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부터 천둥 번개를 치고 내리던 비가 계속된다. 오늘(10월 17일) 아침부터 여주읍 중앙통 문화의 거리에는 여주민예총 회원들이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하나 둘 모여들었다. <2009 여주민족예술제> 한마당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데도 준비를 하는 사람들. 그 한편에 오늘 행위예술을 하기 위한 일단의 무리들이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바로 오늘 이루어지는 행위예술이 <4대강은 욕조-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표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운하가 안 되면 4대강 정비사업이라도 한다고 한다. 엄청남 예산을 들이부어 조성이 되는 4대강 정비사업. 많은 국민들이 반대를 함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친다. 강마다 보를 막는다는 것이다. 보를 막아서 유속이 느려지고 물이 고이면 정말 수질이 개선이 될까?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물이 좋아지고 환경이 살아난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있다.
욕조를 갖다놓고 돈으로 바른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다는 뜻이다. 지나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한다. 어느 누구는 혀를 차기도 한다. 욕조 안에 검은 물이 담겼다. 사람들이 이 때쯤 그 뜻을 이해를 한다. "하기야 보를 막으면 물이 흐르지 않아 오염이 되지" 한마디 하고 가시는 어르신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진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비는 연신 뿌려댄다. 물감이 번진다. 천으로 닦아내고 물로 씻어낸다. 토요일이라 일찍 수업을 마친 아이들도 지나가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표정이다. 생명의 젖줄이라는 강. 그 강을 시멘트로 쳐바르고 보를 막아댄다면 과연 온전한 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침부터 준비한 것이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그래도 비가 온다. 눈물인가? 마음이 아프다. 이 다음에 우리는 우리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을까? 과연 훌륭한 조상을 두어서 고맙다고 할까? 4대강을 거대한 욕조로 만들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역사에 기록을 할까? 보를 막아 물이 느려지고 생태계가 파괴가 된다면, 그래도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날까? 천 조각에 붉은 물감을 칠해 뿌린다.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더러워진 4대강을 의미하는 여주민예총의 민족예술제 한마당. 중앙통 복판에서 이루어진 행위예술을 그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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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은 욕조 2009 여주 민족예술제에서 행해진 행위예술. 고인물은 썩는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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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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