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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견의 2배를 넘는

 

.. 안심할 수 있다는 의견의 2배를 넘는 수치였다. 그들이 가장 크게 염려된다고 꼽은 문제점은 나이든 부모님에게 무리가 가는 '빡빡한 일정' ..  《이매진피스 임영신,이혜영-희망을 여행하라》(소나무,2009) 116쪽

 

 '안심(安心)할'은 '마음놓을'이나 '괜찮을'이나 '걱정 없을'로 다듬고, '2배(二倍)'는 '두 곱'으로 다듬습니다. '염려(念慮)된다고'는 '걱정된다고'로 손보고, "무리(無理)가 가는"은 "힘든"이나 "고달플"로 손봅니다. '문제점(問題點)'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골칫거리'나 '아쉬움'으로 손질해도 괜찮습니다. '일정(日程)' 또한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하루하루'나 '하루일'로 손질해 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 의견(意見) :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

 │   - 의견 교환 / 의견 수렴 / 의견 충돌 / 의견 차이 / 의견이 분분하다 /

 │     의견을 모으다 / 부모님의 의견에 따르다 / 의견의 일치를 보다

 │

 ├ 안심할 수 있다는 의견의 2배를 넘는

 │→ 마음놓을 수 있다는 생각과 견주어 두 곱을 넘는

 │→ 괜찮다는 생각과 대면 두 곱을 넘는

 │→ 걱정 안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두 곱을 넘는

 └ …

 

 한자말 '의견'이란, 우리 말로 하면 '생각'입니다. "어떤 일이나 물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놓고 '의견'이라는 한자에 담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낱말뜻을 제대로 짚을 줄 아는 분은 그리 안 많다고 느낍니다. '의견'과 '생각'은 서로 다른 줄 여깁니다.

 

 ┌ 네 의견을 말해 봐

 └ 네 생각을 말해 봐

 

 조금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살짝 견주어 보면 넉넉합니다. 우리가 예부터 써 왔고 오늘날에도 즐겨쓰며 앞으로도 살뜰히 쓸 낱말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됩니다.

 

 ┌ 의견 교환 → 생각 나누기

 ├ 의견 수렴 → 생각 모으기

 ├ 의견 충돌 → 생각 부딪힘 / 생각 맞섬

 └ 의견 차이 → 생각 다름 / 생각 갈림 / 생각 나뉨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릅니다. 그래서 서로서로 생각을 나눕니다. 내 생각을 들려주고 네 생각을 듣습니다. 나 홀로 옳고 너는 외따로 틀리지 않은 생각이므로, 한 사람 두 사람 생각을 찬찬히 펼치면서, 즐거이 어깨동무할 길을 찾아나섭니다.

 

 생각이 부딪혀 다툴 때가 있습니다. 다툴 때에는 다투되, 내 말만 억지로 우겨넣으려 하기보다 네 말이 무엇이었는가를 좀더 깊이 고개 끄덕이며 새길 수 있으면, 머잖아 좋은 생각을 갈무리하거나 모둘 수 있습니다.

 

 ┌ 의견이 분분하다 → 생각들이 갈리다 / 온갖 생각이 뒤섞이다

 └ 의견을 모으다 → 생각을 모으다 / 뜻을 모으다

 

 생각해 보면, 어떤 이는 한자말 '의견'이 좋을 수 있습니다. 한자말 '의견'이 좋아 이 낱말을 즐겨쓰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네, 그렇다면 이 한자말을 즐겁게 써야 합니다. 다만, 즐겁게 쓰면서도 낱말뜻이 무엇인가를 또렷이 느끼고 알아야 합니다.

 

 영어 '럭셔리'를 쓰든 '멜랑꼴리'를 쓰든, 이와 같은 낱말이 "우리 말이 아니지만, 나는 이 낱말이 좋고, 이 낱말만큼 잘 어울리는 토박이말이 없다고 느껴서 즐겨쓴다"는 생각이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저 스스로 좋아하는 말을 쓸 노릇이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낱말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짜여져 있는가를 옳게 깨달아야 합니다. "내가 쓰고 있으니 이 낱말은 우리 말이야!" 하는 생각이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말이 아닐지라도 나한테는 이 낱말이 좋으니 쓸 뿐이야!" 하는 생각이어야 합니다.

 

 ┌ 부모님의 의견에 따르다 → 부모님 뜻에 따르다 / 엄마 아빠 생각에 따르다

 └ 의견의 일치를 보다 → 생각이 하나가 되다 / 생각이 하나로 모이다

 

 누구나 옳게 생각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도 옳게 생각해 보고자 애쓰면서 옳은 길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바르게 살기란 힘듭니다. 그렇지만 바르게 살고자 힘쓰면서 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아름다이 말하고 따사롭게 글쓰기란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마다 조금씩 가다듬고 꾸준히 갈고닦으면서 내 말이 한결 아름답도록 매만질 수 있습니다. 내 글이 좀더 따사롭도록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하기 나름이거든요. 모든 생각은 품기 나름이거든요. 모든 말과 글은 쓰기 나름이거든요.

 

 처음부터 옳게 생각하는 우리들이 아니라, 처음에는 이리 뒤틀리고 저리 넘어지면서 차츰차츰 옳은 생각으로 접어드는 우리들입니다. 처음부터 바르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니라, 처음에는 이리 흔들리고 저리 치달으면서 하루이틀 바른 삶으로 들어서는 우리들입니다. 처음부터 훌륭하고 멋들어지고 아름답고 따사롭게 말하고 글쓰는 우리들이 아니라, 날마다 차곡차곡 배우고 되새기면서 말마디와 글줄을 가다듬고 갈고닦아 일으키는 우리들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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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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