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타당성 검토 없이 시간에 쫓기듯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수원교구의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소속 사제단 및 7개 성당 소속 평신도 등 1200여 명이 남한강 여주구간을 찾아 '4대강 사업 중단'을 외쳤다.
'생명·평화의 강, 천주교 1000인 기도순례단' 깃발을 앞세운 이들은 말 그대로 강을 따라 걸으며 기도순례를 했다.
주말인 24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바위늪구비 습지 한쪽 자갈밭에 마련된 제단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 날 미사는 '창조 보전을 위한 미사'였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인간의 욕심만으로 파괴하려는 모든 시도들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는 의미였다.
강론을 통해 사제단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고 이를 인간에게 주신 것은 한없는 사랑으로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러한 세상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니다" 고 지적했다.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과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창조질서 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 나왔다.
참가자들 역시 서울에서만 보던 직선의 콘크리트 강변이 아닌 넓고 푸근한 강변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모습이 진짜 강 아닌가" 하고 놀라곤 했다.
미사와 점심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습지 사이로 난 자갈길을 걸었다.
때로는 강변으로, 때로는 억새밭 사이로, 또 금은모래가 발길을 붙드는 자연이 만든 강길을 따르며 강 건너 보이는 절경에 감탄하던 참가자들은 영동고속국도 남한강교가 보이는 억새밭에서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외쳤다.
사제단과 함께 미사 및 생명순례에 나선 중앙동 성당의 한 참가자는 "직접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질 강을 걸으니 뼈에 와닿는다"며 "오늘 참석하지 못한 이웃에게 이 사업은 절대로 해선 안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나라당 지지자임을 밝힌 안산 선부동 성당의 한 참가자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도대체 왜 이런짓을 벌이려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잘못을 하면 지적할 줄 알아야지 늘 뒤만 졸졸 따라가느냐"고 애정섞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퍼포먼스의 끝은 참가자 모두의 구호로 마무리되었다.
참가자들은 "4대강 사업, 당장 멈춰!"를 외치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맞설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