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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사진박물관이 사진가 구왕삼(1909~1977)의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을 개최한다. 10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다.

 사진가 구왕삼(1909~1977)
사진가 구왕삼(1909~1977) ⓒ 구왕삼
구왕삼은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1950년대와 1960년대 사이에 사진비평 및 창작 분야에서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사후(死後) 상대적으로 그에 대한 사료 정리와 평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점차 잊혀지던 사진가였다.

하지만 최근 사진가 구왕삼의 활동 기반이었던 대구를 중심으로 그의 사진을 발굴하고 이론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다시금 재조명을 받고 있다.

1909년 경상남도 김해 출신 구왕삼은 1930년대 중후반 사진을 시작하여 1945년 건국사진문화연맹 주최 사진전에서 군동(群童)이 특선에 당선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는 1950년대부터 사진작업과 함께 서울과 지역을 넘나들며 사진에 대한 비평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매일신문을 비롯하여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실린 1950년대 구왕삼의 사진에 대한 비평과 평론을 살펴보면 당시 사진에 대한 그의 비판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음악, 회화, 문학 등에 대한 이론이 풍부하였던 그는 사진의 흐름 또한 과거예술사와 더불어 생각하고자 하였다.

구왕삼은 18~19세기를 걸쳐 회화나 문학 그리고 음악에서 오랜 세월 논의하고 시도하던 리얼리즘 사조를 사진에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1950년대 당시 신선회(新線會)를 기점으로 시작된 리얼리즘 사진의 출발과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구왕삼은 자신의 사진 이론으로 리얼리즘을 주창하며 당시 유행하던 소위 살롱 사진에 대한 비판을 하였다.

그가 주장하는 리얼리즘 사진은 첫 번째, 자연의 형태미를 정서적 기분으로 인화지 위에다 정착하는 방법론에서 벗어나 생활과 결부되고 생명이 유동하는 자연을...두 번째, 인형과 같은 외형미의 인물사진이 아니라 인간탐구를 위한 진실하고 생동적인 인물사진을...세 번째, 피상적인 현실복사가 아니라 역사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묘사하되 동적이고 유기적인 생활에 밀착인 사회현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리얼리즘은 역사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기록이므로 우리의 생활의 시간, 공간적인 현실을 직시하여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리얼리즘의 관점이라 보았다.

이번 동강사진박물관에서는 사진가 구왕삼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그의 작품 20점과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20여 점을 함께 선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그의 작품은 생전에 그가 찍은 방대한 양의 사진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이것만으로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가 남긴 사진을 통해 그가 주장했던 사진 이론과 비평을 그는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고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한달 간 열리는 동강사진박물관 특별기획전시를 통해 한국 사진비평의 개척자인 사진가 구왕삼의 작업과 이론에 대한 보다 활발한 논의와 평가가 이루어져서 한국 사진사(寫眞史)에 있어서 그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033-375-4554



#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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