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경기도 시흥갯골생태공원을 둘러보고 물왕저수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비좁은 기존 농로를 농민들 의사와 무관하게 포장해 주민과 자전거족들간의 충돌로 시끄럽다는, 7.5km의 자전거길 '그린웨이'는 말 그대로 초록빛으로 가득했습니다. 다행히 모내기를 끝낸 뒤라 자전거길은 한가했고, 주변 들판은 온통 짙은 초록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초록길 따라 보통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갔던 자전거길을, 시흥과 통합을 하겠다는 안산을 자전거로 둘러보고 인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이용했습니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든 방죽들은 말 그대로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서쪽 하늘에 걸린 가을해 덕분에 탐스런 벼이삭도 눈부시게 빛났고, 시원한 보통천에는 백로와 물새가 한가로이 노닐었습니다. 농번기를 앞두고 있어 그런지 자전거길 곳곳에는 '농사용 차량이 우선'이라는 푯말이 새로 서있는게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평일이라 자전거족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황금들판으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과 마주쳤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먼 길은, 맑은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와 활짝 핀 코스모스 덕분에 많이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전거만 타는 외톨이의 허전한 마음까지 달래준 그 황금빛 자전거길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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