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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좋은 아빠 되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알게 된 굿대디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당시 다섯 살 난 첫째 녀석과 (대조영 재방송 VS 도라에몽) '리모콘 쟁탈전'을 벌이다가 결국 큰아들에게 "아빠 나빠, 아빠 싫어"라는 멘트까지 듣게 되는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이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아이와 가까워지는 방법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곧바로 접하게 된 책이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이라는 도서였습니다. 이 책에서도 핵심 키워드는 '소통' 혹은 '대화'였습니다.

 

그 책에서 저자인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교수는, 말기 암 환자였던 아버지가 임종을 며칠 앞두고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도 코미디언 흉내를 내면서 자녀들과 '대화'했던 기억을 이야기합니다.

 

눈감는 그 순간까지 긍정 마인드로 자식들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녀의 아버지. 책을 통해 그녀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커 가는 과정에 소통을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 훌륭한 아버지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그녀가 의사, 교수로 성장해나가는데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신 교수는 그런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그녀의 아이들에게 실천하고 있는 의사이기도 했습니다. 그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깨닫게 되었죠. 아이와의 관계에서 가능하면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섯살 큰아들과 리모콘 쟁탈전을 벌이다 '아빠 나빠, 아빠 미워'라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 실생활에 적용해봤습니다. 적잖히 도움이 되더군요.
다섯살 큰아들과 리모콘 쟁탈전을 벌이다 '아빠 나빠, 아빠 미워'라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 실생활에 적용해봤습니다. 적잖히 도움이 되더군요. ⓒ 윤태

 

대화 아닌 일방통행으로 '말 잘 듣는 아이' 키워내진 않았겠죠

 

아동이나 청소년이나 연령대는 조금 다르지만 좋은 아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은 연령에 관계없이 꾸준히 노력해야할 부분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를 교육할 때 흔히 '착한 아이, 말 잘 듣는 아이, 예의바른 아이'를 어려서부터 강조합니다.

 

"우리아이는 착하고 말 잘 듣고 예의바라요" 라며 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자랑거리일까요? 혹시 아이의 입장에서는 합당하거나 당연하다고 여겨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을 어른들의 기준을 들이대거나 권위를 내세워 아이를 '순한 암소'로 만들어버리는 건 아닌지요?

 

자기 주관이나 감정 혹은 자신감도 없이 그저 말뚝에 매여 있는 순한 암소처럼... 아이들의 자율성은 생각하지 않고 부모가 편하고자 어려서부터 말 잘 듣고 착하고 예의바른 아이를 강조하는 건 아닌지요. 사실 그렇게 훈육하는 부모님들이 많은 실정이죠. 그래서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일방이 아닌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자녀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좋은 부모, 좋은 아빠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굿대디라는 사이트를 드나들며 아이들의 고민, 아빠들의 고민, 성공사례 등을 클릭하며 배운 것은 바로 대화법입니다. 그곳에서 습득한 지식을 우리 아이들에게 실천하고 있는 건데요, 생각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간단히 풀어볼게요.

 

자녀의 믿음 얻고 좋은 부모, 아빠 되는 구체적 방법 '소통법'

 

여섯 살 큰 녀석과 세살 작은 녀석이 똑같은 식탁의자를 두고 서로 앉겠다고 싸웁니다. 큰 녀석은 소리 지르고 작은 녀석은 울고불고 난리였죠. 어차피 식탁의자는 남아도는데 왜 꼭 한곳에 앉으려는 걸까? 평소 같으면 큰아이에게 "너가 형이니 양보하라" 그래도 잘 안 들으면 좀 엄하게 훈계를 했을 겁니다. 하지만 형이기 때문에 양보해야한다는 논리에 대해 큰아이는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저 우리의 전통이나 유교 사상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이죠.

 

이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아이에게 왜 꼭 그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친절하고 상냥하게 물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고집부리는줄 알았는데 아이는 대답은 이랬습니다. 그쪽 의자 뒤에는 싱크대가 있어 뒤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듣고 보니 타당했습니다.

 

그렇다면 동생이 이 의자에 앉지 않고 다른 쪽 의자에 앉아 잘못해 뒤로 넘어가면 다친다는 이야기인데 동생은 다쳐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가니까 결국 큰아이는자신이 앉던 자리를 동생에게 양보하고 아빠는 큰 소리를 내거나 싫은 소리 하지 않고도 아이와의 믿음과 신뢰를 다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생각과 의견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면서 서로 소통하니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아빠 나빠, 아빠 미워'했던 그 충격적인 사건을 어느정도 희석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머릿속에서 말이죠.

 

일방적 교훈 훈계보다는 자녀 생각 존중하는 대화

 

다른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TV를 많이 보면 눈 나빠지고 바보가 되니 많이 보지마라, 공부를 안 하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못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교훈, 훈계가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을 가장 보고 싶은지, 왜 그것을 보고 싶은지, 그런 프로그램을 못 봤을 때 기분은 어떤지 등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방향으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결국 아이가 크게 반발하거나 어른의 생각, 권위를 강요하지 않고서도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아빠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동이나 청소년이나 연령대는 달라도 자녀들과의 소통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업무 중 혹은 퇴근 직전 중년의 나이더라도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통신언어를 이용해 자녀들에게 정다운 메시지라도 종종 보내준다면 아빠와 자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부모 되기 위한 노력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가 100점 맞았다니 아빠 깜놀(깜짝놀랐다)이다~ 뭐 갖고 싶으삼? 아빠가 사줄께!! 빠빠롱~!!"

 

자녀가 학교에서 만약 이런 아빠의 문자를 받았다면 자녀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아마 친구들에게 신세대 아빠(비록 50줄이 다 됐어도)임을 자랑하면서 어깨가 으쓱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자녀들과의 소통, 이번 기회를 통해 다각적으로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굿대디,현명한부모들이 꼭 알아야할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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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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