불가피 하겠으나 조정을 받는 시점은 또다시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는 매우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나, 영원히 소유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때를 기다리며 바라만 봐야 할 뜨거운 진주라고나 할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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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기쁨을 느끼고자 합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사회에 대한 시각을 형성해 왔다고 믿는데 이제는 저의 작은 의견을 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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