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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스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이야 워낙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라 놀랍지는 않지만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하며 큰 상실감에 빠지곤 한다.

버스가 사고가 나면 항상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사상자도 많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사회적인 파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며 사회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버스사고를 분석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보면 항상 운전자 과실이거나 운수회사 정비소홀 또는 버스면허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뿐 다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그간 10여년 동안 버스전문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해 온 경험과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경주 버스전복사고, 삼척 버스전복사고, 완도 버스전복사고 등의 버스 참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하고 구체적인 사고방지를 위한 접근을 하고자 한다.

버스 제동장치의 이해

버스는 승용차와는 구조적으로 다르게 해석을 해야한다.

대부분의 승용자동차는 유압을 이용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승차정원 또한 1인에서 최대 5인 정도로 최소인원과 최대승차인원의 폭이 적다. 긴 내리막길이나 장시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 열 발생에 의해 베이퍼 록 현상과 페이드 인 현상으로 인해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된다.

하지만 승용차와는 다르게 버스의 경우 100% 공기압에 의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서비스 브레이크와 스프링 브레이크의 시스템에 의해 버스를 제동하도록 되어 있다.

공기압에 의해서만 브레이크를 제어하기 때문에 베이퍼 록 현상은 버스에서 발생되지 않으나 브레이크 작동을 자주 해서 에어탱크 내의 압축공기가 줄어들면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승차인원이 운전기사 포함하여 최대 46명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승차인원과 최대승차인원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승객을 태우고 주행하는 경우는 통상적인 상황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버스 제동력을 좌우하는 것은?

버스의 구조적인 특성상 제동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결국 차량의 공기압, 브레이크 작동부위의 온도로 한정지을 수 있다. 탑승인원은 항상 만차시를 기준으로 해야 하므로 제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많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대형버스의 제동장치를 발로 제어하는 풋브레이크 하나만으로 하기엔 너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풋브레이크의 사용은 차량의 공기압 저하와 브레이크 작동계통의 온도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버스 대형사고의 3원칙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과거의 버스사고는 대부분 다음의 3가지 사항을 모두 만족하거나 일치하고 있다.

1. 내리막 길
2. 버스전복
3. 안전밸트 미착용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서 버스는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1. 강력한 보조제동장치 적용 검토
항상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브레이크 성능저하, 파열 등을 방지하기 위해 풋브레이크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보조제동장치가 필요하다. 지금도 배기브레이크나 제이크 브레이크 등이 버스 보조브레이크로 사용되지만 제동력이 약해 풋브레이크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는 없다. 따라서 리타더 같은 강력한 제동보조장치를 기본사양화 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차체 강성을 보다 강화
대부분 버스가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전복되는 사고이기 때문에 전복시 버스천장과 측면 부분이 그대로 유지가 되도록 해야한다. 이미 2002년 이후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전복시 차체 강성유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미 해결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삼척 버스사고의 예를 참고하여 규정을 좀 더 강화하거나 차체 강성을 보다 더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 승객석 안전밸트는 3점식으로
현재 우리나라 버스들은 대부분 2점식 승객석 안전밸트를 채택하고 있으며 배 부분만 체결하도록 되어 있다. 안전밸트 작동도 불편하고 고정장치가 제 위치에 없는 경우도 많아서 안전밸트 작용율이 떨어진다.

안전을 중요시하는 유럽지역의 버스들은 3점식 승객석 안전밸트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고 안전밸트가 승객시트에 고정되어 있어서 승용차처럼 손쉽게 안전밸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4. ESP 등의 미끄럼 방지 장치
이미 버스에는 ABS(Anti-lock Break System) 와 ASR(Anti Slip Regurator)이 장착되어 있어서 출발시, 제동시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젠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도 버스에 적극 장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성능이 좋아져 고속주행이 많고 빗길, 눈길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항상 운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ESP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장애물을 피하거나 급작스런 핸들조작으로 버스가 중심을 잃는 경우 옆으로 미끄러지거나 전복사고를 일으킬 확율이 높기 때문에 이런 미끄러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의 적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5. 운전자 실습교육
지금처럼 단순히 강당에 모여 이론교육만 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한 교육, 꼭 받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교육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경험 위주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상시 응급제동 요령, 장애물 피하기부터 자신이 운전하는 차종에 대한 특성을 좀 더 이해하고 체험하여 몸에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버스는 버스만이 가지고 있는 약점이 있다. 이런 약점들을 극복하고 보조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 및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그에 맞는 운전자 체험실습을 통해 보다 안전한 운행이 되고 긴급상황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버스 사고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가져야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버스교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버스#버스전복#사고#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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