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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에 휩싸인 기오미즈데라 혼도(本堂), 무대식 건축으로 절벽에 기둥으로 단을 만들어 건물을 지었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무대식 건축 양식입니다.
 단풍에 휩싸인 기오미즈데라 혼도(本堂), 무대식 건축으로 절벽에 기둥으로 단을 만들어 건물을 지었습니다.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무대식 건축 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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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찾는 관광객은 년간 2천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기오미즈데라(청수사, 淸水寺)라고 합니다. 왜 사람들은 기오미즈데라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치가 좋아서 인기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오미즈데라는 교토 동쪽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서 교토 시가지와 교토 시를 둘러싼 여러 산봉우리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그밖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오미즈데라 입구에 있는 인왕문과 삼중탑
 기오미즈데라 입구에 있는 인왕문과 삼중탑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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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오미즈데라는 법상종(法相宗계의 절로 고류지(廣隆寺), 구라마데라(鞍馬寺) 등과 더불어 헤이안(平安) 시대 교토가 수도로 정해지기 이전부터 있었던 절입니다. 또한 이시야마데라(石山寺, 滋賀縣大津市), 하세데라(長谷寺, 奈良縣 櫻井市)등과 더불어 일본 유수의 간논레이죠(觀音靈場)이기도 합니다. 관음신앙은 관세음보살 신앙을 말하는데 불교 보살의 하나로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신앙시 되어왔습니다. 범어 불경을 한자로 번역한 구마라지바(鳩摩羅什)가 처음 사용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기오미즈데라 입구에 있는 몬제마치(門前町), 절 앞에는 절에 가는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는 가게가 늘어서 있습니다.
 기오미즈데라 입구에 있는 몬제마치(門前町), 절 앞에는 절에 가는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는 가게가 늘어서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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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오미즈데라의 창건에 대해서는 군서류종(群書類從)에 실린 기오미즈데라 연기(淸水寺緣起), 금석물어집(今昔物語集), 부상략기(扶桑略記) 등에 전하고 있습니다.

서기 778 년, 야마도국 흥복사의 중으로 고지마데라(子島寺)에서 수행하던 현심(賢心, 뒤에 延鎭으로 바꿈)이 꿈에서 계시한 대로 북쪽으로 가다가 지금의 기오미즈데라가 있는 오도바야마(音羽山)에 이르렀습니다. 금빛 물이 흘러가는 것을 발견한 현심이 그 수원을 찾아가자, 그곳에는 이 산에 틀어박혀 폭포수를 맞으며 천수관음을 외우며 수행하는 흰옷을 입은 수행자 교에이고지(行叡居士)를 만납니다. 나이가 200세라고 하는 이 수행자는 현심에게 '나는 네가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나는 이제부터 동국으로 여행을 떠나니, 나머지를 맡긴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교에이고지(行叡居士)가 관음의 화신이었다고 깨달은 현심은 교에이고지(行叡居士)가 남기고 간 영목(靈木)으로 천수관음상을 새기고, 교에이고지(行叡居士)가 있던 암자에 안치했습니다.

이것이 기오미즈데라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한 2 년 뒤 780 년 사슴을 잡으러 오도바야마(音羽山)에 들어온 坂上田村麻呂(사카노우에노타무라마로)가 수행중인 현심을 만납니다. 사카노우에(坂上)는 처인 고자(高子)의 병 치료를 위해서 약으로 사용할 사슴피를 찾아 산으로 사냥을 나온 사실을 알고, 엔진(延鎭)이 살생의 죄를 설법하자, 그가 관음에 귀의하여 관음상을 안치하기 위해서 자신의 집을 혼도(本堂)로 기증했다고 합니다. 뒷날 사카노우에(坂上)는 대장군이 되어 승리하여 무사히 귀가합니다. 그 후 사카노우에(坂上)와 연진이 협력하여 혼도(本堂)를 대규모로 개축하고, 관음상의 협시로서 지장 보살과 비사문천상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오미즈데라에서는 교에이(行叡)를 원조, 엔진(延鎭)을 개산(開山), 사카노우에(坂上)를 혼간(本願)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기오미즈데라에서 내려다 보이는 교토 시가지, 왼쪽 탑이 있는 곳이 교토역 부근이고, 가운데 큰 지붕은 수리 중인 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입니다.
 기오미즈데라에서 내려다 보이는 교토 시가지, 왼쪽 탑이 있는 곳이 교토역 부근이고, 가운데 큰 지붕은 수리 중인 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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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신앙은 관음경에 기초한 신앙으로 반야심경의 처음에 등장하는 보살로서 반야의 지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관음보살은 대자대비를 기초로 합니다. 일본에서는 아스카시대부터 관세음 보살을 만들기 시작하여 현세 이익과 결합하여 시대, 지역을 넘어서서 널리 신앙시 되었습니다. 관음 보살은 물병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공덕수라고 합니다. 이 물은 아무리 사용해도 없어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기오미즈데라의 혼도(本堂) 본존과 오쿠노인(奧の院)의 본존(本尊)에는 천수관음입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특히 혼도 본존에 모셔진 천수관음입상은 불교에 특별히 축하할 일이 있거나 33년에 1번 문을 열어서 공개하는 비불이기도 합니다. 2000년 3월 3일부터 10개월간 문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2033년에 다시 문을 열겠지요.

 기오미즈데라의 오토와노다키(音羽の瀧), 지혜, 사랑, 장수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이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기오미즈데라의 오토와노다키(音羽の瀧), 지혜, 사랑, 장수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이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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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도 아래에 있는 오토와노다키(音羽の瀧)는 물이 세 줄기로 떨어지는데 각각 지혜, 사랑,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항상 지혜, 사랑, 장수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이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혼도 뒤편에는 지슈진자(地主神社)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특히 연인을 찾는 젊은 여성이나 연애중인 남녀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이곳에서 기원하여 사랑이 이뤄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장보살, 지장보살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사고나 병으로 가족이나 친지가 죽으면 유족들이 흔히 절이나 사고가 난 지점에 지장보살을 세웁니다. 앞치마처럼 앞에 두른 빨간색 천은 지장보살을 보호하는 옷과 같은 것입니다. 보통 관음보살이 여성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지장보살은 남성성이 강합니다.
 지장보살, 지장보살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사고나 병으로 가족이나 친지가 죽으면 유족들이 흔히 절이나 사고가 난 지점에 지장보살을 세웁니다. 앞치마처럼 앞에 두른 빨간색 천은 지장보살을 보호하는 옷과 같은 것입니다. 보통 관음보살이 여성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지장보살은 남성성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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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오미즈데라는 단순히 경치가 아름다워서 사람이 많이 찾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관음 보살이 영원히 마르지 않는 공덕수를 지닌 것처럼 기오미즈데라에 오면 비불 천수관음보살이 있고, 절 아래로는 세 줄기 물이 흘러 관람객의 목을 축이는데 그치지 않고 지혜, 사랑, 장수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가는법
교토역 앞에서 기오미즈데라행 버스가 있습니다. 기오미즈데라 입구에서 내려 1.2 킬로미터  쯤 걸어 올라갑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오미즈데라(淸水寺)#오토와노다키(音羽の瀧)#관음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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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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