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겪은 첫 문화충격! 뉴욕 퀸즈의 YMCA에서 하는 봉사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못 아듣는 말을 듣고 있자니 지독히 무료해서 앞에 앉아있는 할머니의 얼굴을 슬쩍보구 그 할머니의 얼굴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저한테는 캐리캐처를 빨리 그리는 재주가 좀 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에 그 할머니의 얼굴을 합성한 그림이었는데요 모임이 끝나고 할머니에게 그 그림을 주니 박장대소를 하시며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난리가 났습니다.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에 비해 외향적이라 사소한 것에 반응이 큰 편입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가려는 저를 잡고 고맙다며 20달러를 주는 겁니다.
사양하다가 결국 돈을 받았는데요... 저에겐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찌끄린 만화쪼가리 하나에 뭐 대단한 예술적 향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예술을 즐길 줄 알고 또한 그 즐거움에 물질적인 보상을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우리보단 문화의식이 높다는 건 인정해야 했습니다.
작품을 끊임없이 재생산을 해내지 못하는 예술가는 생명이 끝나게 됩니다. 재능있는 예술가들이 작업을 그만두는 대부분의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죠. 그 작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건 상당히 슬픈 일입니다. 세계적인 훌륭한 작가 하나가 있다는 건 그 국가나 사회에 엄청난 재산입니다. 때문에 재능있는 예술가에게 물질적으로 보상해주는 건 진보된 사회구조인 것입니다.
소위말하는 선진국들에는 다 있지만 한국에만 없는 두가지가 있죠. "청바지입은 국회의원"이 없고 "길거리 예술가"들이 없죠. 뉴욕엔 엄청나게 많은 '거리 예술가'들이 있습니다. 모자나 깡통을 둬서 공연을 본 사람들이 돈을 그곳에 놓습니다. 실력있는 예술가들은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법니다.
한국이 시급히 수입해야 하는 것은 거리 예술가들이 아니라 거리 예술가들에게 돈을 줄 수 있는 "의식"을 수입해야 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릴 곳은 뉴욕 맨하탄 14가에 있는 예술공원, '유니언 스퀘어 파크'입니다. 서쪽으로는 뉴저지를 건너가는 홀랜드 터널, 동쪽으로는 브루클린으로 건너가는 윌리엄스버그 다리, 밑으로는 차이나타운과 월 스트리트로 이어지고 각 노선의 지하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라 항상 개떼처럼 붐비는 공원입니다.
이 공원엔 두 종류의 마켓이 항상 열립니다. 하나는 '그린 마켓'이고 하나는 "아트 마켓'입니다. 뉴욕엔 많은 공원이 있지만 유니언 스퀘어에서만 이 두가지의 마켓이 열립니다. 그린 마켓은 공원의 북쪽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손수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파는, 인근의 농부들에겐 굉장히 유명한 시장입니다.
공원의 남쪽에는 '아트 마켓'이 있고 가난한 뉴욕 아티스트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들을 가져와 팔고 있습니다. 이들의 작품을 한번 감상해보시죠.
덧붙이는 글 | www.gagagallery.net 동시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