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날아든 겨울철새들이 19일 우수(雨水)가 지나자 긴 월동기를 끝내고 귀향을 위해 채비를 하고 있다.
탐조객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겨울철새들이 봄기운이 완연해진 주남저수지를 떠나 고향 시베리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매년 주남저수지를 찾는 겨울철새들은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절기 사이에 귀향을 시작한다.
최근 수천 킬로미터의 긴 여정을 위해 건강한 깃털이 생명인 큰고니와 재두루미들은, 하루종이 저수지 주변에서 먹이를 먹고 잠시 저수지로 돌아와 목욕을 하며 깃털을 손질하여 장거리 비행에 대비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지금 주남저수지에서는 지난해 찾아와 군무를 펼쳤던 겨울철새들의 귀향(歸鄕)을 앞두고 라스트 콘서트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겨울 주남저수지에는 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고니 1500여 마리가 몰려와 장관을 이루면서, 전국에서 큰고니의 우아한 자태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왔다.
주남저수지에는 매년 겨울 100여종의 다양한 철새들을 만날 수 있으며 특히 재두루미 200여 마리가 월동을 하고 있어 전국의 사진작가와 애호가들을 불러들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12일에는 일본 이즈미에서 월동한 재두루미 600여 마리가 주남저수지의 월동하는 무리와 합류하여 1주일 동안 머무르며 먹이를 먹고 고향 시베리아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재두루미 월동지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낙동강 하구 생태환경 변화로 큰고니까지 대거 몰려왔다.
주남저수지에 많은 겨울철새들이 몰리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철새도래지로 다시 명성을 찾고 있어 환경수도 창원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남에서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205-2호 노랑부리저어새 20여 마리,제228호 흑두루미 10마리, 제325-1호 개리 8마리, 제243-3호 흰꼬리수리 3마리 등 다양한 겨울진객들이 저수지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8만여 마리의 가창오리 가운데 약 5천여마리가 잠시 머무르다 다른 곳으로 이동한 이후 다시 확인되지 않았다.
철새전문가들은 "주남저수지 먹이 환경이 열악해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주남저수지를 대표하는 큰부리큰기러기도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같은 먹이를 먹는 큰고니의 개체수의 급증으로 먹이 경쟁에서 밀려난 탓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최종수 생태사진작가는 "겨울철새들에게는 월동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월동지에서 많은 먹이를 먹고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번식지로 돌아가 많은 알을 낳고 건강한 새끼를 데리고 올 겨울 다시 주남저수지로 찾아오게 된다"면서 "올 겨울 다시 주남저수지를 찾아올 겨울철새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조류생태연구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23일자 경남도민일보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