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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탤런트 양미경 자살(1보)>란 제목으로 '양미경 자살설'을 최초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탤런트 양미경 자살(1보)>란 제목으로 '양미경 자살설'을 최초 보도했다. ⓒ 조선일보

 조선일보 온라인판이 '탤런트 양미경 자살설'을 최초 보도한 이후, 
타매체에서 이를 받아 내보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
조선일보 온라인판이 '탤런트 양미경 자살설'을 최초 보도한 이후, 타매체에서 이를 받아 내보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 ⓒ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멀쩡히 살아 있는 탤런트 양미경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기사를 낸 것입니다. 17일 오후 9시 50여분 경에 일어난 일입니다. 
  
기사가 나가고 인터넷이 발칵 뒤집어졌음은 물론입니다. 국민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으로 열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양미경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대한민국 일등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 온라인판에서 보도한 것이라 파급력은 더 컸습니다. 조선일보가 설마 오보를 낼 거라 상상조차 못한 까닭입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사가 오보로 들통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0여분 후, <아시아경제>가 조선일보가 죽었다고 보도한 양미경 씨와 전화통화를 한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양씨는 자신의 입으로 직접 "오보"라고 못박아 말했더군요.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졸지에 죽었다 부활한(?) 양씨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어디 양씨 뿐이겠습니까. 조선일보의 오보 소동에 네티즌들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한 마디로, 속보경쟁에 눈 멀어 기본적인 사실확인조차 아니 했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말할 것 없이, 이런 일은 기자가 전화 한 통만 했어도 될 일이었습니다. 기자가 빼먹었으면, 데스크에서 지시만 했어도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와 데스크는 이런 기본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신속성만 중시했지, 정확성이나 책임성 등은 뒷전이었습니다. 기자의 손끝에서 빚어진 기사가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갖는지 그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여기서 '한명숙 수뢰설'을 떠올리는 게 지나친 것일까요.

이번 오보는 같은 날 세상을 떠난 가수 양수경씨의 동생 故 양미경씨를 "탤런트 양미경 자살"로 착각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오른쪽 엔터테인먼트 섹션 밑에 '양미경 자살설 해프닝'을 소개한 글이 보인다
오른쪽 엔터테인먼트 섹션 밑에 '양미경 자살설 해프닝'을 소개한 글이 보인다 ⓒ 조선일보

 

글을 맺기 전에 한 가지.

 

지금은 내려갔지만 조선일보 온라인판 메인면 중간에 걸린 <탤런트 양미경, 때아닌 자살설 해프닝>이라는 기사를 혹 보셨습니까? 조선일보 자매지 스포츠조선의 기사인데, 마치 자신들과 무관한 냥 천연덕스레 '양미경 자살설'을 소개하는 폼새가 여간 뻔뻔한 게 아니더군요. 그 기사 밑에 누가 이런 댓글을 달아 놓았습니다. 보시죠.
 
"조선일보 웃기는 신문이네. 자기네가 헛소문의 진원지면서 그 얘긴 쏙 빼먹네?"


#탤런트 양미경 자살설 #조선일보 오보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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