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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면 밤마다 나타나는 얼음썰매 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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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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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기록적인 폭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파트단지 뒷길. 하늘로 우뚝 치솟은 고층아파트 때문에 한낮에도 볕이 잘 들지 않아, 눈이 제대로 녹지도 않았고 치울 생각도 안해 눈길은 이제 빙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후 5시면 일찌감치 모습을 감추는 저녁해에 맞춰 구청에서 나와, 그 뒷길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무리의 아이들과 마주했습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아파트단지에서 뒷길로 나가는 비탈진 입구에서 신나게 썰매를 타고 있었습니다.
눈 덮인 비탈면이 얼어붙자 아이들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평평한 나무 판대기를 하나씩 깔고서는 소리치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습니다. 나무 판대기를 줄줄이 붙여 함께 타기도 하고, 스노보드처럼 판대기에 올라타거나 배에 깔고 재주껏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한 녀석은 강추위가 몰아쳤던 날 우유팩에 물을 담아와 빙판에 부어 더욱 미끄럽게 하기도 하더군요. 아침에 잠시 눈이 오고 날이 풀린 어젯밤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밤도 추위도 잊은 채 썰매를 타러 나왔습니다.
한 번만 더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면서, 들어갈 생각 않고 정신 없이 얼음썰매에 푹 빠진 개구쟁이들. 스노보드-스키가 없어도 가까운 눈썰매장을 가지 않아도, 겨울의 참맛을 즐기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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