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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0월 20일자 사설. '더 많은 외고 만들고 빈곤층 자녀 기회 크게 늘려주라'
 <조선일보> 10월 20일자 사설. '더 많은 외고 만들고 빈곤층 자녀 기회 크게 늘려주라'
ⓒ 조선PDF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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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길 잃은 외고정책"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제기한 '외고 폐지 논란'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길 잃은 외고정책"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제기한 '외고 폐지 논란'을 보도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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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어고(외고) 확대'를 주장하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가 외고 입시를 활용한 사교육 사업 역시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일보>가 최근 '더 많은 외고 만들고…'란 제목의 사설(10월 20일치)을 쓰는 등 '외고 구하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신문사 법인인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올해 8월 '특목고·대학 입시 정보' 등의 제공을 내세운 <조선일보> 교육포털 '맛있는 교육(edu.chosun.com)'을 추가로 열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24일 현재 외고, 국제중, 자립형사립고(자사고) 대비 유료 강좌 15개를 운영하는 한편,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지난 10월 11일 등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치러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외고 대비 특강 등 유료강좌 운영

조선일보교육미디어의 유료 강좌는 이 법인의 자사인 인터넷 학원 '에듀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중 외고 관련 강좌는 '외고 실전 대비 모의고사 특강', '외고 대비 영어듣기' 등 6개다. 입시생들은 외고 관련 강좌 1개당 4만원~6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9월 문을 연 에듀원은 '초등강좌', '중등강좌'와 함께 전국 외고 입시생 등을 겨냥한 '특목고 강좌'와 영재교육원 국제중 대비 등을 위한 '기획특강' 항목을 따로 배치해 운영중이다.

에듀원은 사이트를 통해 "특목고 아무나 갈 수 없지만 준비만 철저하다면 누구나 간다"면서 "유명학원 강사로 구성된 특목고 입시 전문팀과 전직 특목고 교사출신 강사의 열정적인 강의로 특목고 강좌를 구성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선일보 법인인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소속 '에듀원'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특목고 강좌.
 조선일보 법인인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소속 '에듀원'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특목고 강좌.
ⓒ '에듀원'사이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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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이트 내에 "조선일보,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주최 외고 입학대비 실전모의평가 기출문제 풀이과정"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실전모의평가를 잘 보기 위해서는 자사가 만든 유료강좌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전국 중학교 1~3학년생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1일 치른 것을 비롯해 올해만 모두 세 차례 실시했다. 이 시험에 대해 조선일보교육미디어 한 과장은 "정확한 참여인원과 수익에 대해서는 전화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모의평가가 처음 실시된 때는 2007년 7월이다. 당시 상황을 전한 <한겨레신문> 2007년 9월 8일치 보도를 보면 "1회 모의고사에 1만1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는 전국 외고 30곳이 2008학년도에 뽑을 신입생 8200여명보다 많은 규모다.

 <조선일보>가 주최한 외고/자사고 입학대비 실전모의평가 소개 화면.
 <조선일보>가 주최한 외고/자사고 입학대비 실전모의평가 소개 화면.
ⓒ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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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독점 위치 때문에 수익"..."오픈 얼마 되지 않아 수익 안 돼"

특목고 입시 사정에 밝은 한 학원 관계자는 23일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외고 모의시험이라는 점에서 신문사의 시너지 효과와 독점적 위치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시료 2만5000원을 받는 이 모의평가에는 H 학원을 비롯 40여 개의 특목고 학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원서 또한 이들 학원에서 받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외고 입시를 활용한 사교육 사업에 대해 조영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간사는 "<조선일보>가 한 쪽에서는 외고 입시사업을 하면서, 지면으로는 외고 폐지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자사의 이득을 위해 외고 폐지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듀원 관계자는 "외고 강좌는 초중등 여러 강좌 중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데다 강좌도 싸게 공급하고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익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의 한 차장도 "우리가 <조선일보>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신문 지면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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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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