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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침마다 어머니께서 우리 집에 전화를 하십니다. 항상 묻는 것은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살아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전화를 받던 아내가 갑자기 놀라는 것입니다. 무언가 심상치 않는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여보 어머니가 편찮은 것 같아요. 빨리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어디가 편찮으신데."
"설사를 계속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설사? 음식을 잘못 드신 것 아니야."

어머니 댁으로 가면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떡국을 드셨는데 아마 떡국 때문에 탈이 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목요일 밤에 읍내에 있는 내과 병원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저녁에는 조금 낫다가 아침에 다시 설사가 계속된 것 같았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 어른들은 남은 음식을 그냥 버리지 않고 드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머니도 한 번씩 남은 음식을 드시는 일이 있습니다. 제수씨와 동생이 아무리 드시지 말라고 해도 한 번씩 드십니다. 결국 탈이 난 것입니다. 하지만 일흔여덟이나 되신 분이라 단순히 음식 탓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어머니 댁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멀고 아득했습니다.

전날 밤에 6~7번이나 화장실에 다녀오셨으니 안그래도 몸이 약한 분인데 얼굴이 반쪽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진주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데 어머니는 자꾸만 눈물을 흘리면서 내가 너희들을 힘들게 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특히 동생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내가 니 동생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런 말씀 마세요. 빨리 건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지요. 어머니가 건강해야 동생과 제수씨가 편안하지요."

"내가 니 동생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너희 집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 지금은 어머니 건강만 생각해세요."
"지금 어느 병원 가는데 가까운데 가서 약만 먹으면 안 되나."
"저녁에 설사를 그렇게 하셨는데 치료를 받아야지. 약만 드시면 어떻게 해요."

병원에 도착하여 의사 진료를 받고, 다양한 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음식을 잘못 먹어 장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설사를 위암 증상 중 하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설사를 자주하셨습니다. 아버지 경험이 아직도 남아 있어 어머니가 설사를 하셨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어머니 이제 지난 음식은 드시지 마세요."
"고마 나는 떡국하고, 고추전을 먹었는데 이리 될줄 알았나. 괜히 나 때문에 니 동생이 힘들었다 아이가. 걱정끼치면 안 되는데."
"또 그 말씀하신다. 앞으로 지난 음식 안 드시면 돼요. 알겠어요."


동생네 다섯, 우리 집 다섯이 모이니 병실이 가득 찼습니다. 아이들 여섯이 함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도 마음이 한층 좋아졌습니다. 손자와 손녀들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어머니입니다. 동생네와 아내와 아이들이 집으로 다 돌아간 후 어머니와 함께 밤을 지새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니 모습
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니 모습 ⓒ 김동수

"어머니 오늘 나하고 같이 주무시니 좋지요."
"좋기는 좋은데 이불하고, 베개가 없어서 어떻게 하노. 그냥 집에 가라."
"아니에요. 어머니하고 같이 자고 싶어요."

"고마 가래도. 밤에 춥다."
"나하고 같이 주무시는 것이 싫어요?"
"아이다. 그게 무슨 소리고. 같이 자면 좋지. 그래도 네가 불편하다 아이가."

"제 걱정 마시고, 주무세요. 오래만에 어머니 옆에 자고 싶어요."

당신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도 아들 걱정을 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배가 뒤틀리는 고통과 밤새 화장실을 다녀오신 분이 아들 잠자리 불편하다면서 집에 가서 자라는 어머니 마음을 보면서 효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불효 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건강을 회복해 빨리 퇴원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어머니 우리들 걱정보다는 어머니 건강을 더 귀하게 여기세요. 어머니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좋습니다. 건강하세요.

▲ 어머니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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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입원#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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